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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삼백 육십 오일

에세이
에세이
작성자
백마의환자
작성일
2011-01-09 00:19
조회
2549

작심 삼일

 

마음먹은게 삼일을 못간다는 뜻.
대부분 정초가 되면 다들 신년 포부라는걸 세우곤 합니다.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에겐 목숨을 언제 끊을거냐고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에겐 " 퍽두 잘하겠다." 라는 악담을 늘어 놓는 좋지 못한 환경속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서인지, 본인은 새해라는 그 자체부터의 시작을 별로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영화"아는여자" 에서 정재영이 3 개월밖에 살수 없다라는 의사 말때문에 삶이 너무 힘들어서 이나영에게 3 개월밖에 못산다면 뭘 할거냐고 묻자, 뭐하러 3 개월을 기다리냐고..그냥 오늘 죽을거라는 말에 정재영은 자살하기 위해 마라톤에 참가 5등 상품으로 김치냉장고를 타온다는 부분을 생각한다.
우리에겐 오늘이 최고의 날인것인데.그 소중함을 모르고 난 살아왔는지.
누구하나 " 해피 뉴 이어" 라고 전화해 주지 않으며 떡국이라도 먹으러 오라고
않는 삶의 고독함은 이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새해 아침.


성탄절을 지내며, "그래. 새해부터 담배 끊자"며 생각했다가 다시 " 뭐하러 새해를 기다리나? 지금 끊지."그러며 담배끊었습니다.
121번  작심삼일을 하면 우리는 담배를 끊을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삼일을 참기 힘드신 분은 작심하루를 365번 하면 되고요.
24 시간중에 6 시간 내지 7 시간은 잠을 자니까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열 시간을 조금 넘습니다.
그 소중한 시간을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거나 자신을 갉아먹는 행동을 하기엔 그 시간이 너무나 우리에겐 촉박합니다.
벌써 새해가 밝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당신의 작심삼일은 작심삼백육십오일  중의 삼일만 지났을 뿐입니다.
 
작전은
심사숙고해서 세우되
삼세번이 되어서는 안되고
일격에 해치워야 한다.
 
새해 표어로 지었다가 우리 중대장이 자기가 쓴걸로 해서
일등먹어 제가 휴가다녀온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 쓸데없는 기억들로 인해 머리가 채워져서인지 요즘에 유행하는 "차도남" 엄친딸" 같은 유행어가 업데이트 되지 않습니다.
그런 줄임말을 처음 제가 들은건 드라마 "달동네"에서 똑순이 아빠 추송웅씨가 자기 아내 역인 서승현씨를 "옥떨메"로 불렀던거였습니다.옥상에서 떨어진 메주 라는 뜻이었지요.당시 80년대 초반의 못생긴 사람들을 옥떨메 라고 불렀습니다.
30년이 지나며 그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는 "된장녀" 라는 유행어로 잘 숙성(?)되어 세상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유행어의 주인공 추송웅씨는 돌아가셨고, 딸인 추상미,임예원(예명)씨가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작년은 제게 참 힘든 한 해였습니다.
마지막 날 까지도 저는 엉뚱한 오해를 받으며 그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단지 힘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로 늘 뒤안으로 넘겨져 사는거에 익숙해질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못받아들이는거 보면 자존심이 남았나 봅니다.
 
새해가 되고 일주일이 지나며 저는 담배를 끊었고, 꼬박 꼬박 운동하러 Fitness Center 에 다니고 있으며, 매일 턱에 달고 다니다시피한 술을 일주일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
자 여러분의 작심삼일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작심일주일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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