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계절
풀섶에 맺힌 이슬처럼 허무 하기만 한 인생, 꿈 같고 그저 물거품 같은 허전한 세월
잠시 내 것이란 착각속에, 끈질기게 발버둥쳤던 생의 시간들...
가슴은 사랑따라 흐르고 이슬비 내리는 가을밤, 외로움 찾아들어 아린가슴 눈물 삼키고
따뜻한 빛 찾아 서성이는, 공간 인듯하다.
내가 피운 모닥불, 고달픔도 기쁨도 찬란한 길도 어두운 길도 그저 텅빈 가슴,
그의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이 가을에....
그러나, 환상 같은 헛된 욕망, 그 기회 마저 주어지지 않아 아쉬움 만 자극한다.
가슴에 머물러 새롭게 태어남을 기다리는,
그리움 놓지 못해, 가을 바람에 눈 맞춤하여 동행하는 삶.
습관처럼 보고픔이 파고들어, 작은 가슴에 열린 설렘으로, 서정의 계절을
마주한다.
누군가가 그랬던가?
가을이 오면, 여자는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여자는 일생을 되돌아 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히 숨겠노라 다짐 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일상의 희망사항 일뿐.
숨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첫차를 탄다.
가을이 오면, 남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 주길 바란다.
남자는 어느 후미진 골목 선술집에서 단풍곱게 물든 어느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장미의 눈물을 기억하며 추억의 노트를 더듬어 가지만...
가냘픈 신음 소리만 귓가에 맴돌뿐.
장미의 모습은 흐릿하게 멀어져만 간다
혼자 술 마시는 가을 남자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