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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민자의 삶<첫 직장, 목재공장에서>

작성자
Nick'sgranpa
작성일
2020-05-30 15:51
조회
380

(2)이민자의 삶<첫 직장, 목재공장에서>


.


87년 1월


집 사람은 같은 Apt(Alexandria Ave.)에 사는 한 부인이 본인이 Beverly Blvd.에


있는 한(韓)식당 “고xx”에서 일하고 있는데 좋다면 자기가 다니는 식당에


일을 하게 해주겠다고 해서 여기서 부엌일로 미국에서 첫 직장을 시작하게 되었다.


.


나는 신문을 보고 직장을 찾았더니 제일 많이 사람을 찾는 곳이 봉재공장이었고


그 다음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목재공장이란 곳이 있어 여길 가기로 하고


아침 신문에서 주소(Gardena 소재)를 적어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


집에서 Western Ave를 따라 남쪽으로 가서 123rd St.에서 찾게 되었다.


가면서 길을 보니 서울은 종로, 을지로, 퇴계로가 1가씩 6가 까지 있고


그 외는 도로 표지판이 없는데 여긴 123가가 나오니 참으로 미국이 넓긴 넓은가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


훗날 시간이 나면 이 길을 끝까지 가면 어디가 나오고 얼마까지


"몇 가(Street)" 라는 길 싸인(sign)이 나오는지 가 봐야지 하고 작정했었다.


.


(*나중에 이 길을 끝까지 가 보았더니 태평양 바다가 나오고 263가(263th ST.) 까지


숫자 있는 길 이름이 나오고 그리고 3-40분을 더 달렸다. 거기엔 우정의 종각이 있다.


.


우정의 종?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기념비


우정의 종은 미합중국의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미 두 나라의 우의와 신의를


두텁게 하는 뜻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미합중국 국민에게 기증한 우정의 선물이다.


로스엔젤레스의 관문인 샌피드로 항 인근의 바닷가에 있는 Angel's Gate


공원에 1976년 7월 4일 준공되었다.)


.


이 길은 L.A.에 오는 사람은 Griffith Park Observatory/천문대 --에 올라가 시내 야경을 구경하면


양쪽 길가의 가로등 불 빛 두 줄이 끝에 가서는 하나로 이어져 보이는 긴 길이다.


참으로 처음 보면 장관이다.)


.


차를 세우고 공장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한국인이 있어 인사를 하고


여러 가지 묻는 말에 답을 하고 일은 다음 날부터 시작키로 하였다.


여긴 나무로 각종 cabinet을 만드는 공장인데 내가 하는 일이 나무로


휴지통을 조립하는 일이었다.


.


일은 쇄 못이 100여개가 장진된 공기총을 오른 손에 들고 왼 손은 조립할


재료들을 들고 총을 쏘아 못(길이 3-4cm)질을 하는 일이었는데 쉽질 않았다.


.


그런데 이 공기총을 그냥 들고 있어도 무거움을 약간 느끼는데 이것을 하늘로


향해 쳐들고 일을 하려니 그 무게가 나에겐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다.


.


첫 한 시간 정도는 모르지만 그 이후론 들고 있어야 할 총을 자꾸 아래로


떨어뜨리니 일 하는 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게다가 일이 보긴 쉬어 보였는데 실제 일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


못질을 하고 보면 어떤 것은 나무의 결에 따라 못이 따라 들어가서


휘어져 밖으로 삐져나오는 경우도 있고


.


어떤 건 너무 바깥쪽으로 쏘아 못이 밖으로 튀어 나오기도 하였다.


이렇게 되면 무조건 불량품으로 처리가 되었다.


.


이런 것은 내가 다시 그 못을 빼는 게 아니고 뒤로 재껴두었다가


나중에 이런 것들만 한꺼번에 처리하곤 하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런 제품들은 스왑밋(Swap Meet)으로 나간다.)


.


더욱이나 빠르게 못질을 해야 하는 걸 정확히 하려고 한 자리에 대고 맞추려고


머뭇거리다보면 시간이 걸려 나의 뒤 작업자는 내가 한 일을 받지 못해


그냥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 여간 마음이 쫓기는 게 아니었다.


.


(손으로 망치로 못질을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확도가 없고 어떤 땐 상품에


망치 자욱이 난다는 것이었다. 이 총은 약 5~6M까지 못이 날아가는 힘이었다.)


.


이렇게 첫날을 마치고 집에 오려고 주차장으로 가니 나의 새 차위에 난생 처음 보는


이름 모를 빨강 꽃잎들이 수북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몰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뭔가의 희망찬 미소를 머금고 기분 좋게 달렸다.


공장에서 집 까진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


애들은 학교에 갔다 와서 공부들을 하고 있었고 7순 노모는 저녁을 준비하여두셨다.


저녁을 먹고 집 사람을 태우러 식당엘 갔다.


.


집 사람은 10시간을 일을 하고도 힘든 내색 없이 웃는 얼굴이었다.


순간 집 사람을 보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기분이 들었다.


.


식당에서 일 한 얘기들을 들으면서 집으로 왔다.


그리곤 속으로 우리 이렇게 열심히 해서 애들 학교 잘 보내고


우리 말년에 행복하게 살자고 마음먹었다.


.


이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 한 달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저녁,


여느 때와 같이 식구들과 저녁을 하려는데 왠지 손이 조금 떨려


숟갈로 국물을 떠먹기가 거북했다. 그런 일이 있곤 저녁이 되면 겁이 났다.


.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도 못 하고 할 때도 없고 혼자서 별 생각을 다 했다.


이제 40대 중반에 중풍이 오는 것도 아니고 사실은 한국에선 나의 선천성


심장 때문에 고혈압이 오니 고혈압에 대한 약은 꼭 먹어야 한다고


의사가 말을 했었는데도 건방지게 먹지 않고 이날까지 왔었다.


.


여기에 잘 못된 생각들만 커 갔다.


이러다 내가 병이라도 나면 아이들은 식구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 꼴을 애들에게 보일 수 가 없어 국물은 그릇 채 들고 마시는데


이젠 국 그릇 자체를 들 수가 없었다.


.


순간 북 바치는 감정이...


이러다 수전증 환자가 되는 가? 하는 생각에 머물러니


또 울음이 비집고 나오려고 해서 마시는 국물로 꾹꾹 삭이며 지내다가


이 공장을 그만 두려고 마음을 먹었다. 해서 한 동안은 국물 있는 것은 먹지 못했다.


.


아무리 생각해도 병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무거운 일을 해보지 않고


매일 펜이나 들고 살았으니 아마도 여기에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미치니


손은 떨려도 마음은 가벼웠다.


.


해서 다른 일자릴 찾아봐야지 하면서 출근길 차안에서 이런 저런 일을 생각하다가


이게 미국에서 나의 첫 직장인데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몸이 이겨내지 못해 포기를 한다는 것은 나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바다와 노인” 에 나오는 글 귀 하나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인간은 부서질 수는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다.


Humans can be broken, but it can not be defeated!"


.


이렇게 쉽게 포기하려고 미국에 오질 않았다고 다짐하고 다짐하였다.


해서 어떻게 이 공장을 마쳐야 잘 하는 일인지 며칠을 생각키로 하였다.


== 다음에 이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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