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게시판

말이 안통합니다

작성자
아가페장로교회
작성일
2008-05-30 12:00
조회
1697
   미국에 이민을 오면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이 언어소통에서 오는 답답함입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 듣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이 심정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고통입니다. 아무리 미국생활을 오래했다 하여도 자기가 전공한 분야를 넘어서면 여전히 소통장애를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자영업을 운영하는 이민자들이 쓰는 영어는 어림잡아 노트 서너 장의 분량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마져도 제대로 소통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 이민을 와 언어의 장애를 뚫고 미국 사회에서 생활의 기반과 터전을 마련해가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면 위대함마져 느껴집니다. 이국 땅에서 일어나는 소통장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나라 사람들이 쓰는 언어는 단순한 부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꿈은 애초부터 버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살면서 겪는 소통장애는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같은 말을 쓰는 같은 민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통장애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일어나는 쇠고기 파동을 보면 소통장애는 이국 땅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한국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보다 더 심한 소통장애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위 쇠고기 파동이라는 일을 두고 한쪽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외칩니다. 똑같은 한국말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의 이야기가 다른쪽에는 전혀 전달 되지 못하고 설혹 전달이 된다고 할지라도 양쪽 다 전혀 이해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과 성토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쓰면서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이와같이 유사한 분쟁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한 쪽은 촛불을 손에 들게 되고, 다른 쪽은 무장한 방패를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소통장애는 결코 언어 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만 소통장애를 겪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실 때부터 소통장애에 부딪혔습니다. 요한은 예수님께서 겪은 소통장애를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참빛이 되신 말씀이 세상에 계셨습니다. 세상은 그분을 통하여 지음을 받았는데, 그분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분은 자기의 땅에 오셨으나, 그의 백성들은 그분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주인이 자기 땅에 오셨는데도 세상은 주인되신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자기 땅, 자기 백성에게로 오셨지만 세상과 예수님 사이에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구세주로 소개했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조상 대대로 기다려 왔던 그 구세주가 자기들 눈 앞에 나타나서 전하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구세주를 기다린다고 말했습니다. 똑같은 글을 쓰고, 똑같은 말을 해도 그 속에 소통장애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소통장애를 겪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들으려고 하는 마음이 없고, 들으려고 하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니 자연적으로 소통장애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 그 아이는 듣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말도 하지 못하는 장애가 하나 더 추가 되어집니다. 그 이유는 들을 수 없으니 자연히 전달할 말의 필요성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장애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더 큰 소리로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 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귀를 기울여주는 것입니다. 일단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들어야 비로서 상대방의 의중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되고, 그런 다음에 자기의 주장을 피력할 때 다툼이 아니라 의논이 될 수 있습니다. 들을 귀가 있어야 서로의 다름이 틀림으로 들리지 않고 관점의 차이로 들리기 때문에 소통장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잘 들어야 상대에게 이해되어질 바로 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구석 구석 마다 소통장애를 호소하는 소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한 집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부부들이 말 한마디 하지않고 살아갑니다. 자녀들은 부모님과 대화가 안된다고 호소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성적 이외에는 서로의 할 말이 없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심지어 사랑을 말하는 교회 안에서 조차 서로 웃기는 할지언정 깊은 속내를 털어 놓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찢어지는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습니다. 한쪽에서는 죽을 만큼 아파서 외치는데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가 않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들은 척도 안합니다.



   어느 누구할 것 없이 저마다 소통장애를 앓고 살아가는 시대에 예수님은 우리가 가진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아주 쉬운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들을 귀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힘든 세상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자기만을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자기 스스로 만든 고립의 성에 갇히게 되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스스로 만든 소통장애의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잘 듣는 귀를 가져야 합니다. 내 의견을 주장하기 전에 먼저 듣는 귀를 가지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면 거기서부터 소통장애는 해소될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크게 해서 소통장애를 일으키는 시대에 들을 귀를 회복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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