“시애틀, 대기오염 미국 최악 수준” 미국폐협회 보고서 발표
시애틀의 대기 질이 미국 내에서 최악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초미세먼지 등 단기 입자 오염(short-term particle pollution) 부문에서 전국 9위의 심각한 오염 지역으로 지목됐다.
이는 미국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가 2025년 4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 ‘State of the Air’에 따른 결과다. 보고서는 시애틀-타코마 지역이 단기 입자 오염 측면에서 전국 200개 대도시 중 9번째로 오염이 심하다고 밝혔다. 오존 오염은 54위, 연간 입자 오염은 107위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약 절반이 오존 또는 입자 오염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2,500만 명이 증가한 수치로, 지난 10년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애틀이 포함된 킹카운티는 오존과 일일 입자 오염 모두 **'F학점'**을 받았고, 연간 평균 입자 오염만이 연방 기준치를 밑돌아 간신히 통과점을 받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에 따르면 시애틀의 대기 질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2014~2016년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6.28마이크로그램/㎥였지만, 2021~2023년에는 7.4마이크로그램/㎥로 17% 이상 증가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미국 도시보다 약 10% 높은 수치다.
시애틀의 대기오염 주범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 활동과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교통망이다. 스위스 대기질 모니터링 기업 IQAir의 글로리 돌핀 해미스 CEO는 “시애틀의 대기오염은 화석연료와 관련된 지역 내 활동으로 인해 평균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후 변화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폐협회는 “폭염, 산불,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들이 전국적으로 대기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보고 기간 말미에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 확산으로 대기오염의 지리적 중심이 미국 동부로 이동하는 양상이 관측되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지역별 대기 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존·일일 입자·연간 입자 오염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매겼다. 지표 중 지면 오존(Ozone)은 호흡기에 자극을 주는 유해 물질이며, 입자 오염(Particle Pollution)은 산불, 공장, 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극미세 입자가 포함된다.
이번 보고서는 백악관이 환경보호청(EPA)의 대기오염 규제를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돼,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규제 완화보다는 오히려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미국폐협회는 “기후로 인한 산불과 폭염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기질 보호 조치는 후퇴가 아니라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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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