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게시판

겨울 속에 숨어 있는 봄

작성자
아가페장로교회
작성일
2008-02-12 13:32
조회
1435
한국을 방문하고 시에틀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침 미국을 처음 방문하는 초등학생과 그 아이의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서 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엄마와 함께 방문하는 미국 여행길이 설래여서 그런지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한 숨도 자지 않고 제게 이것 저것을 물었습니다 .

덕분에 도착 시간까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아주 재미있게 올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시에틀 상공에 접어들자 전형적인 시에틀의 겨울 날씨답게 잔뜩 찌푸린 하늘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시차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던 아이가 흐린 시에틀의 하늘을 보며 곁에 앉은 엄마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여기는 아직도 저녁이야?”  

방송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는 분명 낮이라고 하는데 자기 눈에 비치는 하늘은 여전히 어두우니 그 아이가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해도 이곳은 어김없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이처럼 시에틀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철에 잦은 비로 인해 “시에틀의 잠 못 이루는 밤”으로 불리울 만큼 타지역 사람들에게도 유명합니다.  

기온이 낮은 인근 산악지역은 비가 오는 대신 그만큼의 눈이 내려 로키 산맥을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통행이 금지될 정도로 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겨울 속에도 봄은 숨어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겨울 소식만 듣는다면 우울해지지만, 그런 겨울 속에도 봄의 숨결이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을씨년스런 겨울을 한층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에게 한겨울의 추위보다 더 싸늘한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내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종교 지도자들에게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될 것이다.”

예수님으로 부터 나온 이 말을 들은 제자들은 모두 다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예수님의 능력으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기만 하면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을 손쉽게 이길 수 있으리라고 믿어왔는데 오히려 예수님이 그들에게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어느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의 절반만 들은 것입니다.

제자들은 고난의 이야기를 하신 후에 예수님께서 “그러나 나는 삼일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라고 하신 후반부의 말씀을 흘려 듣고만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고난과 죽음이라는 겨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부활의 봄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셨는데 제자들은 그만 고난과 죽음이라는 겨울 이야기에 너무 놀라 정작 중요한 부활이라는 봄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만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고난의 겨울 속에 숨어 있는 부활의 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제자들은 한 겨울과 같은 십자가의 고난이 다가오자 그만 예수님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요즘 우리들의 귀에 들리는 소식 역시 모두 겨울처럼 느껴집니다.  계절이 겨울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상황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처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경제 상황도 겨울처럼 느껴지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지금 경영하는 사업이 힘들어 먹고 사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또한 평온해야할 가정이 흔들리다 못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교회 생활도 겨울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힘을 다해 함께 세워가야할 교회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다보니 분열의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더 움츠려들게 만들다 못해 더 춥게 느껴지게 합니다.



동서남북을 둘러보아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다보니, 저마다 감당할 의욕을 상실한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외로움과 쓸쓸함 속에 자신을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절의 겨울과 상황의 겨울이 한꺼번에 밀어 닥치니 누가 이겨낼 생각을 품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차디 찬 겨울 속에는 반드시 따스한 봄의 기운이 숨겨져 있습니다.



창 가에 마른 듯 숨죽이고 서 있는 나뭇가지에도 어느새 봄의 물 줄기가 오르고,  매섭게 부는 겨울바람 속에도 봄의 훈풍이 실려있습니다.

허허벌판에 뿌려진 씨앗들은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보드라운 싹을 내밀려고 안간힘을 쓰고, 꽁꽁 얼어붙은 연못 가에도 봄을 기다리는 새끼 물고기들이 봄을 재촉하는듯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은 이미 겨울 가운데 숨어서 다가오는 봄의 전령을 느끼고 생명과 희망의 봄을 준비하는데 만물을 다스리며 정복하도록 부름받은 사람은 아직도 상황의 겨울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의 겨울만 보다보니 그 속에 숨어 있는 회복의 봄을 깨닫지 못하고 절망과 낙담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겨울이 영원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속에 빠져 있습니다. 조금만 뒤돌아보면 지금보다 더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이겨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런 마음의 여유조차 상실한체 상황의 겨울 속에 자신을 가두어 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삶 속의 겨울이 혹독하더라도 잠시 눈을 들어 밖을 바라다 봅시다.

그러면 거기에는 계절의 겨울 속에 봄의 흔적을 찾아 움직이는 자연의 지혜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적 겨울 속에서도 여전히 봄의 희망을 숨겨 놓으셨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시는 세미한 하나님의 봄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때때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 속에 시련의 겨울이 있으면 반드시 회복의 봄도 있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봄의 길목에 서서 계절의 겨울 속에 숨어 있는 봄을 발견하고 사는 동시에 상황의 겨울을 녹이는 하나님의 봄 소식을 함께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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