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게시판

사월은 잔인한 달

Author
CJ Kang
Date
2007-04-03 17:10
Views
2364
벌써 사월입니다.

오늘은 맑고 푸른 하늘에

태양이 온누리를 찬란하게 비춥니다.





T.S. 엘리엇의 '황무지'에

다음과 같은 귀절이 있지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시인이 지적하였듯이

어쩌면 사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인지도 모릅니다.



가을에 낙엽지고 휴식에 들어간 식물들을

그냥 쉬도록 내버려두지않고

사월은

봄비를 뿌려서 잠든 식물들의 뿌리를 깨우고

일제히 기상나팔을 불어제키며



"모두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서 일해!

어서 일어나 빨리 빨리 움직여!

어이~~ 자네는 왜 꾸물거리나...정신을 어디다 두고있어?

그렇게 느려터져서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겠어?

빨리 빨리 움직여... 열심히 해야지...뭐하는거야? "





옛날 어느시절에 많이 듣던 소리 같지않으신가요?

아무래도 우리 세대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사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훈련받고 교육받으며 살았기에

바쁘게 사는것이 최선인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저 시인은

그렇게 내몰리는 삶을 잔인한 삶으로 보았나봅니다.

삶이란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열심히

일만하며 살아가야하는 삶은 비극적인 삶이 아닐 수 없지요.



사월의 봄비에 일제히 꽃을 피우는

기계적인 라일락이 되기를 거부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고자

사월이오면 그렇게 조국에서도

민주화 투쟁과 춘투가 벌어졌었나봅니다.



참으로 잔인한 사월이 해마다 이어졌지만

이제 더이상 잔인한 사월은 없었으면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그런 사월이 되어서

평화롭게 '사월의 노래'를 합창하는 그런 사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꿈의 계절을 마음껏 노래하는

그런 계절이었으면 합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준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Total Reply 1

  • 2007-04-04 14:47

    80년대의 4월은 최루탄으로 가득찼었던 같습니다. 90년대에는 겨울의 추위가 가고, 외출하기 가장 좋은 달이지 않았나 싶네요.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91

Poo Poo Point 등산 (2007년 5월 5일) - 사진

챨리 | 2007.05.08 | Votes 7 | Views 949
챨리 2007.05.08 7 949
90

이번주 등산 5월12일

James | 2007.05.08 | Votes 3 | Views 937
James 2007.05.08 3 937
89

5-12일 등산 (3)

James | 2007.05.08 | Votes 14 | Views 973
James 2007.05.08 14 973
88

4월 정기모임 사진들

CJ Kang | 2007.04.29 | Votes 50 | Views 6058
CJ Kang 2007.04.29 50 6058
87

미국에서 첫필드 소감 (1)

ksmboss | 2007.04.28 | Votes 11 | Views 1910
ksmboss 2007.04.28 11 1910
86

워킹팀에 가입 하고 싶습니다

Ruby | 2007.04.28 | Votes 19 | Views 1163
Ruby 2007.04.28 19 1163
85

육아정보를 함께 나눠요.

두아이맘 | 2007.04.26 | Votes 44 | Views 3008
두아이맘 2007.04.26 44 3008
84

육아모임을 할 친구를 찾습니다. (6)

두아이맘 | 2007.04.24 | Votes 20 | Views 2265
두아이맘 2007.04.24 20 2265
83

[re] Little Si를 다녀와서

산이좋아 | 2007.04.23 | Votes 5 | Views 1419
산이좋아 2007.04.23 5 1419
82

등산의 이모저모

산이좋아 | 2007.04.23 | Votes 6 | Views 985
산이좋아 2007.04.23 6 985
81

Rattle Snake Mt 전경

산이좋아 | 2007.04.23 | Votes 9 | Views 1201
산이좋아 2007.04.23 9 1201
80

twin fall

산이좋아 | 2007.04.23 | Votes 3 | Views 898
산이좋아 2007.04.23 3 898
79

즐거운 산행 (1)

산이좋아 | 2007.04.23 | Votes 7 | Views 1208
산이좋아 2007.04.23 7 1208
78

육아모임 동호회를 신창합니다. (1)

두아이맘 | 2007.04.22 | Votes 16 | Views 1620
두아이맘 2007.04.22 16 1620
77

Little Si를 다녀와서 (1)

백합 | 2007.04.22 | Votes 10 | Views 1524
백합 2007.04.22 10 1524
76

4월 정기모임 안내

CJ Kang | 2007.04.22 | Votes 24 | Views 1382
CJ Kang 2007.04.22 24 1382
75

복식을 할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

강지원 | 2007.04.21 | Votes 25 | Views 1831
강지원 2007.04.21 25 1831
74

[re] 하이킹

Paul | 2007.04.20 | Votes 7 | Views 914
Paul 2007.04.20 7 914
73

이번주말 맛조개 채취, 서식량 많으면 5월초 또 한 차례 허용

kseattle | 2007.04.20 | Votes 14 | Views 1515
kseattle 2007.04.20 14 1515
72

교육기간동안(4개월) 참여하고 싶습니다. (1)

양대준 | 2007.04.18 | Votes 8 | Views 1690
양대준 2007.04.18 8 1690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