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가격표엔 찬 바람이 분다.
봄이 왔건만 장바구니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최근 전자제품부터 생활용품, 수입 식재료까지 다양한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미국의 관세정책이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부품에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비가 올라가고, 결국 이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엔 대부분 중국산 부품이 들어가는데, 최근 몇 달 새 일부 모델 가격이 수만 원씩 오르거나 출시가 미뤄진 사례도 있다.
마트에선 수입 라면, 통조림, 세제 같은 생활 필수품들이 조금씩 가격을 올리고 있고, 일부 유통업체는 “물류비 상승”이라는 말로 그 배경을 흐리지만, 관세 전쟁은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율이 적용되어 매기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무역 질서가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몇 가지 방어전략은 가능하다. 우선, 가격 변동이 큰 수입 제품은 필요한 경우 미리 구매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두 번째로는 국산 대체재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거나, 공동구매나 할인 시즌을 활용해 소비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흐름을 단순한 뉴스로 넘기지 않고 '나의 소비 결정이 세계 경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든다. 관세는 먼 나라의 정책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가격표와 지갑 사정의 문제다.
세계는 거대한 톱니처럼 움직이지만, 그 진동은 늘 가장 작고 조용한 일상에 먼저 닿는다. 봄은 왔지만, 세계 경제는 아직 찬바람을 품고 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복잡한 세계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소비자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