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s
슬프면 눈물이 납니다.아파도 눈물이 나고요.기쁠때도 눈물이 나고, 감동적인 모습을 봐도 눈물이 나지요.
아프칸에서 돌아온 그린베레 녀석이 딸아이 학교에 찾아가는 프로그램에 추서가 되서는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며 나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카메라에 비춰지는 까불거리는 9 살짜리 백인 여자아이.
옆에 아이와 장난치며 천진스레 있다가 이내 눈이 커지며 입이 벌어지고 얼굴이 일그러지며 교실 문앞으로 달려 갑니다.
씨애틀 씨혹스 라인베커 로파 타투푸 보다도 더 강력한 태클과도 같은 자세로 아빠에게 달려드는 딸과 같이 엉엉 울다시피하는 두 부녀의 상봉을 보며 난 또 바보같이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삶은 축복받은거야. 살아있다는 자체 만으로.
그렇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살아있다는 자체에 감사하지 못합니다.
늘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반복하고, 어제와 똑같은 표정으로 일을하며 어제와 똑같은 길로 출근을 했다가
똑같은 길로 돌아옵니다.
매일 혹은 매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우리가 감동받아야 할것들에 무뎌지는것은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릅니다.
한국 드라마의 쥐어짜기식의 어거지 눈물설정을 알면서도 매번 속아(?) 울고마는 본인이기는 하지만
그 감흥을 오래가져가지 못하는것 보면 역시 깊이는 없나 봅니다.
유격장에서 어버이은혜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를 고아 출신인줄 알고 기록부를 다시 봤다던 어느 교관.
하긴 어차피 눈물 설정인걸 알았던 터. 오히려 옆에서 엉엉 울고있는 인상더럽고, 성질 괴팍한 김병장도
엄마가 보고 싶기는 한가보다 하는 생각에 오히려 웃음이 났고.
새로 시집간 엄마 따라서 새아버지 집에 들어가 사는 게 싫어서 군에 들어온지 두 달만에 자살한 신병을 끌어안고 울던 대학선배이자 소대장의 모습에 모두들 울었던 기억.
눈물은 감정에 따라 그 염분 함유량도 다르다던데..
기쁠때 흘리는 눈물은 달콤하려나?
기뻐서 눈물흘렀던때는 언제였던가? 나에게 있어 그런 순간이 있었나?
불행히도 나에겐 기뻐서 눈물을 흘린적이 없다.
영화 라이언킹에서 무파사가 죽고, 어린 심바가 무파사의 귀를 물고" 아빠 일어나" 하는 장면에서 나는 슬퍼서가 아닌 아버지가 원망스러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나의 이성으로는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는것은 내가 아버지가 아니여서 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지지만..
남의 자식을 키워보았기에 알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천진하고 이쁘기만 한것을...
왜 나의 아버지는 느끼지 못하셨을까....그것도 본인의 자식이었으면서.
마음의 창이라는 눈에서 나오는 그 액체가 내미는 생리학적 현상에 대해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사람은 사람이면서도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가짜 눈물.
악어가 먹이를 통째로 삼키기 힘들어 눈에 고이는 눈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집어 삼키기 위하여 흘리는 가짜 눈물.
눈물에 색깔이 있어서 그 흘리는 눈물이 그 사람 마음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예전 부터 해왔다.
분홍 눈물은 슬퍼서..파란 눈물은 기뻐서...고동색 눈물은 가짜 눈물.
길가다 파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분홍눈물 흘리는 사람있으면 토닥여 주던 Hug 해주고 ....고동색 눈물 흘리는 사람은 한 대 쥐어박고 가고..그럴텐데.
그나저나 얼마나 눈물을 흘려야 행복해질까?
눈물잔을 채워야 하는지...아니면 눈물 대접, 혹은 양동이 ?
기뻐서 눈물을 흘리고 싶다.
그래서 그 눈물이 파란색이어서 지나가던 사람이 무슨 좋은 일이 있나보군요...하고 물어와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