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인물로 읽는 중국 현대사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01 14:24
조회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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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승절

중국은 올해(2015년)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으로 대대적인 홍보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을 견제하고 세계에 G2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의 힘을 과시하겠다는 속이 보인다. 전승일인 2015년 9월 3일에 열릴 열병식을 준비하기 위해 장병 1만여 명과 무기장비 500여대, 군용기 200대가 참여한다. 각 부대의 거리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인공위성까지 동원됐다. 중국은 이를 위해 전례 없이 외국 정상들을 대거 초청했다. 총49개국에서 열병식 참석을 확정지었고, 30여 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정부대표 19명, 국제기구 수장 10명이 참석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의 위상 - 중국식 민주주의

중국의 위상이 지금처럼 높아진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서구 열강에 100년 가까이 수모를 겪고 이후 공산체제하에서 후진적인 빈곤경제에 허덕이던 나라가 어떻게 30년 만에 ‘G2'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서방이 한사코 ‘동양적 전제정부’로 깎아내린 체제가 어떻게 ‘서구식 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일까?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이를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비되는 ‘중국식 민주주의’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동서의 민주주의 모델을 각각 ‘수평적 민주주의’와 ‘수직적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였다. ‘수직적 민주주의’는 정부의 하향식 지도와 인민의 상향식 참여가 상호작용하는 중국 특유의 정치체제를 말한다. 정부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속에서 인민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국가 및 사회에 기여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서구와 중국 간에 ‘민주’에 대한 개념 또는 인식의 차이는 없을까? 없을 리가 없다. 서구는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를 막론하고 개인의 자유 및 권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의 권익을 중시한다. 그러나 중국은 개인보다 국가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중국인에게 ‘국익우선’의 불문율은 진시황이 사상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후 2천여 년 넘게 면면히 이어져온 기본 상식이다.

 

현대의 시점

이 책의 제목인 《중국 현대사》에서 현대는 언제부터인가? 이 시기를 두고 중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긴 한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긴 하다. 근대와 현대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해가 다른 방향에서 뜨는 것도 아니고. 중국의 대다수 학자는 현대의 시점을 1919년에 일어난 5.4운동으로 잡고 있다. 이에 반해 대만을 중심으로 한 일부학자는 청조 붕괴의 결정적 배경이 된 1911년의 신해혁명으로 그 시기를 소급시키고 있다.

 

중국 현대사속의 존재감들

고전연구가이자 평론가인 신동준 저자는 이 책에서 다섯 존재감을 소개한다. 중화제국 건설에 도전한 무장단 ‘군벌’, 중화제국 건설에 실패한 풍운아 ‘장개석’, 중화제국 건설에 성공한 혁명아 ‘모택동’, 중화제국의 동요를 막은 명재상 ‘주은래’, 중화제국의 변신을 꾀한 부도옹 ‘등소평’등이다.

중국에서 군벌(軍閥)은 일본의 군벌주의 등의 표현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중국식 군벌은 1912년 청나라가 멸망한 이후 군사력을 기반으로 전국 또는 지방의 일부에 웅거하면서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한 중국의 고급 군인 및 그들의 병력을 뜻한다.

 

장개석,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의 재평가

저자가 소개하는 이 4인의 성장과정 및 정치적 활동에 대해선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든, 현 중국인 또는 외부에서 느끼는 정서든 간에 이 4인에 대한 재평가를 정리해본다.

“장개석(蔣介石)은 군사적 재능 면에서 확실히 모택동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두 차례의 성공적인 북벌로 대소군벌을 일단 ‘남경정부’ 휘하로 끌어들이고 군벌할거에 따른 혼란을 대폭 줄였다는 점만은 나름 평가할 만하다.” 실제로 이 일을 계기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경제 분야에선 ‘법화정책’을, 문화교육 사업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여는 민중들을 각성시켜 일제와 맞서게 한 데 있다. 과거 서구 열강이 청조와 체결한 ‘불평등조약’을 대부분 폐지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오랫동안 모택동이 미화된 것과 정반대로 장개석은 과도하게 폄하된 면이 있다.

모택동(毛澤東)은 역대 왕조의 황제보다 더욱 폭압적인 방법으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지휘했다. 중국사를 개관할 때 이처럼 무지막지한 광풍이 분 것은 진시황과 수양제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모택동의 전 생애를 종합해 볼 때 그의 업적과 리더십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정확한 수치로 나타내 분석할 수는 없다. ‘득천하’ 과정에서 땅을 얻게 된 농민들의 행복과 내전 중에 희생된 수백만 병사의 목숨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치천하’과정에서 그가 거둔 실제적인 경제성과를 대약진운동이 가져온 대기근과 문화대혁명이 초래한 끔찍한 혼란과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평가한다면 말년의 커다란 과오에도 불구하고 공이 과를 덮는다는 등소평의 평가가 대략 옳을 듯싶다.”

주은래(周恩來)는 강소성 희안출신이다. 남창봉기를 지휘하고 혁명군사위 부주석으로 장정에 참여했다. 인민공화국 건립 후 27년 동안 총리를 역임하면서 안팎의 여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다. 삼국시대 촉한의 제갈량에 비유하는 이유다. 주은래가 죽은 날 유엔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반기(半旗)를 내걸었다. 이는 그가 생전에 그 유명한 소위 육무(六無)와 무관하지 않다. 첫째, 죽으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둘째, 살아서 자식을 남기지 않았다. 셋째, 관직에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다. 넷째, 당에 있으면서 사사로움이 없었다. 다섯째, 고생스러워도 원망하지 않는다. 여섯째, 죽으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

등소평(鄧小平)은 외국인투자 허용 등 실용주의 노선에 입각한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하여 중국이 G2의 일원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중화제국’ 제2의 창업주에 해당한다. “다소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모택동이 등소평을 위해 ‘부작위에 의한 권력승계’를 허용함으로써 그의 사후 등소평이 ‘신 중화제국’의 제2대 황제 자리에 오르도록 배려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장개석,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에 대해 매우 정리가 잘 되어있다. 책 말미엔 〈등소평의 후예들〉과 〈중국 현대사 연표〉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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