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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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ainrain
작성일
2018-12-15 13:13
조회
447
겨울 강가에서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 시인 안 도현 님 ----
남이 되지 못하는 우리는 세찬 강물 소리만 듣고 있다
철 없는 세월은 지나가도 조금도 변해 있지 않은 어느 날
살 얼음 깔린 강가에서
눈은 내리고
어제밤은 부쩍 늙어 있었다.
우리는 너와 내가 모인 이름이지만
너와 내가 때로는 우리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