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남으로 창을 내겠소

작성자
cjk
작성일
2008-11-16 11:43
조회
2987








먼저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 한 수를 감상하겠습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시애틀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민족은 지구의 북반부에 위치해서 살았기 때문에 항상 햇살바른 남쪽을 그리워하며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원생활을 그리워하며 이 시를 쓴 시인에게도 남으로 창을 낸 집에서 살면서 새소리와 더불어 밭갈고 김매며 출출해지면 갓삶은 강냉이를 나눠먹는 것이 소원이었나 봅니다.



지난 칼럼의 부동산이 위치한 지역과 로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글에 이어 오늘은 구입할 부동산의 방향에 따른 여러가지 조건들을 검토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 위의 시에서 시인의 소박한 마음을 담았던 남으로 창을 낸 집, 다시 말하여 남향집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미국의 주택구조는 전통적인 한국의 주택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들은 침실 외에 리빙룸과 패밀리룸이 있어 가족들이 주로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집의 구조와 규모에 따라서 패밀리룸이나 리빙룸 가운데 하나는 없을 수도 있고 그렇지않으면 아랫층이나 윗층에 패밀리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남향집이라 함은 온 식구가 주로 함께 머무는 넓은 공간인 패밀리룸과 부엌, 안방이 남쪽을 향한 집을 가리킵니다.  



미국의 주택들이 주로 집 앞쪽에 차고를 두기 때문에 차고 옆으로 리빙룸을 배치할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집의 전면이 남향이라면 차고와 리빙룸이 남향이 되겠지요.  이 경우엔 패밀리룸과 부엌, 그리고 안방이 북향일 경우가 많습니다.  집의 전면이 남향인 집은  외부에서 볼 때 햇살을 듬뿍 받아서 아주 환하고 밝은 인상을 줍니다.   집안 또한  리빙룸이 남향이어서 밝고 북향의 패밀리룸과 안방 또한 반사된 햇살이 창으로 들어와 밝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쉬운 점은 패밀리룸과 부엌에 겨울철의 따스한 햇살이 직접 비취지않는 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와 대조하여 집의 전면이 북쪽인 집은 방향으로는 최고의 집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고 읊은 시인이 동경한 집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차고의 방향 또한 북쪽이 되므로 남쪽의 공간에다 패밀리룸, 부엌, 그리고 2층엔 안방을 배치하게 되어 겨울철에 밝고 따스하여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햇살이라도 나올 때면 집안 깊숙히 비춰주기 때문에 집안에서 일광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주택 전면이 북향인 2층 집의 정원은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는 집의 그림자로 여름철에 많은 물을 주지않아도 푸른 잔디를 유지할 수 있으며 뒷뜰은 또한 남향이라 텃밭을 만들기도 좋은데다 과일나무 또한 일사량이 많아서 잘 자랍니다.  물론 여름철엔 태양이 머리위를 지나게 되므로 아주 시원한 집이기도 합니다.





많은 주택들이 또한 남북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동쪽과 서쪽을 향하여 지어져있습니다.  집의 전면이 서향이라면 주로 패밀리룸과 부엌이 동쪽이 될 것이고  이 방향은 주로 오전 동안에 밝다가 오후나절엔 실내가 어두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서향의 리빙룸과 다른 방들은 오후에 햇살이 들어와 환하겠지요.  물론  해가 아주 긴 여름철에 햇살로 그쪽 방향의 방들은 달궈질 것이지만 햇살이 들어오지않는 패밀리룸과 부엌, 그리고 안방은 좀 어둡긴 해도 별로 덥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남북으로 난 길의 주택으로써 집의 전면이 동쪽을 향하여 지어진 집이 전형적인 서향집입니다.   시애틀의 겨울철 이슬비는 유명하여 누구나 거론하지만 여름철의 기나긴 태양은 실제로 서향집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냅니다.  오후 두세시에 서향으로 된 패밀리룸과 부엌, 그리고 안방으로 여름철의 뜨거운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하여 오후 9시까지 그 햇살이 계속된다면 쾌적해야할 시애틀의 여름철 환경이 그 집엔 너무도 가혹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특히 아파트나 콘도를 렌트할 경우라면 좁은 실내에서 뜨거운 공기를 피할 공간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방향은 더욱 고려해야만 할 방향입니다.





시애틀의 지형학적인 특성상 의도적으로 퓨젯사운드와 레이크 워싱턴을 향하여 지어진 서향집들도 아주 많습니다.  미국사람들은 집의 방향으로 인하여 집안이 더워지는 것보다 집에서 바라보이는 전경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호수경치나 바다경치가 있는 집들은 그렇지않은 집들보다 수만불에서 수십만불이 더 비쌀 경우가 허다합니다.  



주로 서쪽을 향한 언덕 아래로 아름다운 호수나 바다경치, 그리고 황홀한 노을을 보여주는 이런 주택들은 그러나 여름철에 편안하게 거주하기엔 위의 모든 경우의 주택들보다 최악의 경우가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로는 몇 시간에 걸쳐 지지않고 조금씩 서북쪽으로 이동하는 한여름의 태양이 직접 그 집의 서쪽으로 난 창을 비추기도 하지만 또한 호수나 바닷물에 반사된 빛으로 더욱 덥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역광으로 햇살이 있을 동안엔 멋진 경치 또한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에겐 별로 망설임없이 훌륭하게 여겨질 서향의 호수와 바다경치의 집이지만 거주하기엔 가장 불편할 수도 있는 주택이란 것이지요.



지형적으로 호수와 바다경치가 서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펼쳐진다면 그런 집이 훨씬 살기엔 편리하며 훌륭한 경치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남쪽 방향에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경치라면 호수나 바닷물이 그 집으로 반사되지않는 방향이므로 그 가운데 가장 완벽한 경치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서쪽의 바다경치와 빨갛게 노을지는 광경을 사랑하기에 서쪽으로 향한 집들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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