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나의 첫 번째 집 2

작성자
cjk
작성일
2008-06-01 00:35
조회
2022
나의 첫 번째 집 2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였지만 과연 이 집이 우리의 집이 될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있을 때 어니스트는 빙그레 웃으며 오퍼를 쓰자고 말했습니다.  내가 융자가 될지를 염려한다고 하니 그건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 명언처럼, 우리가 원하던 집이 어떤 집인지를 첫 만남에서 아주 정확하게 짚어내어 이틀동안 열심히 서치하여 우리에게 보여준 에이젼트 어니스트는 단지 우리에게 꼭 맞는 집만 찾아낸 것이 아니라 그 집에 입주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찾아내었던 것이었지요.



그 집 주인은 5년 전에 그 집을 직접 지었는데 은행에 아무런 빚이 없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불경기로 집이 팔리지않자 오너캐리로 집을 팔 수도 있다는 것을 어니스트가 알아낸 것이었지요.  그러니까 집을 팔긴 하지만 은행 대신 셀러가 그 집을 담보로 잡고 바이어가 매달 원리금을 갚아나가되 4년 내에 원금을 모두 갚는 조건이면 집을 팔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사하면서 집이 안팔려서 빈 집으로 두거나 아니면 세를 주는 것 보다는 그렇게라도 파는 것이 셀러에겐 더 이익이니 오너캐리는 제가 유일하게 그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이면서 또한 그 셀러에게도 그리 나쁘지않은 조건이기도 하였으리라 여겨집니다.



당장 어니스트가 일하는 부동산 회사로 함께 가서 오퍼를 내었습니다.  10만불의 집을 9만불에 오퍼하면서, 1만불을 다운페이먼트로 하였습니다.  8만불 오너캐리 (Purchase Money Mortgage) 융자에서10% 이자를 요구하는 것을 9%로 하자고 하였는데 다음날 셀러가 모든 조건들을 들어주어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8년간의 미국생활에서 처음으로 내집을 장만할 수 있었던 우리 가족은 뛸듯이 기뻤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남의 집에서 월세를 내며 살 필요가 없게 된데다 우리에겐 과분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집이었으니까요.   마음놓고 아이들이 길에서 쑥 들어온 드라이브웨이에서 장난감과 세발 자전거를 타고 뛰놀았고 뒷뜰에는 큼직한 연못을 파고 비단잉어를 키우며 과일나무도 심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하였던대로 집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않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었기에 제 사업 또한 안정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을 볼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던 그 집의 다른 장점들을 우리가 이사한 후에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집 뒷뜰을 지나서 옆집을 거치면 바로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이 자라나며 학교에 가는 일이 아주 편하였고 또한 골목 끝에는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퇴근하는 오후 5시가 넘으면 슬쩍 들어가서 연습을 하거나, 해가 떨어지기 전에 9홀을 공짜로 돌아도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셀러에게 꼬박꼬박 한 번도 어김없이 원리금을 갚아나가다가 3년 되던 해에 거래하던 은행에서 다시 2만불을 다운하여 6만불을 정식으로 모기지 융자를 하였는데 예정보다 1년 먼저 잔금을 받게 된 셀러가 그때 몫돈이 필요하였던 터라 아주 기뻐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만 하여도 은행융자가 어렵고 이자가 비쌌기에 그렇게 셀러가 직접 융자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특별히 빈땅을 매매할때는 아주 흔하게  셀러에게 20-30%를 다운하고는 그렇게 토지를 구입하던 시절이었습니다.  



8년 후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정든 그 집을 팔게 되었는데 그 때의 가격은 18만 5천불이었습니다.  부동산에 대하여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던 제게 그렇게 미국생활의 기틀을 다지게 된데 큰 도움이 되었던 그 집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는 아주 큰 행운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하였던 에이젼트 어니스트가 열심히 일하였고 제게 커다란 도움을 주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아도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나중에 제가 부동산일을 시작하고는 어니스트의 리스팅을 제 손님에게 소개하기도 하였는데 그때 고맙다는 말을 전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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