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고혈압

작성자
안병엽
작성일
2008-08-01 11:21
조회
1826
2008년의 여름이 지나고 있다.

도무지 여름같이 느껴본 날이래야 고작 며칠에 불과하건만 어느새 아침저녁으로는 긴팔셔츠를 입어야할 정도로 낮은 기온이 가을을 느끼게 하면서 짧은 여름을 못내 아쉽게 한다.



아직 낮엔 여름의 더위가 조금 남아있긴하나 마치 동부에서 학교 다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시애틀의 집에 온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채비를 차리듯 다소 해이했던 건강에 대한 마음가짐을 추슬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가을의 스산하고 더러 차갑게 느껴지는 한기가 제대로 느껴지기 전에 고혈압에 대한 문제를 점검해 보자. 왜냐면 혈압이 있는 분들에게 한기는 중풍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질병들은 대체로 유전적인 것들이 많은데, 고혈압도 그런 범주에 드는 질환이다.

부모에게 고혈압이 있다면 자녀는 90%가 고혈압이 되고,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는 40 -50%가 고혈압이 된다고 한다. 몸의 각종 기능은 대체로 30대 후반부터 저하되는데 저하될수록(나이를 먹을수록)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혈압이 될 가능성은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폐경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고혈압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은 도적같이 온다.

전혀 혈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몇 년 전이나 심지어는 수십 년 전에 신체검사할 때 들었던 “정상”이란 단어를 계속 그대로 외우고 있다가 쓰러지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로 치료받으러 왔다가 고혈압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혈압을 재어본 후, 그럴 리 없다고, 나는 정상이라고, 얼마 전에도 정상이라고 그랬다며 혈압계에 보이는 수치를 믿지 못하겠다고 우기는(?) 분들도 없지 않다.



며칠 전에 온 어느 분도 지난 십여 년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운동을 했다며 179/102를 가리키는 혈압수치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하면 고혈압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절대로 자신이 고혈압이 될 수는 없단다.

누가 운동하면 고혈압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지...?



할아버님께서 고혈압이 있었고 중풍으로 돌아가셨다며 적이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고혈압 약은 평생, 죽을 때까지 먹어야한다면서요?



그렇다 해도 고혈압을 그냥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혈압이 오른 모든 이유를 찾아 치료를 하던지, 혈압을 내리는 약을 먹던지 둘 중에 하나는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 중의 하나일 뿐 운동한다고 고혈압이 100% 예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고혈압이 될 가능성을 좀 낮춘다는 의미는 있다. 운동 외에도 맵고 짜게 먹지 않는다던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던가, 과음을 하지 않는다던가,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한다던가,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지 않는 환경을 유지한다던가 하는 등 지켜야 할 많은 요소들 있다.



몇 년 전까지 WHO(세계보건기구)는 고혈압을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로 정의해 왔다.

그러나 2-3년 전부터는 120/80을 넘는 경우는 무조건 고혈압의 범주로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이 수치가 넘으면 고혈압 전단계로서 적극적인 고혈압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개선함과 동시에 필요한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140/90을 넘는 경우라면 반드시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혈압이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에 대하여는 과학적이라는 서양의학에서도 아직까지 확실하게 설명하지 못 한다. 그리고 “본태성 고혈압”이라는 이름을 가진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혈압이 전체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인 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신장의 이상이나 기타 질환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혈압의 예방은 너무 짜게 먹지 않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소위 Table Salt 또는 우리말로 “곤소금”이라고 불리는 짠맛을 내는 화학품을 소금으로 알고 쓰는 식당은 가지 않는다. 음식의 맛이 딱히 좋다고는 볼 수 없어도 바닷가 염전에서 나온 소금을 쓰는 식당엘 가는데 이유는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소금은 바닷소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전에서 얻은 소금이라 할지라도 너무 짜게 먹으면 고혈압이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이유는 너무 짜고 매운 음식과 과식이나 폭식을 일삼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음을 유의해야 한다.



소금의 섭취량과 고혈압은 관계가 깊어 소금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혈압이 상승한다. 일본과 한국에 고혈압 환자들이 많은 이유는 소금 섭취량 과다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분의 과일 섭취는 중풍(뇌졸중)이나 위암의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본다.



해마다 감소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에서 백인의 뇌졸중 발생빈도는 연간 인구 10만 명당 100-200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10만 명당 320명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염분섭취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대략 성인 약 4명 중 1명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40세 이후는 급격히 그 숫자가 증가하고 65세 이상에서는 절반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혈압일 경우에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은 뇌졸중이라는 중풍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미국인의 소금섭취량은 대략 10-12g 정도이고, 일본인은 15g 정도, 한국인은 약 20-30g 으로 조사되었다는 통계가 있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같은 일본인이지만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 전체에서 고혈압이나 뇌졸중 그리고 위암의 발생률이 낮다고 하는데 이유들 중에는 그들의 소금 섭취량이 8g 정도로 다른 지역의 일본인들보다 훨씬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한다.



소금 섭취량은 결국 식사습관이고 음식 문화와 관련이 깊다. 주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나 장아찌, 젓갈, 조림 등 소금에 절이거나 소금 함유량이 많은 식품인데다가 날마다 기본적으로 짠 찌개나 국물을 먹고 있으니 소금섭취량이 많아지게 된다. 아무리 김치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건강식품이라지만 다른 반찬들이나 국과 찌개의 염분을 줄이는 계몽과 운동이 있어야 하겠다.



한의학은 병명으로 치료하는 게 아니라 “증”을 치료하기에 고혈압을 정의하지 않지만 고혈압의 증상인 뒷목이 뻣뻣한 것으로부터 시작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하면 토하기도 하는 증상에 대하여 치료한다.

전술한 환자도 바로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프며 굳어지는 느낌이 지난 3개월간 있는데 어제오늘 더해져서 왔다고 했다.



고혈압이기에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줘도 막무가내로 자신이 고혈압일 리가 없다고 한다. 결국 침술치료로 혈압을 내려주니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굳어 아팠던 것이 풀리자 믿게 되었다.  



혈압이 높아지는 문제는 대부분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습열이나 습담이 몸에 쌓이기 때문인데 배출되어야 할 것들이 배출되지 않고 남아있어 생기는 문제들이다. 그래서 비만이 되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고, 몸에 필요하지 않은 쓰레기들에 해당하는 비정상적인 체액은 배출시켜야 한다. 동시에 기름진 것, 튀긴 것, 열량이 높은 것, 단 것 등은 피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평소 성격이 급한 경우도 하나의 좋은 예가 된다.

이런 증상은 자신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성격이라지만 그게 병적인 것이라면 그걸 치료해서 고쳐야한다.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향이 있다면 고혈압이 끼어드는 중풍을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마음으로만 건강하다고 믿어서는 부족하다. 물론 그렇게 긍정적으로 믿는 것이 매우 좋은 것이긴 하나 진실로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나 혈액이 막힘이 없이 부드럽게 잘 순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게 되면 몸 안에 정상적으로 잘 순환되어야 하는 기운이 한 쪽에 쌓여서 결국 화기로 변하여 혈압을 상승시키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열을 받다가 뒷목을 한 손으로 감싸 쥐면서 쓰러지는 예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나이를 먹어갈수록 몸 안의 수분은 적어지니 수분의 반대되는 화기는 많아져 몸의 윗부분으로 올라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젊을 때에는 이상이 없다가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 스트레스를 피하고 마음을 너그러이 가져서 화기가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혈압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변비가 있어도 한의학에서는 마찬가지 이유로 혈압을 상승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비를 예방하는 것도 고혈압을 예방하는 길이다.



특히 몸이 비만하고 성격이 급한 특징이 있는 태음인의 경우 고혈압 발병이 많다는 보고가 많으므로 이런 유형의 체질을 가진 사람은 변비를 평소 예방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매일 계속하여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약재가 있지만 사람마다 처방이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그때그때 처방이 달라지니 기술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고혈압은 아니지만, 본인이 생각할 때 유전적인 소인이 있을 수 있다면 운동, 식사, 규칙적인 생활 등을 개선하면서 뽕나무 뿌리나 가지 또는 잎, 옥수수 수염, 구기자, 다시마나 무즙 등의 민간요법들이 효과가 있다고 하기도 하고 양파 다린 물이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람마다 다른 체질 때문에 어느 것 한 가지만 지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혈압약을 복용하게 되면 평생 복용해야 하므로 가급적 약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민간요법이나 자신들의 방법으로 혈압을 조절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데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과 투약 지도 및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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