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난 연말 지인들 모임에 참석했다. 연말회합인지라 술이 빠지지 않았고 참석자 몇몇은 '취사량'을 넘긴 듯 보였다. 배우자와 함께한 A는 차 키를 와이프에게 넘긴 후 조수석에서 기절했다. 술을 깨고 가자는 몇몇은 식당 옆 당구장으로 이동했다. 홀로 참석한 B는 SUV에 시동을 건 후 창문을 열고 작별 인사를 했다.

황급히 차를 막았다. 술을 깨고 나중에 가라고 말렸지만 "술을 마시면 운전을 더 잘해"라며 호기를 부렸다. 페더럴웨이 경찰이 연말 한인타운 한식당 근처를 특별순찰한다는 이야기(팩트인지는 모르겠음)를 들었던 터라 재차 뜯어 말렸다. 결국 막지 못했다.

소싯적 음주운전을 해 본 경험이 있지만, 심각한 범죄행위라 느낀 다음부턴 술을 마신 후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 한국처럼 대리운전 문화가 활성화 되어 있다면 모를까 "범죄행위를 자발적으로 할 수 없기에" 술자리 모임은 가급적 참석하지 않는다.

후에 B는 경찰에 적발됐고 면허취소를 막기 위해 변호사를 구해 싸우고 있다 전해 들었다. 변호사비로 1만 달러 이상 써야 했고 가족들과 관계도 많이 틀어져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김호중이란 트로트 가수의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 기사를 접한 후 옛 일이 떠올랐다. 대리비 3-5만원만 지불하면 뒷좌석에 편히 앉아 갈 수 있는데, 굳이 대박난 커리어를 다 걸고 무모한 만용을 부렸을까, 한심해 보였다. 음주운전 했던 B의 호기가 한심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