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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스타벅스말고 뭐가 있나요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9-06 21:52
조회
506

지나간 여행기를 쓰고 싶은 욕구는 항상 있었다. 다만 ‘경험’에 대한 글쓰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는 기억 덕에, 미루면 미룰수록 하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그렇기는 한데, 공연예술과 여행이 특히 그렇다. 목정원 작가의 말을 빌려보자면 ‘그 존재방식이 시간에 기대고 있어,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기 때문이 아닐까. 남는 것은 기억뿐인데 기억이야말로 붙들 수 없다. 헤어진 연인보다 더 잡기 힘든 것이 기억이므로. 그래서 우린 사진에 기대어 추억을 되새겨보곤 한다. 나또한 그런 방식으로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것은 습관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소멸하지 않도록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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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애틀을 간 이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시애틀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박재범이다. 그가 짧고 굵게 1년 남짓 아이돌 그룹활동을 하는 동안 나는 그에게 흠뻑 빠져 있었고, 그가 갑자기 시애틀로 돌아가면서 박재범의 고향으로 기억하던 도시가 애틋한 장소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그가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생애 첫 유럽배낭여행 25일차, 야간열차를 타고 오스트리아 빈에 넘어가는 날이었는데 침대칸에서 자는 것은 처음이라 비몽사몽한 아침을 보내는 와중에 조금 훌쩍였던 기억이 난다. 굳이 이런 소식을 재빠르게 전한 아빠를 원망했던 기억도. 다행히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성공했고, 시애틀에 스페이스 니들이 있다는 사실만 나에게 남기고 (심지어 이 정보 또한 팬들이 알려준 것이다) 내 관심속에서 사라졌다.


 


 그 후로 잊고 지내다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게 되어 시애틀 여행을 꿈꿨고, 그곳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언니의 리마인드 트립 후기를 듣고 시애틀에 가야겠다 결심했다. 취업하고 해외여행을 20번쯤 간 후라 더 이상 가고 싶은 곳도, 만만하게 갈 만한 곳이 없어진 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직항이 있었다. 낡고 지친 몸으로 떠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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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티패스를 써보다


 


 2박 3일 머물다가 포틀랜드로 떠나는 일정이었는데, 하도 볼 게 없고 할 일이 없다는 사람들 말에 시티패스를 미리 구매해두었다. 도시 구경 할 것이 별로 없으면 시티패스를 알차게 쓰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듣던 것 보다 도시는 매력적이었고 시티패스 쓰는 것도 즐거웠다.


 


 특별할 것 없는 아쿠아리움에 앉아 낯선 도시의 해양 생물체를 구경하는 일도, 크루즈를 타고 해안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유리 공예로 잘 꾸며진 뮤지엄 겸 식물원을 구경하는 것도 시티패스가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라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팝 뮤지엄에 푹 빠졌다. 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는 녹음실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문 닫을 때가 되어서야 나왔다. 아, 좀 더 일찍 가볼껄, 시간을 좀 더 투자해볼껄. 스페이스 니들은 2번 올라갈 수 있어서 밤과 낮을 모두 구경할 수 있었는데, 도시의 야경이야 다 비슷하다지만 ‘그’ 스페이스 니들에 왔다는 게 나름 감회가 새로웠다.


 가성비의 민족, 한국인 답게 알차게 모든 것을 다 쓰느라 더욱 몹시 바빴던 것도 같다. 다음에는 팝 뮤지엄에 따로 날을 잡고 구경가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언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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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커피만 마셔도 좋아


 


 스타벅스 1호점은 작고 붐빈다는 이야기에 우버를 타고 리저브 매장에 갔었다. 이후 2019년 도쿄에 생긴 리저브 매장을 보며 시애틀 안가도 되겠네,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 때까지는 시애틀의 리저브 매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크고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기분에 취해 충동적으로 사온 스테인레스 컵은 지금도 사무실에서 잘 쓰고 있다.


 컬럼비아 센터에 있는 스타벅스는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소였는데,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던 기억은 맛보다 기분으로 남아있다. 분위기가 뇌를 지배하면 게임 셋이니까.


 


 하지만 시애틀에서 가장 좋았던 카페를 꼽으라면 파이크 플레이스에 있는 스토리빌 커피를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예상치 못했던 비오는 가을바람의 쌀쌀함을 녹여주던 아늑함과 따뜻한 커피, 그리고 달콤한 시나몬롤의 맛을 잊을 수 있을까? 2박 3일 동안 두 번을 갔지만 여전히 그립다.


 



 


 크랩팟을 간다고 모르는 사람들을 만났던 일도, 그들과 아직 인스타그램 친구인 것도 즐거운 에피소드였다. 써놓고 보니 그래서 시애틀에 스타벅스 말고 뭐가 있는지에 대한 적절한 답변은 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뭐 어때. 이미 희미해진 시애틀에 대한 기억이 조금 되살아나는 기분이라 쓰는 내내 즐거웠으면 됐지.


 



 


이 에세이는 브런치 작가 단단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출처: brunch.co.kr/@whynot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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