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는 엄마들,사라져가는 모성애.
집 나가는 엄마들,사라져가는 모성애.
가까이 지내는 내 친구 한 사람은 장남이고, 밑으로 동생이 넷 있습니다.
그 네 동생 중 둘이 이혼을 했습니다.
남동생은 그의 아내가 집을 나갔고
여동생은 더 사랑하는 남자가 생겨 집을 나와 이혼을 한 경우입니다.
두 동생 모두 아이가 둘씩 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간(나온) 이 두 여자의 공통점은
남편과 헤어진 뒤 5년이 가고 10년이 지나도록
일절 자기 자식을 찾아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은 친구 여동생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슬쩍 떠 본 적이 있습니다.
"두고 온 아이들, 안 보고싶어?"하니까 여동생 대답이
"애 아빠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니까...그저 그렇네요."하면서 시큰둥해 했습니다.
이렇게,엄마가 떠나고난 뒤 아빠와 살거나 할머니에게 얹혀 살면서
경제적으로,그리고 정서적으로 몹시 힘들게 살고 있는데도
그 가엽은 자식을 일절 찾아보지 않는 가정이 내 주변에만 족히 열은 될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어릴적 엄마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엄마들은 지금의 엄마들보다 남편들에게 구박을 더 심하게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식들 때문에 차마 떠나지 못했고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어떻게 집을 나갔다가도
자식들 걱정에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그 지옥같은 집엘 다시 들어오곤 하였습니다.
어쩌다가 이혼을 해도 자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악을 썼고
그렇게 맡은 자식을 억척스럽게 일 해서 먹이고, 입히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엄마들이 먼저 아이들을 버리고
아이들을 버림에있어 미련도,망설임도 없고 뒤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버리고 나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뜯어보아도
어느한구석 그늘이나 수심이 없고, 마냥 즐겁기만 한 표정입니다.
지금의 엄마들이 이렇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옛날 엄마들은 집을 나가도 갈데가 없었고 벌어먹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바람피우는 남편들에게는 그렇게 관대하면서도
속 사정도 모르면서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온 엄마들에게는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따갑고 잔인할 수가 없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금의 엄마들은 집을 나가도 얼마든지 취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나라 전체가 온통 먹고 마시고 즐기는데 빠져 돌아가고
승용차의 배기량과 아파트의 평수
입는 옷에 악세사리를 과시의 수단으로 삼으니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욕심껏 할 수 없는 여자들은
돈푼이나 있는 뻔지르르한 남자의 유혹에 손쉽게 넘어가고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이제까지 남편들이 아내들을 오랜 세월 구속하고 억압해 왔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들자면 용수철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용수철을 눌렀다가 놓치면 그 반발력때문에 튕겨오르는 것처럼
오늘 엄마들이 이렇게 된 데에는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남성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같은 남자로서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다가 또 하나
선사 이후 5천년간 남성들이 이 사회를 꾸려왔지만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데 실패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대거 집밖으로 나와
정치,경제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는 것은
"그 일을 우리가 한 번 해 보겠다"는 뜻에 다름 아닙니다.
아이들과 가정에만 쏱던 모성애를
사회에 전용해보겠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남성들은 바통을 여성들에게 넘기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참 걱정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에겐 아빠보다는 엄마의 품이 더 필요한데
엄마 없이 우울한 표정으로 축 늘어져서 살아가는 저 아이들을 볼 때에
누군들 가슴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남편이 싫거나 혹은 다른 무슨 이유 때문에 이혼을 한 엄마들이
아이들만큼은 가끔 만나 안아주고 쓸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면서
아이에게 "아,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나에게도 엄마가 있다."라는 느낌과 자신감을
심어주고싶을 법도 한데
요즘 집을 나가는 엄마들에겐 그런 게 없습니다.
지진도 무섭고,온난화현상으로 인한 이상기온도 두렵지만
엄마들에게서 모성애가 사라져가고 있는 이 현실을보면서
나는 더 큰 위기의식이 느껴집니다
충주에서 강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