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에세이
에세이
작성자
코코향
작성일
2011-10-21 20:02
조회
2777
촉촉히 대지를 적시는 가을비가 내 뭉클했던 마음을 위로 하려 든다.
힘겨워, 지쳐서, 넘어져 아파 했어야 했던 시간들....
소리없이 형체없이 언제나 살며시 다가와, 나의 살깟 깊숙히 머무는
내 입김 같은 사람.
내 마음 한쪽을 깊이 도려 내어 가장 크게 들여 놓고, 날마다
심장처럼 끌어안고 사는 사람.
사랑해서 좋은 사람, 가슴에 무한정 담아 두어도 세월이 흐를수록
진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와인 같은 사람
마시면 마실수록 그 맛에 취하는 진한 그리움 같은 사람.
그런, 그대 모습 그리다 한 여름밤 꿈을 꾸었는데, 이젠 이불을 찾으며
가을을 맞았다.
별을 노래하며 많은날 유성을 헤아리던 밤들, 짧기만 하던 그 밤도
이제는 긴 그림자 되고, 저녁 노을 마저 일찍 찾아드니
벌써 가을이 와서 머무는 자리.
이른 새벽 한기에 고운 꿈 못다 이루니, 더디 가라 외친 세월은 멈출 줄 모르고
가을비 는 세월 만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