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을 열고
시
시
작성자
rainrain
작성일
2017-07-09 00:04
조회
209
서랍을 열고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간다.
책 갈피 꽃실에 묶여있는 봄 날의 비가 따라 나오고
코 꿰인 명함들이 나이도 잊은 채
철사 묶음에 꽁꽁 얼어있다
설합을 열고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잊으려 했던
이름은 무엇이었든
지나온 저녁마냥 노을빛으로 덮어두었다
끊어진 전쟁의 허리에서 풀어 낸
어느 죽음의 자리에도 노을로 덮어두었다
서랍을 열고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싶어진다
대문에 달려있는 명패
내것이 아니고
깍듯이 적혀있는 이름이 낯설다.
대리(代理)란 내 이름앞의 초조함은
누구를 대신 사는 것이다.
설합을 열고
찾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지워져 있다
아우성이
배고픔이
봄도 지우고
우리도 지워간다
서랍을 열고
당신을 열고 싶어
설합을 열고
망각을 열고 싶어
설합을 열고
서랍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