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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하루: 2014.8.31 세계 100회 강연(6) 독일 뮌헨

작성자
독일
작성일
2014-09-07 14:55
조회
378

법륜 스님의
하루
2014.8.31 세계 100회 강연(6) 독일 뮌헨


“결혼을 하고 독일에서 살게된지 3년차 되었습니다.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각자 주말에 집에 전화를 드리거든요. 전화를 끊고 나서 맨날 하게 되는 말이 ‘왜 우리 부모님은 자주 싸우실까’ 입니다. 저는 엄마랑 자주 통화를 하는데, 맨날 엄마가 아빠 흉을 보는 것으로 전화를 끊게 됩니다. 멀리 떨어져서 살다보니 엄마가 속상해하셔도 옆에서 위로해 드릴 수도 없고, 항상 별로 나아지지도 않는 것 같아 저도 속상하고 전화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질문자는 어릴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싸우는 모습을 본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싸우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네요. 그렇다면 이 두 분은 지난 20년간 똑같은 패턴으로 계속 싸우면서 살아오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이 성질이 과연 고쳐질까요? 부모도 자식의 성질을 못 고치는데, 어떻게 자식이 부모의 성질을 고칠 수가 있을까요?  

첫째, 애초에 안 되는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질문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질문자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질문자가 관여할 필요가 없는 문제입니다. 물론 부모님이 안 싸우면 좋겠지요. 그런데 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데로 다 되나요? 노력해서 될 것이 있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성질을 바꾸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지 나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째, 부모님이 그렇게 싸우면서도 아직까지 함께 살아오셨다면 질문자의 판단으로 보면 같이 안 살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20년 간 계속 같이 살고 있으시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문제이지 두 부부 사이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부부란 것은 그렇게 싸우면서 사는 겁니다. 왜냐하면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내버려 두면 됩니다.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엄마가 전화해서 “니 아빠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 “네, 네” 하세요. 엄마 이야기만 듣고 ‘아빠는 왜 저러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아빠가 왜 저러지’ 하는 것은 아빠가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러면 아빠를 미워하게 되요. 자식이 부모를 미워하면 안 되잖아요. ‘지금 엄마가 힘들어 하구나’ 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래서 아빠가 문제 있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엄마 이야기만 듣고 아빠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아빠가 나쁘다고 받아들입니다. 


또 중재를 선다고 ‘엄마가 자꾸 그러니까 아빠가 그러지!’ 해서도 안 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렇게 해라” 해도 자식이 말을 안 듣는데, 자식이 어떻게 부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어머니는 남편과 대화가 안 되어서 딸한테 전화하는 건데, 딸까지도 남편처럼 이래라 저래라 말하면 ‘아이고 쟤도 제 아빠 닮아서 저러나’ 이렇게 됩니다. 엄마는 딸 한테도 성질이 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어머니를 위로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를 위로하는 방법은 어머니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아이고, 어머니 힘드셨군요”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어머니의 감정 상태에 빠져서 아버지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어머니 힘드셨군요”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아무리 자식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부부 싸움에는 끼어 들면 안 됩니다. 내버려 둬야 합니다. 자기들끼리 이혼해서 살더라도 그들은 이미 성년이니까 내가 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들 인생은 자기들이 알아서 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내가 교훈으로 삼아서 ‘부부는 누구나 이렇게 싸우고 살긴 하는데, 나도 남편과 이렇게 싸우면 우리 아이들이 참 힘들겠구나‘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른끼리는 싸울 수 있지만, 애들을 위해서는 안 싸우는 게 좋겠구나‘ 이렇게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만 교훈으로 얻어야지 두 부부의 문제를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질문자가 능력이 있어서 부모님의 성질을 고칠 수 있다면, 문제 있는 정치인들도 좀 고쳐주지 그래요? 정치인들이 저렇게 싸우는 것도 놔놓고 살면서 엄마 아빠가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그것을 고치려고 그래요? 별 문제 없어요. 사는 게 다 그렇게 사는 거예요. 


부모님이 저렇게 싸우면서도 그동안 나를 안 버리고 키워준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나게 고마운 일이예요. 그러니 두 분에 대해서는 항상 ‘어머니 고맙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내가 관여할 일과 관여하지 않을 일이 있는데, 질문자는 관여하지 않을 일에 관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화가 오면 ‘네네, 알았어요. 오늘도 싸웠어요? 이번엔 누가 이겼어요?“ 이렇게 웃으면서 받아주고 즐겁게 마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어머니도 처음에는 성질을 내다가 나중에는 웃고 말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중재를 선다고 엄마편이 되어서 아빠에게 이야기해주려 하거나, 아빠편이 되어 엄마에게 이야기해주려 해도 안 됩니다. 항상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끌려 들어가면 안됩니다. 만약 자기 통제가 안 되면 귀에다 음악을 틀어놓고 “네네” 듣는 척 하면서 안 들어도 됩니다. 엄마의 이야기에 내 감정이 자꾸 빠져 들어간다면, 엄마에게 전화가 오면 귀에다 먼저 이오폰을 꽂아 놓고 계속 입으로만 ’네네, 어머니 그러셨군요‘ 해도 죄가 안 됩니다. 어머니는 답답하니까 하소연 할 데가 없어서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지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들어만 줘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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