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영화 속 심리학 2 - 영화 속 인물을 통해 정신병리를 배운다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17 19:54
조회
214

 

1. “1년간 잠들지 못한 남자. 기계공 트레버 레즈닉은 매일 불면의 밤을 지샌다. 원인도 모른 채 매일 밤 잠들지 못한 그는 늘 피로감에 시달리며 점점 야위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일하던 공장에서 동료의 딸이 기계에 끼어 잘리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 범인은 이반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의 존재조차 모르고 트레버의 잘못으로 몰아세운다. 그의 삶은 점점 의심으로 가득 차고, 트레버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 가는 그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매일 밤 잠들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머시니스트〉 시놉시스

 

2.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면부족’상태가 누적되면, 몸과 마음의 상태가 피폐해진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종종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의 기억을 되살려 보니까 그렇다. 수면부족이 일으키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분을 처지게 하고, 우울, 짜증, 분노 조절 장애, 생기 없음, 호기심 저하, 소화 기능 장애 등등이 따라붙는다. “영화 속 트레비는 거의 1년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2차적으로 거식증과 강박증도 같이 보이고 있다. 그는 자주 찾는 음식점에 가 커피와 토스트를 주문하지만,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도 않는다.”

 

3. 이 책의 저자 박소진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를 이끌고 있다. 저자는 영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정신병리’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오랜 기간 공부를 해왔어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정신병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며, 새롭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병리를 잘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다. 평소에 좋아하는 영화를 통해 심리학, 정신병리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작업이기도 했다.”

 

4. 일종의 케이스 스터디가 담겨 있는 셈이다. 굳이 ‘정신병리’를 전공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는 살아가면서 심리학자도 되어보기도 하고, 환자의 자리에 앉아 보기도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작품성을 위해 다소 격하고 과장되게 표현 한 것뿐이지, 익숙한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물론 흔히 접하지 못하는 캐릭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은 어떤 모습이로든지 변신이 가능하다. 친절하고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가 상습 강간범으로, 연쇄 살인범으로 밝혀지기도 하는 세상이다.

 

5. 각 챕터별로 비슷한 성향들을 묶어놓았다. 신체관련 장애, 충동조절 장애, 성적 역기능과 변태 성욕,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 폭력, 범죄 등을 화두로, 한 챕터 당 여러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병리(이상심리)에 관심이 깊은 독자들을 위해 전문적인 설명도 붙여 놨다. 분노조절 장애는 충동조절 장애와 이웃해 있다. 분노가 시도 때도 없이 폭발하는 남자가 주인공인 〈앵그리시트 맨〉 그는 도대체 왜 그렇게 망가졌을까? 아직 영화는 못 봤지만, 시놉시스를 보면 다행히 해피 엔딩이긴 하다. “시도 때도 없이 분노를 폭발하는 헨리. 어느 날 주치의 대신 진료를 맡은 섀런 길은 헨리의 분노에 찬 언행에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의 인생이 90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해버린다. 헨리는 그 말을 믿지 않지만 계속 신경이 쓰이고, 진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90분밖에 안된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가족과 화해를 시도한다. 헨리의 갑작스러운 화해에 가족들은 당황했지만, 그들도 그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면서 진정으로 화해하고, 헨리는 가족 곁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어떻게 헨리는 그렇게 갔을까? 헨리(로빈 윌리엄스)의 경우는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분노와 짜증 때문에 삶이 힘들다. 그리고 병 때문인지, 그 지랄 맞은 성격 때문인지 그는 곧 죽게 될 운명에 놓인다. 1년차 레지던트의 “당신의 수명은 90분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우발적인 발언은 현실이 되었다. 그래도 그는 착하게 갔다. 같은 말을 다른 폭탄이 듣는다면, 아마도 못 다한 미션을 완수하기에 바쁠라나?



 

이 북리뷰는 칼럼니스트 쎄인트의 책 이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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