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9-03 01:06
조회
310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jpg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 박우란 지음


 


이 책의 저자 박우란은 정신분석 상담 전문가이다. 동국 대학교 교육 대학원 상담 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서울 불교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안산 정신과 병원, 서울시 청소년  상담 지원 센터 등을 거쳐 현재 심리 크리닉 '피안'에서 전문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여 회 이상 심리 상담 및 꿈 분석을 진행했다고 한다. 저자는 대학을 중퇴하고, 수도원에 입회해 10년을 살며 영성과 심리를 공부했다. 이후 인간의 삶과 마음에 멈추지 않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환속했다고 한다. 그 후 닛부타의 숲 정신분석 클리닉에서 상담가로 개인 분석과 꿈 분석을 했고, 현재는 본격적인 정신분석을 수련 중이라고 한다. 그 경험을 상담실 공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초등 자존감의 힘>, <공저> 등이 있다.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책은 두 달 만에 7쇄를 찍었으며, 미안한 마음, 억울한 마음, 세상의 모든 딸, 엄마, 여자를 위한 자기 회복 심리학이다.


 


 저자는 상담실에서 만난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책에 담았으며,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 저자는 인간 에네지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자기 자신이라고 단언한다. 그것은 가족관계라고 해서, 엄마와 딸 관계도 예외는 없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첫 관계의 출발은 바로 엄마다. 아이는 엄마의 시선을 따라 세상과 만나고 아이의 원초적 욕구에 반응하는 상태와 방식에 따라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이 책에서는 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선택적으로 엄마와 딸의 관계에 집중했다는 것에 이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1장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2장 내가 정말 내 아이의 엄마일까? /3장 나도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이고 싶었다/ 4장 엄마는 강하다는 환상을 버리면 얻는 것들 / 5장 엄마는 엄마면 되고, 아빠는 아빠면 된다 / 6장 엄마를 넘어 한 인간으로 사는 법 등 총 6장으로 편집되었다.


 


1장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많은 여성들, 특히 엄마들은 아이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에게 집중하기보다 죄책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 탓일까 봐', '나쁜 엄마일까 봐'의 불안 때문에 아픈 아이보다 역할과 이미지를 더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결핍감에 휩싸여 있을 때에는 엄마로서 충분한 양분을 주지 못한다. 이렇게 의존과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엄마가 어린 자녀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확인할 수 없을 때 감정적인 소모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는 동안 실제 엄마와 접촉하면서 결정적인 역할 하는 것은 엄마의 말, 즉 언어라고 한다. 엄마가 어떤 말들로 아이를 반영하고 자신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초기 불안을 진화하고 안정적인 정신구조로 진입하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말은 일종을 질서를 부여하는데 엄마의 설명과 안내, 그리고 제안의 말들은 아이의 상상적인 불안을 안정되도록 도울 수 있다. 엄마가 짜증을 내고 화를 못 이겨 아이에게 퍼부었다면 반드시 수습하는 시간을 갖으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왜 화를 냈는지를 설명하고, 아이에게 감정을 되물어서 스스로 두려움과 무서움을 말로 표현하게 되면, 상당 부분 정서적으로 안정과 질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bufZQsmj7d1opmOA0MTHdlHhSmU제주 사진 - 신미영


 


2장 내가 정말 내 아이의 엄마일까?


 


저자는 엄마가 헌신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보다 자신의 삶을 욕망하고 집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는 엄마의 시선을 향하는 그곳을 함께 욕망하고, 엄마가 쫓는 그 무엇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엄마가 내놓는 정답이 아니라 엄마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체화한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의 시선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반영하지 못하면 아이는 근본적인 소외와 존재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되고 부정적인 평가나 피드백을 받는 것도 극도로 두려워하게 된다. 안정적인 시선의 반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여전히 예뻐하고 사랑해 주는 것을 확인할 때 안정감과 신뢰감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상태를 받아들이거나 의식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외부의 시선을 쫓으며 자신의 삶을 슬프게도 불행하게도 한다. 내 시선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누구의 평가와 가치, 판단으로 얼룩져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과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타인을 타인으로 볼 수 있고, 나를 지킬 수 있을 때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3장 나도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이고 싶었다


 


우리가 성장해 온 과정에는 무수한 상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삶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상처는 멈춤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 어떤 상처는 트라우마로 남아서 현재의 삶으로 걸어 나오지 못하게도 만든다. 저자는 상처나 트라우마는 결코 무시하거나 억압하지 않아야 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애도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상처가 지식화 돼 버리면 삶을 방해하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우리의 기억은 선택에 따라 구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부모와 자식이 판이한 것은 결국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자신의 감정적 이득이 있는 쪽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핍을 선택함으로써 끝없이 갈망하고 욕망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은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부모나 주변인이 부여한 기의, 의미에 따라 형성되고 차곡차곡 쌓인다. 개인의 상처도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한 개인의 환상, 해석이 어떠한가에 따라 다르게 인지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엄마를 둘러싼 딸의 심리적 연결 고리는 생각보다 골이 깊다고 한다. 적대적이고 경쟁을 보이는가 하면, 동맹관계로 사랑을 얻으려는 딸도 있다.


 


 


4장 엄마는 강하다는 환상을 버리면 얻는 것들


 


엄마가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회가 만든 환상이고 모성신화라는 것이다. 희생한 만큼의 보상을 은밀하게 요구하고, 말과 신체로 직간접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자식은 엄마의 말과 신체가 보내는 호소를 외면하기 어렵다. 저자는 모성이 없다고 하는 여성들을 보면  자신이 가진 상처와 결핍에 압도되어 모성애가 제대로 발휘되는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상처들을 이해하고 내면을 깊이 알아갈수록 모성이 제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 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가 많은 엄마일수록 자녀를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취약해 있을 때는 무엇을 보호해야 할지 전혀 가늠하기 힘들다. 여성들에게 불안은 늘 짝꿍처럼 붙어 다닌다. 생각과 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켜 더 이상 출구가 없을 때 반드시 몸의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몸의 증상도 하나의 언어라고 했다. 그래서 몸이 말하는 언어를 평소에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했다.


 


 


5장 엄마는 엄마면 되고, 아빠는 아빠면 된다


 


출산 후 2~3년간은 여성들이 가장 심리적으로 고립되고 우울해지는 시간이다. 아이를 출산하고 감사와 축복으로 행복해야 한다는 이미지는 사회가 만든 환상이기도 하다. 아무리 소중한 내 새끼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상실감이나 무력감 등을 경험하게 한다. 출산 후 내가 사라지는 느낌 막연한 두려움, 불안으로 상담실을 찾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는 왜 '여성은 엄마는 이래야 하고, 남성은, 가장은 이래야 한다'라는 무수한 명제들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지 반문한다. 누군가 나에게 부여한 역할,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한 번쯤은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의심과 혼란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 성인이 된 딸은 부모의 삶을 지탱하느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호해진다. 저자는 부모가 무능의 자세로 일관할 때 오히려 자식은 생동감 있게 살 거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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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미영


 


6장 엄마를 넘어 한 인간으로 사는 법


 


저자는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지나온 시간들을 충분히 회고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를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첫째는 믿을만한 분석가를 찾아 자신을 언어화하는 일이다. 충분히 들어주는 귀, 듣고 있는 존재를 의식하며 언어화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존재는 분석가이다. 둘째는 글쓰기를 하는 일이다. 이것은 혼자 할 수 있는 방식이면서도, 좀 더 많은 자기 통제와 수련이 필요하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들이 하는 말을 옮겨본다.          


                                                                     


" 글을 잘 쓰고 못쓰고는 중요하지 않다. 하루에 한 줄씩이라도 내 안의 것들을 그저 써 내려가는 것이다. 그것에 익숙해지고 탄력이 붙으면 분석가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의식의 흐름이 자유로워지고 의식보다 나의 글이 앞서서 써 내려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저자는 같은 카페, 같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시간을 가장 기다린다고 한다. 그 시간 쾌감을 위해 다른 날은 참고 전날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래야 기분 좋게 일어나 한가하고 햇살이 잘 드는 시간대 카페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의 절정감을 높이기 위해 꽤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꺼이 하고, 그것을 루틴으로 만들었다. 언제나 월요일 오전을 생각하면 기다려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사소하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일상의 루틴을 만드는 일을 조금씩 늘리려고 한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반복적으로 유지하려면 통제가 필요하니 수련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이것은 삶의 즐거움과 쾌락을 타인을 통해 느끼거나 얻으려는 의존을 거두어들이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쾌락과 만족을 실현시킬 권한은 갖고 가길 원했다. 그러므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소한 패턴을 발굴하는 게 바람직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엄마와 딸이 정서적으로 긴밀하게 결합하여 건강한 관계를 맺어 가기를 당부한다.


 



 



 


이 북리뷰는 브런치 작가 신미영 sopia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brunch.co.kr/@sopia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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