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지난 칼럼에서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에이젼트 한 사람만 잘 선택하면 그 에이젼트와 함께 MLS 시스템을 이용하여 시애틀과 인근 도시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워싱턴 주 어느 곳이든지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집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MLS를 사용하여 구하는 집의 연도, 뜰의 유무, 단층 혹은 이층, 학군, 위치, 가격대, 면적 등 자신이 원하는 조건들을 입력하면 그 조건들을 충족시켜주는 매물들을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조건에 해당되는 집들의 외부와 내부의 사진들을 볼 수 있으니 굳이 답사하지 않고서도 자신이 원하는 집에 해당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 가장 훌륭한 매물들을 뽑게 되면 바이어가 오랫동안 여기저기 좋은 집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비즈니스나 컴머셜 부동산의 매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워싱턴 주에는 Commercial Broker Association 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CBA 로 부르는데 MLS와는 달리 비즈니스와 컴머셜을 취급하는 부동산 에이젼트와 회사들이 따로 가입하여 함께 매물의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 CBA 사이트에서 상가, 오피스, 산업용 건물, 아파트 건물, 모빌홈, 모텔/호텔, 농장, 그리고 비즈니스 매물들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오피스나 상가를 리스하기도 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상가건물을 팔아야 한다면 에이젼트와 리스팅 계약을 맺게 되고, 그 에이젼트는 이곳 CBA 사이트에 그 리스팅을 등록하게 되므로 그 에이젼트 뿐만 아니라 시애틀 인근의 모든 컴머셜 에이젼트들이 그 매물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그 에이젼트에게 연락하여 더 자세한 내용을 문의할 수 있으니 MLS 에 못지않은 아주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스템이 있는데도 그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상업용 부동산이나 비즈니스를 팔아야하는 셀러에게는 아주 큰 손해가 되겠지요.  자신이 팔려는 매물은 마케팅을 잘해서 최대한 시장에 노출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저 팔아달라고 부탁한 한사람 혹은 몇몇 에이젼트의 능력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그 매물이 최단 시간에 최고의 값으로 거래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게 되겠지요.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시애틀 한인사회의 관례를 보면 제대로 CBA 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집을 팔 때는 MLS에 올려야 하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고 그것에 아무 조건없이 리스팅 계약을 하는데도 컴머셜 부동산이나 특히 비즈니스를 팔때 많은 셀러들이 정식으로 리스팅 계약을 맺으면서 CBA에 리스팅 하기를 꺼려합니다.  실제로 제게 연락하는 셀러들과 전화로 상담을 해보면 많은 분들이 자신의 가게를 팔기를 원하면서도 정식으로 리스팅 서류에 사인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셀러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매물을 맡아서 팔아야할 에이젼트는 아주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째, 자신에게 완전히 맡겨진 매물이 아니므로 CBA 에 등재할 수 없고 또한 마음놓고 광고할 수가 없습니다.  자세하게 그 매물의 정보를 광고하였을 때 그 정보를 입수한 다른 부동산 에이젼트나 손님이 직접 셀러와 거래하게 되면 자신은 그 계약으로부터 완전히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문서로 된 리스팅 계약이 없다보니 에리젼트가 어렵게 소개한 매물이지만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타협해서 에이젼트를 소외시키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젼트는 바이어에게 그 매물을 보여줄 때 그 에이젼트를 통하여서만 계약할 수 있도록 사인을 받아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도 바이어가 자신이 구입하지않고 다른 사람에게 그 매물의 정보를 알려주어서 셀러에게서 직접 구입하게 된다면 그 에이젼트의 수고에 대한 보호받는 방법이 없게 되겠지요.  돈과 관계 되었을 경우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팽개치는 것은 흔하게 보는 일입니다.



위의 예와 같이 매물을 맡게 된 에이젼트 (혹은 여러 에이젼트) 가 마음놓고 그 매물을 광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매물을 팔기 위해서 셀러가 택해야 할  훌륭한 마케팅이 절대로 될 수 없는데도 많은 한인들은 그런 방법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팔기를 원합니다.   물론 그 비즈니스가 아주 훌륭한 사업이라면 어떻게라도  팔리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훌륭한 비즈니스가 제대로 마케팅이 되었다면 더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 상황이 이런 만큼 비즈니스 부동산을 많이 취급하는 에이젼트는 에이젼트대로 힘이 들고 바이어 또한 바이어대로 아주 열심히 매물을 찾아 나서야만 합니다.  

특히 한인들이 주로 찾는 비즈니스인 세탁소, 그로서리, 테리야키 등의 매물들이 제대로 CBA에 등재된 경우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어는 그야말로 수많은 에이젼트들의 어렴풋하게 실은 광고들을 빠짐없이 읽고는 매물들을 답사하기 위해서 여러 에이젼트들을 만나야만 합니다.  어느 에이젼트 한 사람이 구두로나 간단한 문서로 리스팅 받은 매물들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물을 다 보고 난 후엔 또 다른 에이젼트를 만나야만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매물들을 찾아 수개월 혹은 수년씩 보내기도 합니다.



CBA 라는 아주 훌륭한 조직과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도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한인사회의 관행은 하루속히 고쳐져야만 합니다.  바이어를 찾아서 매물의 판매계약을 맺는 일은 집보다는 비즈니스가 훨씬 까다롭고 어려운데 마케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제값으로 처분하기를 바랄 수는 없기 때문에 훌륭한 비즈니스/컴머셜 에이젼트와 정식으로 리스팅 계약을 맺는 일은 셀러가 해야할 가장 첫번째 일이 될 것입니다.  현재의MLS 처럼 모든 비즈니스 매물들이 CBA에 등재된다면 바이어 또한 자신이 선택한 에이젼트와 함께 사업체를 찾는 과정이 한결 합리적이고 편안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