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판을 두드릴때 새끼손가락을 쓰지 않는다.컵을 들고 마실때도 새끼손가락을 쓰지 않는다.이상하게 혼자 따로 들려있는것을 보게 된다.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에서도 손가락이 들려 나오는 모습을 보여 주곤 했다. 나는 기껏 개끼 손가락을 사용하는것은 귀나 코 후빌때 쓰이는거 같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용도로 쓰이는것은 약속할때 이다.오로지 약속을 할때만 새끼손가락을 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한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왜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을 할까? 중세 사람들 --서양 사람들--은 새끼 손가락 끝으로 영혼과 접촉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막으면 접신(接神)의 경험이나 예언적 환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믿었던 것이고, 한쪽 귀를 새끼손가락으로 막으며 영혼과의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한편 동양의 수지침에서는 손이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사주팔자도 일종의 음양오행이고 인간의 신체도 음양오행으로 볼 수 있다. 각 손가락은 인체를 표현하는데 그중 약지는 심장, 새끼손가락은 정력(精力)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정력이 부족한 사람은 氣가 약하고 따라서 정신도 약하다. 고로 정력이 약한 사람은 약속하는 힘이 딸린다라는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게 되네..쩝
미국사람들은 중지를 들어 욕을 하고 , 한국사람은 엄지를 검지와 중지사이에 끼워 욕을 한다.왜 결혼반지는 왼쪽에 끼고, 약혼 반지는 오른쪽에 끼 는지 역시 나는 알지 못한다.분명 네이버에 찾아보면 그 이유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아서 찾아보지 않았다. 약혼반지니 결혼반지니 하는 것들은 나하곤 아무런 상관이 없는것이다보니까..천지창조 라는 미켈란젤로의 그림에서 검지 손가락의 맞댐이 무얼의미하는지도 모르며 ET가 그걸 흉내 내었다는것은 안다. 손가락은 우리에게 있어 의사소통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나 역시도 지금 자판을 손가락으로 두들기고 있다.자주 전화기로 문자를 보낼때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이는것을 보게 된다. 손가락질의 의미는 결코 좋지 못한 행동이나 언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다. 사용되는 손가락은 검지이다. 어느 운동이던 작업장이던 최고의 의미는 엄지 이다. 외인구단의 오혜성 여자친구도 엄지이고 이딴걸 기억하는 어느 분의 칭찬도 역시 엄지를 들어 보일것이다. 가끔은 중지를 사용하는 분도 있지만. 손가락을 통하여 되는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젠 자통차 시동도 손가락으로 누르면 켜지고. 카드를 내닐며 회원을 확인하는 내가 다니는 Gym-- 24 Fitness-- 도 이젠 손가락 지문으로 회원임을 증명 하게 되었다. 이 나라 대통령도 앓고 있다는 블랙베리 증후군 역시 손가락과 관련이 있다.얼마전 뒤늦게 보게된 WALL-E 라는 영화에서 두 로봇과의 사랑, 그리고 인류에 대한 사랑 그런 이야기를 이쁘게 감상했다.그러나 내가 제일 뭉클하고 마음에 와닿는 장면은 WALL-E 가 EVE 의 손을 잡고 싶어하는 장면에서 이다. 무시무시한 레이저가 나가는 그 손이긴 하지만 WALL-E 는 사람처럼 춤이 추고 싶고 손을 잡고 싶어 했다. 나는 1982년 겨울 방학서 부터 1991년 12 월 까지 짝사랑하던 여자의 손도 못 잡아보고 미국을 왔다.영화보는 내내 WALL-E 가 안타까웠고 끝내 이브의 손을 맞잡고 손가락이 겹쳐질때 너무나 기뻤고, 부러웠다. 그렇다. 서로에게 향하는 손가락이 되어서는 안된다. 손가락은 항상 겹쳐쥘때가 행복한 것이다. 혼자서 손가락을 겹치니 주먹이 되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