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원래 불공평해
작성자
t27367
작성일
2023-03-23 20:44
조회
547
‘그것이 알고싶다’ 정순신 변호사 편을 시청하며 이런 저런 생각, 낙담, 분노, 성찰 등이 교차했다. 지금도 궁금한 것은 정 변호사와 그 아들이 스스로 잘못했다 생각하고 있을까? 아님, 못가진 자들의 시기와 질투의 희생양이라 여기고 있을까?
얼마 전 지인과 식사 도중 “세상을 편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줄까? 내 얘기는 아니고 책에서 읽은 내용”이라며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며 그 불공평함만 인정하면 인생은 평안해진다”고 귀띔했다. “그냥 세상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으니 포기해”란 변명으로 들려 그리 공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정 변호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검사 출신 변호사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출발점에서 시작한 아들. 지인의 논리라면 이왕 벌어진 격차를 인정하고 2등을 놓고 편하게 경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어떤 이는 한 발 앞선 행동을 문제 삼아 심판에 항의하고 협회에 진정을 넣어 ‘불공평이 시정’되도록 싸우기도 한다.
양쪽 모두 세상은 불공평하다 인정한다. 기존 시스템을 받아들여 순응하느냐 바꾸기 위해 싸우느냐로 갈린다. MZ세대가 분노했던 것은 인사검증 부실이 아니라 그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을 디폴트 값으로 깔고 간 기성세대의 태도 때문이다.
미국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유롭지 않다. 빌 게이츠마저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라고 했을까? 그런 게이트도 버핏, 소로스, 블룸버그 등과 사회환원을 통해 불공정한 사회를 조금이라도 돌려 놓기 위해 싸우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조세정책, 복지시스템 등을 차별화 해 차이나는 출발선들이 되도록 가까워질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
대한민국 경사면 위쪽에 선 이들은 어떤가? 45도쯤 기울어진 운동장을 90도까지 틀어버려 운동장 반대편 서민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만들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