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하나를 두고 각자의 작업 공간으로 나눠 쓰는데 아들과 내가 옆으로 나란히 앉은 구조라 서로가 뭘 하는지 곁눈질할 수 있다. 번역 일을 하지 않을 때면 독서를 하거나 영어 책 필사와 글쓰기를 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며 아들은 이해할 수 없단다.
엄마는 아직도 공부해요?
그 지겨운 공부를 엄마 나이에도 계속하다니...지금은 이해 못하겠지만, 훗날 아들이 자라서 엄마의 공부하는 모습을 더 의미 있게 해석해주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학창 시절 누가 무슨 전공을 하든, 졸업 당시 실력만 믿고 산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겠는가? 영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고 해도 원어민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는 힘들고, 영어와 한국어까지 읽고 쓰는 연습이 꾸준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각이 떨어진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새로운 이론과 개념은 생겨나고 이를 뒷받침해줄 언어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영어 교육을 전공하고 지금은 영국에서 번역가로 일하다 보니,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을 꽤 오랜 기간 받았다. 영어 실력을 단기간에 향상할 혹은 입학이나 취업까지 한방에 해결해 줄 확실한 공부법을 알고 싶어 하겠지만, 그런 속 시원한 답은 나도 모른다. 다만, 자신의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나 또한 늘 고민하기에, 내가 애용하는 웹사이트는 소개해줄 수 있다.
영어 글쓰기 훈련을 꾸준히 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웹사이트이다. 인터넷과 책을 오가며 꽤 오랜 시간 헤매던 중 발견한 보석 같은 존재이다. 매일 새로운 주제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오늘은 무얼 쓸까로 고민할 필요 없이 웹사이트를 열어보자. 초급, 중급, 고급, 비즈니스 등급까지 자신의 실력과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내가 하는 방식은, 어느 한 등급에 매달리지 않고,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적는 것이다. 어떤 등급의 주제를 선택하든 글의 난이도와 길이를 내 실력에 맞게 조절한다.
오늘은 비즈니스 등급으로 들어가, 인사 담당자에게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주제의 글을 쓰고,
다음 날은 초급 코너로 가서, 친구에게 보내는 파티 초대문을 적어보고,
또 다른 날은 중급 코너에서, 택배로 받은 물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환불 신청서를 작성한다.
각기 다른 등급의 글 주제이지만, 자신의 실력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넣어 간략하게 쓸 수도 있고, 고급 어휘와 설득력 있는 문구로 길게 쓸 수도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으니,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반복 학습에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모두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주제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영어권 국가에 산다면 너도 나도 써 봄직한 글이다.
여기까지는, 나처럼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오로지 글 주제만 써먹는 소극적 사용자에게 해당하는 경험이다.
회원 가입을 하면 자신이 작문한 내용을 저장해 두고 첨삭 지도도 받으며, 모의시험도 쳐보는 등 더 많은 웹사이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자신의 영어 실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픈 사람이라면 이 방법을 택하면 된다.
영어 글을 더 알차게 적어보고 싶다면 이 웹사이트를 참조해보자. 영어 문장에서 자주 활용되는 96개의 숙어를 예문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평범한 영어 단어로 이루어진 것임에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숙어가 많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외울 필요는 없다. 숙어를 알파벳 순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분류한 것이라 어느 상황, 어느 번호에서 시작해도 무관하다. 영어 드라마와 영화 감상에도 도움이 된다.
글을 쓰긴 해야 하나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라면 위아래 두 웹사이트가 도움이 된다. 영어권 국가에 산다면 숱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문서를 보여준다. 원어민이 작성한 글을 먼저 읽고 자신의 영어 글짓기 방향을 정해보자. 영어 이력서와 이력서에 첨부할 커버 레터, 추천서, 제안서 등 한국인에게 생소하거나 한국에서 통용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문서를 참조할 수 있으므로 해외 취업이나 유학을 고려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