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아들 부부의 초대

작성자
ahnb
작성일
2017-06-06 16:54
조회
256

아들 부부가 초대를 했다.


시애틀의 날씨가 아직은 봄인지 아니면 겨울의 끝자락에 메달려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을 5월초에 아들은 제 엄마를 통해 우리를 초대한다고 알려왔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그렇듯 우리도 아이들이 잘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안고 이 땅으로 옮겨와 살게 되었다. 남매를 두었는데 둘 다 시애틀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UW에서 학부를 마치고 각각 미시건과 뉴욕의 대학원으로 가서 공부를 마치고 각각 결혼하여 아들은 테네시에, 딸은 코네티컷에, 그리고 우리 부부는 97세의 어머님과 함께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서로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


 


아들이 살고 있는 테네시주의 내쉬빌에의 직항 항공편이 알라스카밖에 없어서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나 직항편이 있다는 게 여간 고맙지 않다. 얼마 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자리에 앉은 승객을 마구잡이로 끌어낸 항공사를 비롯하여 몇몇 항공사가 손님을 하찮게 여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시기에 항공여행을 하는 게 좀 찜찜하다. 공항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안내말씀과 더불어 “오늘 예약이 초과되어 양보할 손님을 찾는다”는 멘트가 여러 번 되풀이 방송되었다. 우리한테 양보해달라고 요구하면 어쩌지?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엄습했고, 이 불안감은 비행기에 탑승하여 착석한 후에도 기내방송을 통해 되풀이 되었기에 이륙할 때까지 불안감은 증폭된 상태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짐짓 옆 자리의 아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속으로 만에 하나 닥칠지도 모를 상황에 대한 대책을 홀로 골똘히 세우고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는 짓누르던 불안감은 사라지고 시택을 출발한지 5시간 만에 도착한 내쉬빌 공항에서 3살 반짜리 손자가 제 할머니를 부르며 달려와 안기는 장면은 비행기에서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내게는 너무 감동적이었고 멋있는 추억이 될 만한 소재였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지 못해 못내 아쉽다. 하지만 뇌리와 가슴 속 깊이 박힌 장면이 되었다.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는 아들은 테네시주 북쪽에 있는 켄터키주, 그 켄터키와 오하이오주의 경계 가까운 켄터키 주의 북부에 있는 새로운 미국의 명소 한 곳을 방문하기로 여행계획에 넣었다.


 


명소는 “노아의 방주”였다.


필자가 예수를 모르던 어렸을 때부터 어떤 연유인지는 기억에 없으나 노아의 방주와 홍수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여러 번 들었었다.


세밀한 고증을 거쳐 완전 실물크기로 지었다는 기사를 읽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니 엄청 크다.


멀리서 봤을 때는 콘크리트로 조성한 멋없는 어떤 창고 빌딩인 것 같이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나무로만 지어진 거대한 항공모함 정도로 큰 배였다.


내부는 4층으로 되어있었는데 아침시간임에도 방문객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고 영화를 비롯하여 많은 그림들과 사진들은 성경말씀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노아는 하나님으로부터 방주를 지으라는 명령과 설계에 관한 내용을 받은 게 그의 나이 500세 이었을 때이고, 완공하고 홍수가 난 게 그의 나이 600세였으니 아마도 100년에 걸쳐 지었을 거다. 그리고 약 1년 남짓 방주에서의 생활을 했을텐데 이번에 보니 배에서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땅에서처럼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간 아팠거나 병들었던 사람들은 없었는지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든 걸 다 갖추었음에 틀림없는 그곳에 지도자가 있었고,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심지어 철공소도 있었는데 “사”자 들어가는 직업군은 없었다.


100년이나 걸려 지으면서 다쳤다거나 아팠던 사람이 있었을 법한데 그에 대한 기록도 없었고, 나의 유익을 위해 남을 괴롭히거나 착취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기록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웃과 다툰 사람들이 있었다는 기록도 볼 수 없었다.


내게 있어서 노아의 방주는 어찌 보면 이상향이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노아의 방주에서 살았던 사람들처럼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배려하는 삶을 살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행복을 구가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그런 복이 있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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