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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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자가진단이 이로울 수도 있고, 전혀 이롭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들 중에 하나가 바로 “피로”입니다.

 

간밤에 꿈을 꾸느라고 잠을 설쳐서 피곤하고,

아침에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고,

어제 저녁에 늦게까지 자지 않고 뭔가를 해서 피곤하고....

자신의 피로에 대한 적절한 답을 스스로 구하면 더 이상 피로의 진짜 원인 따위는 전혀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피로가 누적되고, 누적된 피로 위에 또 하루가 시작되고 또 피로가 누적되는 삶이라면 한 번쯤 피로의 원인을 좀 더 찬찬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피로와 더불어 가슴언저리나 늑골부위가 불편하지는 않는지,

어깨가 뻑뻑하지는 않는지,

더러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지,

아니면 요즘 들어 변비기미가 좀 심해지지는 않는지,

입맛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더러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는 않았는지,

입이 마르면서 가슴이 답답하지는 않았는지,

몸이 나른하고 양이 많은 소변을 자주 보지는 않는지,

가끔 기운이 없어서 꼼짝하기도 싫은 경우는 없었는지...

 

이런 증상을 『피로』라고 생각하며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되지만, 이때만 해도 침술과 한약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결핵이나 이비인후과 질환, 신우염 등의 병의 원인은 미열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원시나 난시 등의 시력장애, 안경의 도수가 맞지 않아서 안정피로가 원인이 되는 것도 있지요.

 

이밖에 빈혈, 저혈압, 갱년기장애, 간기능 저하, 당뇨병, 만성위장병, 악성종양(암) 등,

중대한 병이 숨어있을지도 모를 경우를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병의 초기에는 피곤을 비롯한 몇 가지 증상을 분명히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검사를 해보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검사를 하면 내 몸의 잘못된 모든 것에 대한 원인이 밝혀진다고 믿는 순진함은 잠시 접어 두시고, 다른 의견, 즉 한방의학의 의견을 들어보는 현명함도 발휘하여 보십시오.

 

요즘같이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는 건강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한 젊은 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바쁜 삶이었습니다.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과로의 연속 끝에 속이 매슥거린다며 아마 체한 것 같다고 하다가 쓰러졌다고 합니다.

집에서 나름대로 응급처치를 한 후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너무 늦었다더군요.

 

혹 이 글을 읽으실지도 모를 고인의 유가족 여러분께 삼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