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내 체질은...?

작성자
안 병 엽
작성일
2008-03-14 15:08
조회
1882


한의원에 오시는 분도 그렇고, 전화로 문의하시는 분도 그렇고 자신의 체질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체질은 네 가지로만 분류되는 게 아니란 점이다.

즉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에서 나눈 체질(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만으로 세상에 살고 있는 60억 이상에게 다 일률적으로 적용시키기는 어렵다.

어려울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체질은 타고 나는 것이다.

지문이 정해져 태어나듯 체질도 그렇다.

다만 지문을 보지 않고 크게 봤을 때 우리는 “사람”으로 분류되고, 다음에 “남자, 여자”, 그리고 “늙은이, 젊은이” 등으로 세분해 나아가듯 체질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태양인이라 해도 모든 태양인에게 모두 다 같은 침술치료나 한약치료를 적용하는 게 아니다.

태양인이라 해도 소화기 계통이 약한 이가 있고, 추위를 잘 타는 이가 있으며, 대변보기가 힘든 이가 있는 등 같은 태양인으로 분류해도 내용이 틀리니까 당연히 치료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대체적으로 비슷한 거 같아도 다르다.

그렇기에 체질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쓰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하다.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수 백, 수 천 개의 침을 놓거나 해서 피부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문제가 생기게 된 원인을 찾아내어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침과 약은 같이 간다고 하는 것이고, 침은 잘 듣는데 약이 잘 듣지 않는다던가, 약은 잘 듣는데 침이 잘 듣지 않는다는 등의 말은 있을 수 없다.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뭐라고 권했냐면, 일침, 이구, 삼약이라고 권했듯 가장 먼저 침술치료를 받아보도록 권하고 있다. 허리 디스크로 고통을 받다가 한의원에 가서 첫 번째 받아 본 침술치료가 놀라울 정도였다면 정확인 진단에 대한 평가가 즉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허약한 이들에게는 그런 느낌보다는 “침을 맞고 있으니까 편안해져요” 하는 대답이 많음을 기억하자.



양방인 서양의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체질에 맞는 치료를 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혈액검사라던가 X-Ray, MRI, CT 등등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얻지만 한방에서는 전적으로 한의사 개인의 경륜에 따른 “느낌”으로 환자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기 때문에 한 사람의 환자를 놓고 열 사람의 한의사가 진찰을 하면 다 틀리는 의견이 나온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누가 정확하게 진찰을 했는지 환자들은 헷갈린다고 한다.



이럴 때의 대답은 “침을 맞아 보세요.”



자신의 체질에 대한 문의가 많아서 글을 다시 썼는데 전화 혹은 이멜로 문의해도 원하는 답변을 얻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위에 기술한 내용 때문이고, 여러 가지 병증이 겹치면 크게 보면 태음인이라 할지라도 잡지나 신문에서 얻은 태음인에게 권하는 식품으로 도움이 되긴 어렵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태음인이거던요, 근데 신문에 태음인에게 좋다는 식품말고 뭐 더 좋은 건 없을까요?” 이런 종류의 문의에도 같은 대답이다.



체질은 문의하는 분은 그냥 호기심으로 물어볼지 몰라도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심사숙고해야 나오는 답변이다. 왜냐하면 치료의 첫 번째 열쇠이기 때문에 아무리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일지라도 손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한 마디 더 곁들인다면, “본 김에 진맥 좀 해주세요.”

가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부른다 해도 노래를 부를만한 장소와 환경이 따라줘야 하듯 아무데서나 진맥하는 게 아니란 말씀이다.

체질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기 위해선 매우 신중하게 전문적인 자세로 임해야 하는 것인데 비록 물어 본 사람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해도...



맞지 않는 진단과 처방은 치료효과가 떨어지거나 아예 없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정확하지 않은 체질감별은 하지 않음만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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