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게시판

사월은 잔인한 달

Author
CJ Kang
Date
2007-04-03 17:10
Views
2361
벌써 사월입니다.

오늘은 맑고 푸른 하늘에

태양이 온누리를 찬란하게 비춥니다.





T.S. 엘리엇의 '황무지'에

다음과 같은 귀절이 있지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시인이 지적하였듯이

어쩌면 사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인지도 모릅니다.



가을에 낙엽지고 휴식에 들어간 식물들을

그냥 쉬도록 내버려두지않고

사월은

봄비를 뿌려서 잠든 식물들의 뿌리를 깨우고

일제히 기상나팔을 불어제키며



"모두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서 일해!

어서 일어나 빨리 빨리 움직여!

어이~~ 자네는 왜 꾸물거리나...정신을 어디다 두고있어?

그렇게 느려터져서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겠어?

빨리 빨리 움직여... 열심히 해야지...뭐하는거야? "





옛날 어느시절에 많이 듣던 소리 같지않으신가요?

아무래도 우리 세대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사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훈련받고 교육받으며 살았기에

바쁘게 사는것이 최선인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저 시인은

그렇게 내몰리는 삶을 잔인한 삶으로 보았나봅니다.

삶이란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열심히

일만하며 살아가야하는 삶은 비극적인 삶이 아닐 수 없지요.



사월의 봄비에 일제히 꽃을 피우는

기계적인 라일락이 되기를 거부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고자

사월이오면 그렇게 조국에서도

민주화 투쟁과 춘투가 벌어졌었나봅니다.



참으로 잔인한 사월이 해마다 이어졌지만

이제 더이상 잔인한 사월은 없었으면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그런 사월이 되어서

평화롭게 '사월의 노래'를 합창하는 그런 사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꿈의 계절을 마음껏 노래하는

그런 계절이었으면 합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준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Total Reply 1

  • 2007-04-04 14:47

    80년대의 4월은 최루탄으로 가득찼었던 같습니다. 90년대에는 겨울의 추위가 가고, 외출하기 가장 좋은 달이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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