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다윗과 골리앗 - 거인을 이기는 기술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15 15:19
조회
205

 

1. “내게로 오라. 내가 네 살점을 공중의 새들과 들짐승에게 주리라.” 고대 팔레스타인의 중심부인 세펠라 지역. 다윗과 골리앗의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거인 골리앗은 양치기 소년 다윗을 향해 코웃음을 친다. “내게로 오라.” 덤빌 테면 덤벼 봐라 는 뜻도 있지만, 저자의 이 부분 해석이 흥미롭다. “그가 내게로 오라고 한 말뜻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울 수 있도록 바로 자기 앞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백병전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일대일 결투의 관행을 존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윗은 골리앗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물매에 돌을 장전하고 휙휙 돌렸다. 골리앗은 자만심으로 꽉 차있었다. 45킬로그램이 넘는 갑옷을 입고 근접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서서 갑옷으로 적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찌르기 창으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전투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골리앗에게 결과는 허망했다. 역사학자 로버트 도렌웬드는 “다윗과 맞선 골리앗이 가진 승산은 칼로 무장한 청동기 시대의 전사가 45구경 자동 권총을 맞섰을 때와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하긴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 자주 쓰인다. 「인디아나 존스」에서도 써먹었다.

 

2. 왜 다윗과 골리앗인가? ‘다윗과 골리앗’ 스토리는 보통사람들이 거인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서 ‘거인’이란 군대와 힘센 전사에서부터 장애, 불운, 그리고 압제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강력한 적을 뜻한다. 이 책에서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치밀하게 수집한 자료를 치우침 없는 시각으로 잘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는 거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스스로 묻는다. 아니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규칙에 따라 싸워야 할까, 내 직감을 따라야 할까? 굴하지 않고 싸워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당한 만큼 반격해야 할까, 용서해야 할까?’

 

3. 저자는 두 가지 생각에 초점을 맞춘다. “첫째,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은 이런 식(다윗과 골리앗)의 일방적 우위를 점한 충돌 속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맞서는 행동이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둘째 , 우리는 항상 이런 종류의 충돌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충돌을 잘못 읽고, 잘못 해석하고 있다. 거인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거인에게 힘을 주는 원천인 것처럼 보이는 요소는 종종 커다란 약점을 낳은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이 약자라는 사실은 때때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4. 약점의 유리함, 강점의 불리함 : 비벡 라다니베라는 농구 코치 이야기는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는 것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누가 강자이고, 누가 약자인가? 비벡 라다니베는 딸 안잘리 가 속한 농구팀 코치를 맡기로 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절대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주위사람들은 그저 웃고 말았을 것이다) 열 살~ 열 두 살의 농구팀을 이끌면서 소리를 안 지르고 어떻게 아이들을 끌고 갈 것인가? 라다니베는 자신이 소프트웨어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을 농구에도 적용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침착하고 부드럽게 말하며, 이성과 상식에 호소하는 지혜로운 접근법으로 소녀들을 설득해보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더 중요했다. 라다니베는 미국인들이 농구하는 방식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뭄바이 출신인 그는 크리켓과 축구를 하면서 성장했는데, 농구 게임을 처음 보았던 때를 결코 잊을 수 없다. ‘농구란 참으로 단순 무식하구나’. A팀이 득점하면 곧바로 자기편 진영 끝으로 돌아간다. 반면 상대 B팀은 사이드라인에서 공을 패스해서 A팀 진영의 끝을 향해 드리블해 들어간다. 그동안 A팀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그러고 나면 그 과정을 뒤바꿔서 되풀이하는 것이다. 라다니베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의 팀에게 상대 팀을 기다리는 시간을 없앴다. 다소 오합지졸 인 듯 보이는 작전의 결과는 최 약체팀을 전국선수권대회 결승전까지 올라가게 했다. 딸이 하는 말이다. “정말로 막무가내였어요. 그러니까, 아빠는 한 번도 농구를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 에피소드는 경력이 많다는 것이 꼭 장점이 되란 법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해보는 것은 이미 그 세계에 푹 빠져 지내는 사람들한테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5. 잃을게 없는 지점 : “난독증(難讀症)을 가진 사람의 뇌를 스캔할 경우, 출력되는 이미지는 기묘하게 보인다. 난독증 환자는 글을 읽고 단어들을 처리하는 뇌의 특정한 중요 부분의 회백질을 적게 갖고 있다. 이들은 그 영역에 원래 있어야 할 만큼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다.”분명히 난독증은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도움이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전통적인 관점에서 단점은 우리가 피하고 싶은 부분이다. 그 단점을 안고 간다면, 더 나쁜 일상이 이어질 수 있다. 시련 또는 역경이라고 표현된다. 그러나 반드시 꼭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그 단점이 곧 역경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성공한 기업가들 가운데 놀랄 만큼 많은 수가 난독증을 갖고 있다는 점에 급 관심이 간다. 그 중 몇 명만 거론하다면, 영국의 억만장자 기업가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과 그의 이름을 딴 증권중개회사의 창립자인 찰스 슈워브, 휴대전화의 선구자인 크레이그 맥코, 미국의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 창립자인 데이비드 닐먼, 기술 산업계의 거인 시스코의 CEO 존 체임버스, 킨코스의 창립자 폴 오팔리아 등이 난독증 환자다.

 

6.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도 그렇게 해본다. 성경에 보면, 다윗이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주머니에 넣어 골리앗에게 나아갔다고 되어있다.(삼상 17:40) 왜 다윗은 골리앗과 한 판 승부를 앞두고 물맷돌을 다섯 개씩이나 준비했을까? 한 개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기록상으론 원 샷에 끝났다). 만약 첫 번째 돌이 빗나갔다면 다윗과 골리앗의 스토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상황이 반대로 나타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수긍이 가는 해석이 있다. 이지웅 목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우리는 골리앗을 블레셋의 대표 장수로 알고 있지만, 성경 본문(삼상 17:4, 23)을 잘 살펴보면 골리앗이 블레셋의 대표 장수가 아닌 가드 부족의 대표 장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 중이라는 말은 블레셋을 구성하는 다섯 부족과 전쟁 중이라는 의미입니다. 골리앗은 가드의 대표 장수였으므로, 가사와 아스돗, 에그론, 아스글론을 각각 대표하는 장수가 네 명 더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아마도 골리앗(물론 블레셋의 모든 장수 중에서도 가장 센 사람이었을 겁니다)외에 나머지 네 명의 대표 장수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입니다.” ( 『말씀을 읽다』 이지웅 / 예수전도단, 2014) 다윗은 강자였다.

 

7.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은 OTVN 「비밀독서단」 첫 방송에 소개가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이 ‘갑질에 고달픈 이들’에게 ‘힘과 위로와 해결책’이 되길 바란다는 언급이 있었다. 옮긴이 선대인은 “이 책은 말콤 글래드웰의 책 중에서 아주 특별하다. 적어도 한국 독자들에게는 그러하리라 믿는다. 한국 사례를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지금 한국 사회를 염두에 두고 쓴 책처럼 느껴질 정도로 절절히 와 닿는다. 이 책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무심코 하는 선택, 또는 당연한 듯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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