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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분야 박사 과정 안내서 - A Guide for Doctoral Students

에세이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17 20:02
조회
263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11화)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모이면 각자 몸담고 있는 학과의 분위기와 프로그램을 얘기하게 된다. 지도 교수에 따라 박사 과정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학과에 따라 차이도 많이 난다. 우리 학교 박사 과정 한국 유학생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선 공대는 한국에 비하면 약하지만, 인문대에 비하면 다소 강한 위계질서 (hierarchy)가 있다. 지도 교수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동양인 지도 교수가 있다면 랩실 출근이 엄격하고, 세부사항까지 관리하게 된다 (Micro-managing). 입학할 때부터 지도 교수를 정하고, 지도 교수가 받은 펀딩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이기에 이런 문화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인문대는 각 대학원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커뮤니케이션 대학의 경우 자유롭다. 워낙 다양성의 인정이나 소수에 대한 차별을 비판하는 이론도 배우고 토론하다 보니, 부당하다 싶은 건 쉽게 요구하는 편이고, 랩실처럼 엄격한 시간제 출근이 있을 리도 없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도 대부분 원격 업무 (Remote working)이다.

 

학과별로 문화나 분위기가 다른 만큼 프로그램 과정도 조금씩 다르다. 박사 과정 4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지 궁금한 1학년에게는 멘토(Liason)가 배정된다. 학기 초에 커뮤니케이션 박사 과정을 잘 보내는 법에 대한 책 By Degrees: Resilience, Relationships, and Success in Commmunication Graduate Studies (2022)을 대여해주었다. 이곳은 분야별 박사 과정에 대한 안내 책들이 찾아보면 꽤 있다. 이번 여름 방학 동안 읽었던 책 두 권은 The Professor is in (Kelskey, K. 2015)와 Road to Sucess: a guide for doctoral students and junior faculty members in the behavioral and social science (Venkatesh, Vswanath, 2011)이다.  

 

세 권 모두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는 박사과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마칠 수 있는지, 각 학기 혹은 학년별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어떤 업무가 달성되어야 하는지, 지도 교수 정하는 팁, 글을 쓰는 방법, 박사 과정 중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쓰여있다. 또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학계에 남아 교수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박사과정 동안 알아두어야 할 것 또 달성해야 할 것들 뿐만이 아니라 졸업 후에 회사 혹은 창업으로의 진로도 적혀 있다. 이제 1학년을 마친 나에게는 도움이 된 책들이었다. 한국에도 진로에 대해 혹은 과정에 대해 쓴 책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찾지는 못했다. 만약에 있었다면 한국과 미국 박사 과정 프로그램을 비교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국내는 수요가 적어서 이런 책들이 나오기 어렵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내가 읽은 책들은 미국에서 사회 과학 인문계열의 박사 과정에 해당된다.

 

세 권 중에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 책은 Dr.Venkatesh의 Road to Success이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학년별로 해야 할 일이나 프로그램이 뭐가 다른지, 또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짚어주는 친절한 책이다. 더불어 졸업 후 정교수가 되기 전까지의 (Junior faculty) 기간 동안 해야 할 일까지 보여준다. 박사 과정에서 본다면, 첫 1학년 2학년은 보통 수업을 많이 듣는데 (course work), 수업보다 중요한 것이 연구 프로젝트라는 거다. 그렇다면, 내 졸업 논문이나 연구 주제와 꼭 동일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우고 필요한 스킬을 수용하는 것이 분야에 상관없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1학년과 2학년 여름방학은 아주 중요한 시기이며***, 특히나 1학년 여름 방학 (내가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연구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시기라고 쓰여 있었다. 여름 방학 시작 후에 이 책을 읽고 있지만, 다행히 이번에 연구 페이퍼에 좀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책에서 안내해 주는 방향과 일치했다. 1학년 여름 방학에 데이터 수집을 꼭 하라는 얘기도 있었고, 페이퍼는 무조건 peer-review journal에 내는 것을 1등 우선순위로 하라는 얘기도 적혀 있다.

 

지도 교수를 정하는 2학년 말 정도에는 연구에 관련한 재능에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Aim to become well-rounded by the end of the second year." (p.100) 3학년은 1, 2학년 때의 번아웃으로 슬럼프가 오기 쉬운 학년일 수 있다고 했다. 1, 2학년 때는 수업과정도 있고 해서 의무적인 배움이 있다면, 3학년 때부터는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3학년부터는 가르치는 일 외에는 수업도 없기 때문에 다들 학교를 잘 나가지 않는다. 4학년에는 박사 논문을 쓰면서 직업도 함께 찾아야 하는 시기이다. 졸업 후에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과 다르게, 이곳은 보통 졸업 1년 전에 취업을 하기 위한 job talk가 진행된다.

 

두 권의 지침서를 읽어 보면, 무엇보다 (강의 경력보다도) 연구가 중요한데 1학년 때부터 연구를 위한 스킬을 닦으라는 얘기다. 그리고 글쓰기가 너무나 중요하다는 얘기, 연구 방법론을 많이 들어놓으라는 얘기도 있다.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얘기들이 많지만 이곳에 다 적기는 자료가 방대하다. 이런 책들이 한국 교육 과정에 맞게 있으면 대학원을 염두에 두어 생각해보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박사 논문 쓰는 법에 대한 책도 검색만 하면 관련된 정보나 책도 많이 나온다. 학교에서는 교과서만 아니라면, 모든 책은 도서관에 요청해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이곳 학생 찬스이다. 아직 이곳에서 시작한 박사 과정이 많이 지나진 않았지만, 항상 느끼는 것은 이곳은  정보와 자원 (resource)이 풍부한 곳이라는 점이다. 물리적,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읽고 배우고 싶다면 관련된 정보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에세이는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Pause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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