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게시판

법륜 스님의 하루: 2014.8.27 세계 100회 강연(2) 스위스 베른

작성자
스위스
작성일
2014-09-07 14:35
조회
452
법륜 스님의
하루
:
2014.8.27 세계 100회 강연(2) 스위스 베른

“저는 64세이구요. 스위스인 남편과 국제 결혼을 했습니다. 한달 뒤에 남편이 퇴직을 하면 한국으로 같이 돌아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요?” 

“질문자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늙으면 누구나 회귀 본성이 있습니다. 음식도 젊을 때는 외국 음식도 괜찮은데 늙으면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게 됩니다. 모든 인간은 회귀 본성이 있거든요. 그러므로 남편도 스위스에 있고 싶은 회귀 본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가면 남편이 많이 힘들어지게 되겠죠. 한국 가서 6개월이나 1년 정도 있는 건 괜찮은데, 남편의 나이가 더 들면 들수록 한국에서의 생활이 힘들어지게 됩니다. 질문자가 스위스에서의 생활이 힘들었듯이.
 
이성적인 것과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마음과는 일치하지가 않습니다. 질문자도 남편이 좋아서 외국인 스위스에 살았지만 심리의 근저에는 늘 어려움이 있었던 것처럼 남편도 한국에 오래 살면 그럴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편하니까 남편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중에 늙어서 서로 마음에 금이 갑니다. 독일에 이민 온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60살이 넘어서 상당히 많은 수가 이혼을 합니다. 그 이유는 젊을 때는 빵만 먹고도 외국생활이 가능하지만, 늙으면 회귀 본능이 있기 때문에 아내는 자꾸 한국 쪽으로 회귀하려고 하고 남편은 더 독일 쪽으로 회귀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 중에서도 김치는 외국인들이 적응하기가 쉬운데, 된장은 외국인들이 적응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자꾸 된장찌개를 끓여 식탁 위에 올려두면 이런 것으로 작은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은 젊을 때는 말로 의사 표현하는 것이 다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말하기 이전에 마음으로 통해야 합니다. 한국 사람끼리는 언어를 적게 써도 대충 짐작하면서 살 수 있는데, 외국인과는 정서적 교감이 떨어집니다. 이런 저런 문제로 갈등이 생기게 되죠.  
어쨌든 한국에 돌아가서 산다고 했을 때 상대에게는 타향살이가 되기 때문에 스위스에서 살 때보다 10배 정도는 더 남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방심하게 되면 전혀 예기치도 못한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는 미세한 것들로 마음에 금이 가서 헤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 스위스에 있는 집을 그대로 두고, 한국에 가서 1년 정도 살아보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다 털고 가면 실패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먼저 살아보시면서 점진적으로 정리해 가는 것이 안정성이 있습니다. 젊어서는 살림을 말아먹어도 다시 일으킬 수 있는데, 나이 들어서 엎어지면 노후가 굉장히 초라해집니다. 실험적으로 해보면서 점진적으로 이동해 보세요.”

스님의 답변이 끝나자 질문자가 다시 스님께 물었습니다. 

“한국 가도 고아가 된 느낌이고, 스위스에 가도 고아가 된 느낌입니다. 국제 고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것은 질문자가 선택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까지 미국에서 다니고 중고등학교는 한국에서 다니고 대학은 미국으로 간 친구가 정체성에 대해 질문했어요. 한국에 있으니까 한국말이 딸려서 친구들과 못 어울리고. 미국에서는 영어가 딸려서 못 어울린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자란 아이가 나보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한국에서 자란 아이가 나보다 한국어를 잘한다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당연한 것을 받아드리면 이렇게 됩니다. 미국에서 자란 아이는 영어 밖에 할 줄 모르고, 한국에서 자란 아이는 한국어 밖에 못하는데, 나는 미국에서 자란 아이보다 한국말을 잘하고, 한국에서 자란 아이보다 영어를 잘한다, 이것이 자신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질문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 치고는 스위스에서도 살아봤고, 스위스 사람 치고는 한국말도 잘합니다. 이렇게 자기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져야지 남의 정체성에 자기를 견주어 가지면 질문자는 국제 고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질문자를 국제 고아로 만든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를 국제 고아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자기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스님이라면 혼자 사는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삼아야지 자꾸 결혼한 사람과 비교하면 안됩니다. 비교하면 스스로가 열등해집니다. 스님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승려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제가 결혼을 했으면 이렇게 115일 동안 강의를 하러 다닐 수 없겠죠. 혼자 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렇게 자기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봐야 합니다. 질문자는 국제 고아가 아닙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나는 무엇인가 이게 아닙니다. 나는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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