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게시판

빈 방이 있습니까?

작성자
아가페장로교회
작성일
2007-12-12 10:23
조회
1481
미국에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드넓은 미국 대륙을 자동차를 타고 횡단해보는 꿈입니다.

차를 타고 여러 주를 지나가다보면 각 주마다 주는 느낌이 다릅니다.

나무 숲이 울창한 주를 지나면 대자연이 주는 장엄함이 느껴지고, 허허벌판의 사막을 지나면 삭막함 속의 신비감마져 느끼게 됩니다.

곡창지대나 농장을 지나가는 느낌과, 땅 속 깊이 파묻힌 원유를 퍼올리는 기계들이 가득찬 곳을 지나는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 펼쳐지는 서로 다른 모습에 취해 운전을 하다보면 하루 해가 짧다는 것을 피부로 금새 느끼게 됩니다.

또한, 끝도 없이 펼쳐진 길 위에서 어느새 다가온 밤을 맞이해 잠들 곳을 찾아 들어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번은 중부지역을 지나다 해가 저물어 머물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고속도로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거의가 모텔이라 생각하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된다는 느긋함으로 예약을 하지않고 대륙횡단을 떠났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빈 방을 찾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침 그 곳에서 전 미주 모토사이클 연합회의 모임이 있어 각 주에서 수 십만명 가량의 오토바이 애호가들이 모여 들었다고 합니다.

모텔 주인이 나를 쳐다보며 심각하게 하는 말이 이 곳에서 200 마일 안에서는 빈 방을 구하기가 어려울거라 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그때는 이미 밤 열 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반 농담으로만 들었던 모텔 주인의 말이 도로를 따라 늘어 선 모텔들을 돌며 빈 방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왔습니다.

거의 새벽 두 시경에 겨우 한 모텔에 도착하니 빈 방이 딱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요구하는 그 방 값이 평소의 세 배 이상 비쌌습니다.

그냥 나오려고 하는데 벌써 다른 사람이 모텔 정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서야 겨우 세태를 깨닫고 결국 3배 이상 비싼 요금을 치르고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더 이상 내가 머물 빈 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예수님이 이땅에 오실 때에도 누우실 방이 없어 고생을 하셨습니다.

당시 로마 황제가 인구조사를 실시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고향을 향해 대이동을 실시하던 때라서 사람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방이 모자랐습니다.

아이를 출산할 지경에 이른 요셉과 마리아가 방을 구하지 못해 결국 아기 예수님은 사람들이 쉬는 방이 아니라 말 구유 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높고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세상으로 오셨지만 이 땅에는 하나님의 아들을 모실만한 빈 방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말씀으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은, 스스로를 위해서는 태어날 방 하나 마련하지 않으시고 전적으로 사람들 손에 귀하신 몸을 의탁하셨습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 빈 방 하나도 마련해드리지 못한 것은 당시 사람들 모두가 어두움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그렇다치고 현재는 어떻습니까?

이 시대 성탄은 일 년 중 가장 화려한 절기로 변했습니다.

사핑센터의 건물 뿐만 아니라 길가의 가로수, 집집마다의 지붕 위에서부터 화단의 정원수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전등들이 휘황찬란한 불빛을 발하며 밤을 새워 성탄의 화려함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집 안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츄리 아래에는 각자가 받은 선물들이 포장되어 제각각 포장을 풀어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각양 각색의 찬연한 불빛은 성탄을 말하는데 정작 성탄의 주인공인 예수님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상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탄절을 성탄절이라고 부르는 것을 꺼려하고 그냥 축제일로 부르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서로에게 건내는 성탄절 인사가 “Merry Christmas!”가 아니라 “Happy Holiday!” 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절기로는 분명 성탄절인데,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이 계실만한 곳은 우리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외곡된 현실을 성탄의 의미를 제대로 안다고 자부하는 그리스도인들 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간다는 사실입니다.



성탄에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들 마음 속에 그 분이 오실 빈 방을 마련하고 힘을 다해 성탄을 그날의 주인에게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준비하는 모든 행사를 통해 그분이 주목을 받으시도록 하는 것이며 또한 계획하는 모든 일들을 통해 그분이 기뻐하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건내주는 선물을 그분이 즐겁게 받으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분을 어떻게 하면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까?

나 자신이 그 분의 오심으로 인해 기뻐할 때 그분 역시 나와 함께 기뻐하십니다.

내가 그분의 오심을 가슴이 터지도록 찬양할 때 그분 역시 기쁨으로 나의 찬양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내가 그분의 동행을 믿고 담대하게 살아나갈 때 그분은 그런 나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십니다.

내가 그분의 이름으로 정성이 담긴 선물을 주위에 건낼 때 그분은 소박한 내 손을 보시고 즐거워하십니다.

내가 그분의 마음으로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볼 때 그분은 진심어린 내 마음을 보시고 흐뭇해 하십니다.

내가 그분의 사랑으로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을 향해 손 내밀때 그분은 내 정성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십니다.



성탄은 나를 드러내는 날이 아니라 나를 통해 예수님을 드러내는 기쁨을 나누는 날입니다.

성탄은 예수님이 나의 주시요, 메시야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새롭게 고백하는 날입니다.

성탄은 나만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성탄의 주인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도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날입니다.



올해는 나를 통해 성탄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세상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쁨이 넘치는 성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체 1

  • 2007-12-12 13:39

    참 공감가는 이야기 입니다.
    좋은글 자주 올려 주세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유료광고

게시글, 댓글 작성 시 유의사항

KReporter | 2016.09.22 | 추천 0 | 조회 8463
KReporter 2016.09.22 0 8463
191

3월 23일 부활절 초청 BBQ 파티

인숙 | 2008.03.10 | 추천 5 | 조회 1232
인숙 2008.03.10 5 1232
190

3월 23일 부활절 초청 BBQ 파티

제자삼는교회 | 2008.03.10 | 추천 14 | 조회 1671
제자삼는교회 2008.03.10 14 1671
189

Adelpos Easter Concert - Irresistible*

Adelpos* | 2008.03.08 | 추천 14 | 조회 1615
Adelpos* 2008.03.08 14 1615
188

하나님의 구인 광고

아가페장로교회 | 2008.03.07 | 추천 28 | 조회 1458
아가페장로교회 2008.03.07 28 1458
187

탐욕의 끝

이석주 | 2008.03.01 | 추천 20 | 조회 1430
이석주 2008.03.01 20 1430
186

혹 기도해주실 분이 있을까 1월 선교편지 올려 봅니다.

만두 | 2008.02.28 | 추천 7 | 조회 1416
만두 2008.02.28 7 1416
185

말세의 종말은 누구에게 임하는가? (1)

아름다운별 | 2008.02.27 | 추천 6 | 조회 1035
아름다운별 2008.02.27 6 1035
184

말세의 종말은 누구에게 임하는가? (2)

이기찬 | 2008.02.27 | 추천 7 | 조회 1473
이기찬 2008.02.27 7 1473
183

개 밥을 훔처먹는 새

Gildong | 2008.02.24 | 추천 4 | 조회 1477
Gildong 2008.02.24 4 1477
182

제3성전과 재림

전윤근 | 2008.02.24 | 추천 4 | 조회 2655
전윤근 2008.02.24 4 2655
181

취재해보니 목사를 너무 믿더라

은혜 | 2008.02.24 | 추천 15 | 조회 1645
은혜 2008.02.24 15 1645
180

남상규 씨 초청공연 새생명 교회 문화회관에서

오범세 | 2008.02.22 | 추천 9 | 조회 1697
오범세 2008.02.22 9 1697
179

Youth 사역자 및 찬양대 지휘자 청빙

정문언 | 2008.02.22 | 추천 18 | 조회 2671
정문언 2008.02.22 18 2671
178

반주자 구합니다

반주자 구합니다 | 2008.02.22 | 추천 9 | 조회 1706
반주자 구합니다 2008.02.22 9 1706
177

중대형교회들은 빨리사라질수록 좋다

은혜 | 2008.02.21 | 추천 10 | 조회 1585
은혜 2008.02.21 10 1585
176

부끄럼 (1)

이석주 | 2008.02.16 | 추천 11 | 조회 1402
이석주 2008.02.16 11 1402
175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한국교회

은혜 | 2008.02.16 | 추천 9 | 조회 1661
은혜 2008.02.16 9 1661
174

청년부 토요예배있는 교회

20 | 2008.02.15 | 추천 7 | 조회 2157
20 2008.02.15 7 2157
173

제자삼는교회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서두만 | 2008.02.15 | 추천 44 | 조회 2493
서두만 2008.02.15 44 2493
172

김유봉 장로 간증집회 - 2월 24일(일) 1시30 분

James | 2008.02.14 | 추천 3 | 조회 1250
James 2008.02.14 3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