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시

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 될 때까지 하는 영어 회화 도전기 | 미운 오리 문과생 치과 의사 되다

나는 미국 고등학교 교사 (완결) | 시애틀로 간 백미와 현미 (완결) | 나의 첫 포틀랜드 (완결)

심연의 외침

에세이
에세이
작성자
코코
작성일
2011-09-13 12:10
조회
1568



아침 저녁이면 이젠 제법 싸늘하다 못해 "춥다" 라는 한마디의 말이

끈끈하게 입 안을 맴돈다.

 

"춥다" 라는 말의 여운은 웬지 내겐 외로움의 상징처럼 떠오르고,

그래서 "춥다" 라고 말하면 "외로워" 하고 메아리가 되돌아 올것만 같다.

 

그러나, 이상 하게도 나는 이 말이 대단한 비밀이 되는 것처럼 움겨쥐고

쉽게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마치, 그 말을 해 버림으로 해서 무언가를 영원히 상실할것 만 같은 사람처럼....

 

그러나 난 안다

그것이 무엇에 대한 손실이 아니라 두려움 이라는 것을...

 

"춥다" 나는 이 말을 지금 꼭 단 한사람을 향해 하고 싶다.

 

그 사람은 알지 못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나의 생활이 언제나 텅 비어 있다고 느끼는 나의 목 마름을...

 

아무리, 나의 하루가 즐거운 일들로 가득하여 편히 앉을 시간이 없다 하여도

언제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이 마음의 가난함을....

 

엷은 바람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 이지만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은 처음처럼 영원히 간직되어 있다니...

 

생각 만으로 하얀 떨림이 되어준 사람 그래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

깊이 파여 새겨진 기억들이, 너무 진하게 자리해서

감히 사랑이라 부르는 사람.

 

그대로 부터 오는 모든 고통과 번민을, 신음 소리없이 당당하게 앓아 주리라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애당초 쉽게 그대가 내게 마음의 빗장을 열 것이라고는

생각한 일은 없었다.

 

시련의 늪을 건너고, 고통의 산을 넘어 고문의 절벽에 떨어질, 반 죽음을 나는

처음부터 쾌히 승낙한 사람이기에...

 

무한한 시간 앞에 나는 어쩜 초라하고 병든 짐승처럼 엎드려, 보고픔에 송글 맺힌 몸을

가눌길이 없다.

 

나의 절망은 거센 폭우로 인하여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사정없이 낭 떠러지로

추락하고 만 있다.

 

내가 나를 미워하며, 어찌 할수없는 자신을 지겨워 하며, 가능 하다면 기억 상실증 이라도

걸리게 해 달라고, 애원 하고픈 심정이다.

 

나의 정열은 아직도 그대를 너무나 원하고, 숨이 차도록 뜨겁고, 그 만큼 슬프고 아프기만 하다.

그리움의 잔상들이 날 힘들게 할때,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거라 생각했다.

 

찢어진 포스터 처럼 너덜 거리는 내 마음 한켠을 비집고,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며

살금 살금 다가오는 이 느낌을...

 

그러잖아도 겹겹이 배반당한 가슴에, 어쩌자고 또 이렇게 세찬 그리움의 바람이

분단 말인가?

 

아직도 식어지지 않은 내 그리움의 등잔에, 폭풍같은 바람이 불어와 활화산 처럼

불타 오를때, 불나비 처럼 뛰어 들어 한 줌의 재가 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내 마지막 사랑.

 

마음대로 못해서 밉고 미운 사람아!!!

 

버리고 싶다고, 지우고 싶다고, 외면 할수도, 돌아설 수도 없는 끈질긴 인연의

정체는 아마도, 그리움이 심장을 거처로 삶은 이유인 듯 하다.

 

나의 슬프고 고독한 정열을 감당하기 힘들어, 홀로 쓰다 듬으며 그대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 본다.

 

밤은 아직도 긴 시간인 듯 하다, 그대를 그리워 하는 시간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고,

하늘 가득 별이 빛나는 시간까지, 여명의 새벽빛이 밝아 올때까지 계속 된다.

 

그대의 향기를 나는 이 밤이 다 하도록 그리워 할 것이다.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스치는 바람이 되어, 떠도는 구름이 되어,

한줄기 흐르는 빗물 되어, 그대 곁에 내릴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쩌면 좋을까?  이런 내 자신을....

이상화의 시구처럼 아! 나는 정말 미치고 말았는가!!!!!!!!!!!!!!!!!!!!!!.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04

비에 젖은 가슴

코코 | 2011.10.05 | 추천 0 | 조회 6044
코코 2011.10.05 0 6044
203

보고 싶다 ! (3)

코코향 | 2011.10.03 | 추천 0 | 조회 2749
코코향 2011.10.03 0 2749
202

집착의 그림자 (2)

코코향 | 2011.09.28 | 추천 0 | 조회 2482
코코향 2011.09.28 0 2482
201

어느 노인의 충고 (1)

무언의 향기 | 2011.09.24 | 추천 0 | 조회 2428
무언의 향기 2011.09.24 0 2428
200

가을 커피향 (1)

코코 | 2011.09.21 | 추천 0 | 조회 1943
코코 2011.09.21 0 1943
199

아내의 칭찬은 마약 (해학)

무언의 향기 | 2011.09.21 | 추천 0 | 조회 1936
무언의 향기 2011.09.21 0 1936
198

서정의 계절

코코 | 2011.09.19 | 추천 0 | 조회 1674
코코 2011.09.19 0 1674
197

묻어나는 가을 향기 (1)

코코 | 2011.09.15 | 추천 0 | 조회 1575
코코 2011.09.15 0 1575
196

심연의 외침

코코 | 2011.09.13 | 추천 0 | 조회 1568
코코 2011.09.13 0 1568
195

삶의 구도

코코 | 2011.09.11 | 추천 0 | 조회 1391
코코 2011.09.11 0 1391
194

삶의 메세지

코코향 | 2011.09.11 | 추천 0 | 조회 1353
코코향 2011.09.11 0 1353
193

사랑은 말하려 한다

코코 | 2011.09.09 | 추천 0 | 조회 1519
코코 2011.09.09 0 1519
192

삶의 해답

코코향 | 2011.09.08 | 추천 0 | 조회 1378
코코향 2011.09.08 0 1378
191

생의 질곡

코코향 | 2011.09.04 | 추천 0 | 조회 1718
코코향 2011.09.04 0 1718
190

마음의 거울 (1)

코코 | 2011.09.02 | 추천 0 | 조회 1458
코코 2011.09.02 0 1458
189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무언의 향기 | 2011.09.02 | 추천 0 | 조회 2247
무언의 향기 2011.09.02 0 2247
188

말에서 묻어나는 인격 (3)

코코 | 2011.08.30 | 추천 0 | 조회 1768
코코 2011.08.30 0 1768
187

자존심의 종말

무언의 향기 | 2011.08.29 | 추천 0 | 조회 1495
무언의 향기 2011.08.29 0 1495
186

목마름의 극치

무언의 향기 | 2011.08.27 | 추천 0 | 조회 1434
무언의 향기 2011.08.27 0 1434
185

소중한 하루 (1)

코코향 | 2011.08.27 | 추천 0 | 조회 1667
코코향 2011.08.27 0 1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