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시

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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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에세이
에세이
작성자
연인
작성일
2011-10-16 02:23
조회
2801

누군가를 그리워 하며 산다는 게 

한 사람의 인생을  기쁨반 슬픔 반으로

그리고 막연함 기다림으로  치닫게 만들기도 하지만


지난 날의 그 순수함 그대로를 간직한 채 

서로를 연모하며  황홀케 하는 매력도 있다


때론 그 끝이 소태 같은 쓰디 쓴  통렬한 아픔으로

상대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흔을 남겨놓기도 하지만.

절절한 그리움으로 목말라하며 재회를 그리는 기다림도 있으리라...


추억은 늘 우리 뒤에 흐르는 강물처럼

언제나 덧없이 지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결코 잡을 수 없다.


먼 옛날 황혼이 뉘엿이 지는 

산등성이로 해넘이가 막 시작할 즈음

내 편린의 기억의 그리운 그 사람의 모습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지상의

여인이 마치 아닌 것 처럼.

그지없이 맑고 순수하고 더 없이 고운 여인이었다.



그날,

잔잔한  초 저녁 미풍이 산 기슭을 따라서 

천천히 움직이며 밤풀을 애무하고.

계곡 사이로 흐르는 냇물 소리 또한 설레이는 우리 가슴의

심장소리 마냥 크게 들려오는 듯 한데. 


그 시공의 한 지점에서

우린 서로의 체취와 향기를 일궈내며

서로의 가슴 속에 그리고  맘 속에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고 새기고 싶어 그토록

슬프도록 처절함으로  서로의 영혼을 확인하고

각인코자 슬픈 몸부림으로 달랬던 시절을... 


그때,그대의 어깨너머로 

문득 바라 보았던 막   황혼이 지는 산 등위의 풍경은

흩어진 저녁 구름 사이로  더없이 아름다운 천상의 

색깔로 채색되어 물들이며 그려지고 있었지..


바로 그  슾프도록 고요하고 고운 풍경 속에서

환희에 찬 시선을 저 먼 발치의 하늘 한켠에서

다시 그대의 모습 속으로 옮겨 올 즈음,


나는 그대의 가여린 어깨가 가늘게 흔들림을 비로소 보았었다네.

만남과 헤어짐이 인간사 필연이라 한들

회자정리의 아쉬움이 우리 사이에도 왜 없겠냐만은

그건 이생의 마지막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 데.


살아 생전에 우리 사이를  시샘으로 갈라 놓고

훗날 절절한 그리움과 시름케 하는 슬픈 운명으로  

작정지어 앞 길에 놓이게 될 줄은 꿈엔들 꾸었겠소.


세상과 이별하는 아쉬움은 그렇다고 치지만

생전에 이별짓고 그리움과 갈망으로

연모로 사모케하는 이 조화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사랑은 아픔을 동반한다.

그리움은 슬픈 기억을 감추기 위한 애절한 

가장의 도구이자 처절한 몸 짓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함은

단순히 살아있다는 육신의 정념에  매달려 있지 아니함을 알진데..


언젠가 해후할 그 날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은,

단지 사랑하는 그리운 나의 연인을 위해.. 

그리고 훗날의 아름다운 둘 만의 축제를 위해...


오늘도

그리움으로 치장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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