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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 될 때까지 하는 영어 회화 도전기 | 미운 오리 문과생 치과 의사 되다

나는 미국 고등학교 교사 (완결) | 시애틀로 간 백미와 현미 (완결) | 나의 첫 포틀랜드 (완결)

합격 후 - 한국 생활 정리 그리고 미국 생활 시작

에세이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04 10:42
조회
279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04화)

 

한국 생활 정리하고 가는 유학은 이민을 가는 기분이었다. 8월 20일 정도, 다소 일찍 시작하는 가을 학기라서 8월 10일에 미국에 가는 날짜를 정했다. 마지막 2주는 부모님 댁에서 보내기로 하고 집 이사 날짜를 정했다. 2월까지는 모든 회사의 지분을 정리하고 만들고 정들었던 회사는 앞으로 더욱 잘 성장시킬 신임 대표가 맡게 되었다. 3월부터는 프리랜서로 간간이 일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줄여 나갔다. 미리 배로 짐을 부치면 집 앞까지 전달해주는 드림백 서비스를 이용해서 미국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을 것들을 부치고, 필요 없는 짐들은 기부하거나 중고로 판매하였다. 하나씩 정리하면서 카운트 다운되는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대사관에서 아들과 나의 학생 비자를 받았다.

 

계획에 없는 큰 변수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F2비자까지 다 받았지만, 아이는 완고했다. 당시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기도 했다. 같이 갈 생각으로 유학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도 적응이 쉽진 않겠지만, 조금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영어라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에 상담을 하고 담임 선생님과의 두 번의 상담 끝에 아이가 행복을 찾는 곳이 지금은 분명하게 한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마음은 아팠지만, 올 때까지 가서 자리잡기로 결정했다. 어느 순간이 오면 부모로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그 시기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비행기에 탔다. 사춘기 아들의 의사와 감정 존중, 그리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좋은 선택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서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기에 대한 결정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이지만 박사 과정 중에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

 

학부 때의 경험이 있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다. 다시 적응하는 미국 생활, 그래도 한번 살아본 환경이고 시스템이라 다소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미국에 오자 마자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 지인의 소개로 공항에서 픽업해주신 분이 있었고, 당일 코로나 백신 맞기와 미국 운전면허증 교환, 은행 계좌 열기, 휴대폰 번호 만들기, 그리고 학기 시작 전에 차 사기 등 목록에 있는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지워 나갔다. 한국에서 미리 알아 놓은 아파트 입주 일자가 조금 늦어서, 그 중간에 잠시 에어비앤비 Share house를 이용했다. 다시 혼자 타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인이 소개해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큰 도움을 준 지인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인연이 되었다.


 

이 에세이는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Pause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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