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투자방법의 전환

작성자
김시우
작성일
2007-05-18 02:41
조회
1776
도시락을 싸고 다니면서 말려도 고집을 꺽지 않을 한국의 죽마고우의  성화에 못이겨 며칠 전 공항에서 그를 맞았다.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랜 동안 알고 지내던 형님이 운영하는 개스 스테이션에 잠시 들렀다. 이민을 고려하는 친구에게 견학도 시킬 겸, 이런 저런 이유로 그  형님과 동업관계가 해지되면서 서로 서운했던 감정 때문에 한 동안 왕래가 뜸했던 어색함도 해소할 참이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예상과 달리 그는 콧잔등에 땀을 송송 맺은 채 열심히 음료수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내가 그와 함께 인수했던 사업체에 투자를 회수하게 된 이유중의 하나가 그가 게을리 앉아서 물건을 주문하여 장사하면서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가 도매상에 들러 음료수, 과자류, 생활용품등을 미니밴에 가득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투자금을 회수하자 그 금액만큼 은행에서 융자를 해야 했던 그는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진작 내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하면서, 귀에 솔깃한 조건을 제시하며 사업체를 나에게 재양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회수한 투자금은 이미  다른 곳에 재투자된 상태였다.



그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일에 치여 살면서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의 매일 여러 곳의 도매상을 찾아 다녀 구입한 상품들에 일일히 가격표를 붙이고 진열하는데 반 나절을 소모한다고 했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그 일을 해야 할 종업원 중 일부를 해고하고도, 제 경비를 공제한 순이익에서 은행 융자 상환금을 납부하고 나면, 자신이 들인 노동력과 시간에 비해  흡족하지 않은 돈을 만지게 되니, 일하는 것이 도무지 신명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설상가상 하루는 그의 아들이 "꼭 이 일을 해야만 하냐" 고 넌지시 물어 온 이후 그는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식욕도 잃었으며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전신이 멀쩡한 곳이 없을 정도로 14년 동안 휴일 없이 식당업에 종사하면서 간신히 그 업종에서 탈피하고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하는 개스/그로서리 업에 안착했다는 안정감을 채 느끼지도 못한 채 좌절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이같이 노동집약적 영세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한인 이민자들의 고뇌를 그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나, 한 때 같은 배를 탔던 그의 시름에 나의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필자도 한 때 거주했던 센프란시스코에 차이나 타운에 비해 잘 정리된 아담한 재팬 타운이 있다. 물론 그 타운 안에는 많은 일본식당이 있다. 그런데 그 식당들이 점차 한인들의 소유로 이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장사가 잘 안되는 변두리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이민 1세들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스시라는 일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2세들의 교육에 매진하여 충분한 은퇴자금을 확보하고 2세들은 전문직에 종사하여 더 이상 식당업을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은퇴한 이민 1세들은 여유자금을 각종 투자개발회사에 위탁하여 무려 2-30%의 투자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투자개발회사는 브리지 융자사업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거나 저평가되어 매물로 나온 부동산을 리모델링하여 가치를 상승시켜 되파는 식으로 이익을 남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개발회사는 5만불 구좌, 2개를 최소 투자요건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그다지 부담스런 금액은 아니다. 평균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액은 50-100만불 규모이다.



필자는 투자개발회사를 선택을 하는데 있어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첫 번째 사항으로 투자개발회사가 NASD(전국신용협회)에 정식 가입되어있는 것을 서류로 확인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투자금 형성과정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그 투명성이 확인되는 즉, 범죄 등으로 축적된 부정한 자금이 돈세탁으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투자하는 대상에 다른 투자자의 검은 돈이 함께 투자금으로 형성되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식당, 세탁소, 그로서리, 개스 스테이션, 모텔 등으로 이어지는 한인 이민자의 전형적인 투자 과정에서 이미 가격이 올라갈 데로  올라간 비지네스를 또 다른 한인 이민자가 구입한다. 개구리 우물안같이 포화상태가 된 시장에서 거품 무성한 비지네스를 인수하여 몇 년만 장사하고 매도할 생각이었는데, 자신했던 매상은 도무지 오르지 않아 현상유지에 급급하면서 안절부절한다.



거기다 무리해서 대출한 은행융자 상환금에 대한 부담에 조마조마하며 살아가는 비지네스 수익 구조에서 우리 한인들이 하루 빨리 탈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술한 필자의 선배같이 회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우리 한인 이민자들도 상기 투자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는 투자개발회사에 자금을 위탁하여 투자를 통한 수익을 창조하는 지혜와 과감성을 발휘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서 보다 운신의 폭이 자유로워져  성공한 다른 업종의 사업체에 종사하면서 경험과 기술을 쌓고 적성도 찾아내는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노동의 대가로 받는 급여는 제 3자에게  투자함으로 발생할 수 위험요소를 보완해준다.



주류사회에서 마다하는 소위 3D업종에 종사하며 더 이상 올라갈 것 같지 않은 매출을 또 다시 끌어올리는 엄청난 저력을 보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고단함과 허탈감 같은 비애를 밟고 일어서, 2세들을 전문가로 우뚝 세우는 보람을 찾아가는 우리의 이민 1세대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며, 아직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고부가 가치의 투자처를 찾아내는 여유를 한 번 쯤  부려보는 것은 어떤지 화두를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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