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 경험담 나누기 _ 저.. 착한 사람이에요...
다가오는 할로윈.. 상대에게는 할로윈이지만 저에게는 웃픈 사연을 하나 적어볼까 합니다.
필자를 소개하자면, 사건 당시, 유학생으로 UW에서 재학중에 있었고 사는 곳은 학교에서 30분정도 떨어진 (걸어서) 거리에 있었습니다. 일단 덩치가 있고 (~85kg) 키도 (+180cm) 있기에 멀리서 봐도 왜소한 모습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벌써 6년이 지난 시간이네요.. 여느때와 다름없이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 및 놀다가 늦은 시간 귀가를 하게 됬습니다. 그때도 아마 11시-12시를 넘어선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도서관에서부터 가방을 매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고요한 늦은밤..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고 찬 바람과 가끔 바람에 날리는 낙엽소리 뿐이었습니다. 물론 심심찮게 인도를 걷는 사람들을 볼수 있었죠.. 당시에 저희 학교 주변에는 많은 범죄/사고들로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에서 조심하라는 email이 날라오곤 했는데요.. 살인사건/총기사건도 있을정도로 아주 다이나믹한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나 조금은 두려움을 가지고 걷던 그런 기간 이었습니다.
필자도 그때는 덩치가 크지만… 뭐 총 앞에 장사없다고… 나름 쫄아서 고개숙이고 빨리걷기에 바빳죠... 걷다가 괜히 사람 만나면 안도가 되고.. 괜히 좀 같이 걸으면 좋겠다 싶어서 일부러 가까이 걸어보려 했져… 그때는 진짜 무서웠어요 밤에 걷는게...ㅠㅠ.
문제는… 다들.. 저를 피하더라구요?. 왠지 모르게.. 무서움을 가지고 걷던 제가 조금 가까이 가자 앞에 있던 사람이 옆에 인도로 가버리는더라구요.. 그러곤 저랑 같은 방향으로 걷습니다.. 속으로 뭐지 했죠.. 그냥 무시했는데… 반대편에서 오던 사람도 절 보더니 급 반대편 인도로 가버립니다.. 뭐지… 무서운데 사람들은 절 다들 피하더라구요… 휴… 또, 앞에 가던 사람과 거리를 좁히려하니 그사람은 도리어 걸음을 빨리 걷다가 아파트 키를 후다닥 꺼내며 아파트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순찰 돌던 경찰차도 오더니 저를 힐끗힐끗 보고 갔죠 ㅠㅠ
그렇게 무서운 마음을 안고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도착합니다.. 곰곰히 생각했죠.. 뭐지.. 내 등뒤에 귀신이라도 붙었나..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근데 그건 집에가서 똭. 알게됩니다.
옷갈아입으려고 전신 거울에 선 제 모습을 보고.. ㅎㅎㅎ
당시 저는…
검은 모자 (로고도 검은색) + 검정 노스페이스 잠바 + 검정 아디다스 츄리닝 + 검정 나이키 루나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신발만큼은 흰색을 신고 다녔답니다~
저 때문에 놀라셨을 UW 학생분께 지금이나마..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 착한 사람이에요... 해치지 않아요... ㅠㅠ
사진은 11/01/2012.. 무서워서 쫄아서 다니던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