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나룻터.
에세이
에세이
작성자
백야
작성일
2010-09-28 20:18
조회
2221
홀연히 동생과 함께 눈가에 그려진
고향 나룻터를 찾아 갔다.
55년 이란 세월,
어릴쩍에 훌쩍 떠나버린 고향 나룻터.
아직도 그때 그 강물이 흐른다.
그 나룻터엔
뭍에서 좀 떨어진 넓적한 바위가
아직도 수면위로 고개를 길게 내밀고 있었다.
헤엄을 쳐서 그 바위섬에 이르면
마치 온세상이 내 것 처럼 보인 때가 있었다.
고향 나룻터 근처엔
여기저기 알지 못할 낮설은 이름들의 다방이
늘어섰다.
아주 옛날
우리 어릴쩍, 대장깐 자리엔
" 비너스 " 란 간판이 걸린 다방이 있다.
우리 어릴쩍, 떡 방앗깐 자리에도
" 황진이 " 란 이름의 입 간판이 길가
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다.
우리 형제는
아주 옛날 우리가 흘려버린 추억을 줏으러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렸다.
앎직한 얼굴형의 노인네가 쪽문을 나서면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혹시나 하고 고개를
돌려 길게 빼본다.
혹여 그 옛날 소꿉 장난 하든 그 소녀라도
보임직해서 길게 길게 목을 내 빼고 두리번거려 본다.
그저, 우리는 하루종일 살아있는 유령처럼
고향 나룻터 주위를 맴돌았다.
모자이크처럼 기억의 편린이 엉겨있는 고향의 풍경입니다...^^
고향을 찿으셨었군요 백야님
지도 그런 경험이 있었습죠
이내 어릴적 울 집터엔 그간 두번이나 집이 헐리우고 다시 지어져 있더군유
모국 방문때 그집앞에서서 사촌들과 바로 이터야! 하고 반갑게 지껄였더니
집 주인이가? 문을 열고 내다 보더군유 ~
지도 모르게 지가 살던집 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문을 탁 닫고 들어 가더군요
눈물이 났습니다
그집은 고등학때인 1963년도에 우리가 이사 가곤
우여찮케 동창네가 그집을 사서 게와집을 높게 지었습죠
어린 나이에 자존심이 상했었습니다
그리곤 어느핸지 그집이 또 헐리우고 지금에( 2008)
양옥집이 지어졌더군유 이제 고향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가끔 이렇케 떠 올릴뿐입니다
그래도 방문때는 들러서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서 있는 중국집에 가서
동창들과 자장면을 먹기도 합죠
왜 그리 그 길들이 좁아 보이는지요
그리고 모국에 모든이들은 말들을 크게 하는지요
역시 모국은 그런가 봅니다
이렇케 그려보는 밤입니다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귀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