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구식 BCG 백신 vs. 최첨단 mRNA백신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8-22 23:10
조회
280

유행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가설인 <BCG 백신이 코비드 19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었군요. 이 임상시험은 코비드 19 유행이 시작되기 전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BCG 백신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시작된 연구였습니다. 그런데 코비드 19 유행이 시작되면서 BCG 백신이 코비드 19 사망을 예방한다는 가설을 동시에 검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표본크기가 작긴 합니다만 BCG 백신 3번 접종의 <코비드 19 감염 예방 효과>가 무려 92%로 나왔군요. 그런데 BCG 백신이 원래 목표로 했던 결핵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은 20세기 초반부터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던 사실로 링크한 논문은 전혀 놀라운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BCG 백신의 코비드 19 예방 효과가 없다고 보고했던 다른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들이 방법론상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Dt2-zLGiSJ1JXw8nY7cMXPCZFak.PNG


 


 


여기서 백 년 전에 만들어진 구식 백신의 대명사인 BCG 백신과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mRNA백신을 비교해 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 될 듯합니다. 


 


첫째, 논문에 보고된 BCG 백신의 효과는 <감염 예방>입니다. mRNA백신의 경우 <감염과 전파>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증 혹은 사망 예방>을 주 효과로 내세우고 있죠. 둘째, BCG 백신은 선천면역계 훈련이 주된 기전이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하여서도 동일한 감염 예방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 형성으로 작동하는 mRNA 백신은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델타에 몇 %, 오미크론에 몇 % 효과적인지를 따져야 하는 그런 백신이죠. 셋째, BCG 백신의 효과가 장기적이었습니다. 연구대상자들은 코비드 19 유행 시작 2~3년 전에 BCG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 코비드 19에 대한 감염예방 효과가 유행이 시작된 후 15개월까지 유지되었군요.  넷째, BCG 백신은 코비드 19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 예방에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선천면역계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도 구분하지 않고 일괄 처리하는 세계이므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BCG 백신은 그 안전성이 잘 알려져 있으며 1회 접종에 1달러도 하지 않는 값싼 백신이라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각종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늘어만 가고 있는 mRNA백신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듯합니다. 


 


유행 초기였던 2020년 4월, BCG 백신을 의무 접종한 국가의 코비드 19 사망률이 하지 않는 국가보다 월등히 낮다는 기사를 읽고 “그 시절 불주사가 정말 신종 코로나와 관계있을까?”라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그 기사에 포함된 전문가들의 코멘트는 모두 부정적이었습니다만, 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근거하여 볼 때 충분히 말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BCG백신접종률과 코비드 19 사망률이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역학 연구들이 줄지어 발표됩니다. 당시 저는 K방역을 강력 비판하면서 하루 빨리 완화전략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학계에서 좋게 표현하면 이단아, 나쁘게 표현하면  X라이 취급을 받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발표된 이런 논문들은 그들이 다시 한번 저의 주장을 유사 과학자의 헛소리 정도로 확신하는 계기가 되곤 했죠.   


 


그러나 BCG 백신의 효과를 링크한 것과 같은 역학연구를 통하여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BCG 백신 외에도 다른 생백신들도 비슷한 기전으로 코비드 19에 대한 저항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환경 중에 존재하는 결핵균을 포함하여 다른 미생물들 중에서도 BCG 백신과 유사한 기전으로 작동하는 종류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 역학자이긴 하지만 현시대 대부분 연구자들은 역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치명적인 한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비드 19 사태에서 드러났던 그들의 역량을 보았을 때 이 문제는 앞으로 나날이 더 심각해질 듯합니다. 


 


BCG 백신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평소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가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BCG 백신은 살아있는 결핵균을 약독화시켜 만든 생백신으로 결국 무증상 결핵 자연감염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노출되는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 중에도 이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놈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건강한 면역시스템을 가진 사람들은>  미생물에 대한 노출 자체를 피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노출 되었을 때 가능한 무증상, 경한 증상으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지식은 "신종 코로나 대응, 면역력 일깨우는 방법 ABCDE"에 자세히 나옵니다. 반면 무조건 미생물을 박멸하고 피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현재 방역 패러다임이 장기화되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코비드 19 유행시 미생물들간 상호 작용의 중요성을 인지한 소수 연구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발표한 논문들이 가끔 “감기가 코로나를 예방한다”와 같은 제목으로 기사화되곤 했죠. 그러나 그들의 관심도 교차면역이라고 부르는 유사한 종류의 바이러스들 사이에 존재하는 협의의 상호작용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혀야만 진정으로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2020년 9월에 올렸던 “가장 강력한 방역대책은 교차면역입니다”이라는 글에서, K방역은 결국 독이 든 성배가 될 거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가 이미 코비드 19 이전 세상으로 돌아간 현시점, 우리나라가 아직도 방역을 두고 이렇게나 논란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처음부터 방역정책의 방향성 자체에 오류가 있었음을 대다수 국민들이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쪽으로 가야 할 길을 두고 동쪽을 향해 갔었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질병청이 정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만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고 미래에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경북의대 교수 이덕희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출처brunch.co.kr/@leedhulpe)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454

15년 이상 금연하면 암 발생 위험 절반으로 줄어든다

KReporter | 2024.03.12 | 추천 0 | 조회 118
KReporter 2024.03.12 0 118
453

"수전증, 치매와 연관 있을 수도"

KReporter | 2024.03.08 | 추천 0 | 조회 145
KReporter 2024.03.08 0 145
452

"위장 헬리코박터 감염, 대장암과 연관 있다"

KReporter | 2024.03.08 | 추천 0 | 조회 137
KReporter 2024.03.08 0 137
451

"체내 미세 플라스틱 있으면 뇌졸중·심장병 위험 4배 이상"

KReporter | 2024.03.07 | 추천 0 | 조회 126
KReporter 2024.03.07 0 126
450

"건강관리·돌봄에 뜨는 '스마트링'…삼성·애플도 큰 관심"

KReporter | 2024.03.07 | 추천 0 | 조회 98
KReporter 2024.03.07 0 98
449

"환경오염물질의 습격…엄마표 이유식에도 납·수은이"

KReporter | 2024.03.06 | 추천 0 | 조회 103
KReporter 2024.03.06 0 103
448

법적 제약 없어진 태아 성감별…시험관아기는?

KReporter | 2024.03.06 | 추천 0 | 조회 89
KReporter 2024.03.06 0 89
447

"다발성 경화증 환자 비만하면 진행 빠르다"

KReporter | 2024.03.05 | 추천 0 | 조회 93
KReporter 2024.03.05 0 93
446

"세 살 비만 평생 간다…부모가 함께 개선 노력해야"

KReporter | 2024.03.05 | 추천 0 | 조회 78
KReporter 2024.03.05 0 78
445

WHO "전 세계 비만 인구 10억명…1990년 후 2배로"

KReporter | 2024.03.01 | 추천 0 | 조회 68
KReporter 2024.03.01 0 68
444

"초가공식품, 심장병·당뇨·조기사망 등 건강에 32가지 악영향"

KReporter | 2024.03.01 | 추천 0 | 조회 71
KReporter 2024.03.01 0 71
443

"비만 수술, 의료·생활습관 교정보다 당뇨병 치료 효과 좋아"

KReporter | 2024.02.28 | 추천 0 | 조회 115
KReporter 2024.02.28 0 115
442

"췌장 지방 과다, 뇌 건강과 관계있다"

KReporter | 2024.02.28 | 추천 0 | 조회 119
KReporter 2024.02.28 0 119
441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 식품 알레르기 치료에도 효과"

KReporter | 2024.02.27 | 추천 0 | 조회 107
KReporter 2024.02.27 0 107
440

"과민성 대장 증후군, 생활 습관과 관계있다"

KReporter | 2024.02.27 | 추천 0 | 조회 89
KReporter 2024.02.27 0 89
439

"건강관리·돌봄에 뜨는 '스마트링'…삼성·애플도 큰 관심"

KReporter | 2024.02.26 | 추천 0 | 조회 89
KReporter 2024.02.26 0 89
438

"환경오염물질의 습격…엄마표 이유식에도 납·수은이"

KReporter | 2024.02.26 | 추천 0 | 조회 87
KReporter 2024.02.26 0 87
437

"탈모약 피나스테리드, 혈중 콜레스테롤도 줄여준다"

KReporter | 2024.02.23 | 추천 0 | 조회 117
KReporter 2024.02.23 0 117
436

"적색광으로 당뇨 환자 식후 혈당 떨어뜨린다"

KReporter | 2024.02.23 | 추천 0 | 조회 130
KReporter 2024.02.23 0 130
435

채식, 코골이 예방에 도움된다

KReporter | 2024.02.22 | 추천 0 | 조회 97
KReporter 2024.02.22 0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