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게시판

마라톤 이야기(시리즈 1) - 마라톤이 내게 뭐야? -

작성자
이경철
작성일
2007-02-08 02:59
조회
2813


저와 함께 마라톤을 뛰시죠? 하면 한결같은 소리가 ‘난 뛰어본 적이 없어서.. 관절이 안 좋아서... 마라톤 같이 힘든 것을 어떻게 해요?’ 하는 말까지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온다. 사실 마라톤은 격한 유산소 운동이다. 뛰는 동안 산소를 무척이나 많이 필요로 하는 운동인 것이다. 나 역시 처음 뛸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처음엔 1킬로미터 정도를 뛰었는데 온몸이 다 아픈 것 같고 관절 관절이 안 쑤시는 것이 없는 몸살이 온 것 같았고 결코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운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의 격려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난 마라톤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 핸드볼과 육상선수였던 어머니와는 달리 난 초등학교 시절부터 달리기만 하면 꼴찌를 다투어 학교 운동회 때마다 오신 어머니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그때마다 난 운동에 전혀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수영도 제대 후 회사에 입사해 해외현장 근무하면서 제대로 배웠으니까. 심지어 중학교 시절엔 체육시간에 마침 어머니께서 학교를 방문하셔서 수업 참관을 하셨는데 내가 엉성한 폼으로 농구 볼로 드리볼을 하는 것을 보신 어머니는 내 볼을 빼앗다시피 하여 멋진 드리볼로 농구대의 흰 네트를 흔들어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있다.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당신이 직접 골을 넣으셨을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수년전 서울에서 마라톤 붐이 막 일어났을 때 일주일이 멀다하고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달리다가 결국 아까운 생명을 잃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보고는 결코 붐이라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남들이 한다고 나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때 마침 나는 ROTC 마라톤 클럽이 있다는 얘길 듣고 찾아가 함께 훈련을 하며 선배들로부터 귀동냥으로 듣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책으로 치면 세권분량의 프린트 물을 가지고 마라톤 이론을 나름대로 공부 하였고 각종 대회에 한달에 두 번꼴로 참여하며 몸으로 익혀나갔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열린 휘트니스 및 헬스 지도자 과정을 통해 마라톤 이론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동안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하였고 하프와 10km, 5km 대회는 셀 수 없이 참가하여 받은 메달과 셔츠가 한 박스가 넘는다. 그래서 메달은 어머니와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나서 평생 풀코스를 한번만 완주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2년 만에 이루고 나니 체력에 자신이 생겨 산악마라톤과 철인3종 경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산악자전거도 준비해 분당에서 열린 대회에도 참가하여 10시간 동안 자전거를 메고 타고하며 녹초가 되어보기도 했고 토요일이면 북한산을 하루 종일 뛰어다녔고 사이클로 일산과 원당을 오고가며 훈련을 했다.

해외 출장 때면 마라톤화를 가져가 아침 식사 전 1시간씩 달렸고 뛰면서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젠 어딜 가나 마라톤이 몸에 배어 이젠 뛰지 않으면 괜히 몸이 쑤시고 아픈 현상도 일어나게 되었다.

마라톤은 정말 격한 운동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효과가 더 좋은 빨리 걷기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아내는 몇 년 전 큰 수술 후 의사의 권유로 걷는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젠 빨리 걷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산을 오르면 내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이다. 난 지금까지 6년 정도 마라톤을 뛰고 있는데 이 마라톤을 최소한 75세까지 뛰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 내년이면 5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건장한 35세의 체력나이 - 서울 광진구청 보건소에서 체력테스트 결과-를 주신 것은 아마도 주님께서 언젠가 이 체력을 쓰실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이 있다.

그리고 이런 달란트를 내게 주신 것은 나만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좋은 것을 나누라는 것으로 알고 마라톤 전도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론과 실기를 겸해 알려주고픈 욕망이 내겐 있다. 누구나가 쉽게 접근하고 다치지 않고 즐거운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다음 편에는 -마라톤 어떻게 시작하지? 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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