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나의 첫번째 집 1

작성자
cjk
작성일
2008-05-25 12:41
조회
2247
나의 첫번째 집 1





오늘은 제 자신이 미국 이민생활을 시작하고는 처음 집을 구입하였던 일에 대하여

쓰기로 하겠습니다.   저 또한 부동산에 대하여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던 시절에 집을 구입한 이야기가 되기에 저의 경험담에서 여러가지 교훈이 될만한 것들이 있고 나중에 그것들을 짚어나가며 부동산 칼럼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살아온 세월이 벌써 31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정부의 외화유출금지정책에 의하여 자기재산이 있다하더라도 미국으로 가지고 오는 것은 1인당 200불 이상은 불법인 시절이었고, 대부분의 미국이주를 결정한 한인동포들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맨손으로 이땅에서 온몸으로 부딪치며 이민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외로운 이민생활에 누구보다 일찌감치 결혼을 하여 가정을 가졌었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사람이 새땅에서 살아가는 일은 쉽지않았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미국땅을 밟았지만  파트타임으로 미국에서 다시 공부를 계속하기 까지는 십여년의 세월이 걸렸고 그동안 막노동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사업을 일궈내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었었지요.  부동산 과목은 20여년 전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접하였는데 1990년에 졸업하면서 그때부터 제 직업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집을 장만한 것은 1985년이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맨손으로 시작한 사업인지라 우여곡절이 많았었지만 그해 처음으로 고생한 보람을 얻었던 것이지요.

아이들도 셋이라 자신의 집이 필요한데다 제가 당시에 하던 일은 집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도 많았기에 다목적 용도로 쓰여질 집이 꼭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집을 구입함으로써 편안하게 온 가족이 거주할 공간을 얻는 동시에 사업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꼭 필요하였던 것입니다.



근래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하여 융자가 아주 까다로와졌지만 1985년 당시엔 12% 이상의 이자율에 지난 2년간의 세금보고서를 요구하였으니 융자를 받는 일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까다로운 융자절차를 잘 알지는 못하였지만 대충 짐작을 하였던터라 집을 구입하지않고 당시 3만달러 정도로 개발되던 주택단지를 구입하였다가 나중에 집을 지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하였더랬습니다.  그렇지만 주업이 목수도 아닌 사람이 어느 세월에 터를 구입하여 집을 지을 수 있으랴 생각하고는 일단 집을 구경이나 하기로 하였습니다.



맨 처음 제가 한 일은 부동산 에이젼트를 만난 일이었습니다.  제가 살던 지역은 한인 부동산 에이젼트가 없었던 곳이었기에 신문의 광고를 보고는 어니스트라는 이름의 에이젼트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내가 필요로하는 집은 8만불에서 10만불 상당의 집으로 비지니스 용도로도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프라이버시가 있어야하고 차고가 넓으며 배수가 잘 되는 집이어야 한다면서 그런 집을 보여달라고 주문을 하고는 그 에이젼트를 만났습니다.



친절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한 어니스트는 먼저 제가 살던 곳과 가까운 곳의 어떤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8만 달러 정도의 For Sale 사인이 붙은 그 집은 모양도 마음에 들지도 않았지만 주변에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찬 곳이어서 프라이버시도 없는데다 비지니스 용도로는 사용할 수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더니 다음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두번째의 집은 8만 5천불 정도의 지은지 몇 년 되지않은 집으로 큰 길에 접하여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맞은편 집과 옆집과는 떨어져있어 얼마간의 프라이버시가 있었고 우리 가족이 그동안 세를 들어서 살던 집과 비교할때 훨씬 나은 집이어서 호감이 갔습니다.  그래 생각해볼 시간을 조금 달라고 말해주고는 돌아왔습니다.  

한 이틀동안 처음으로 구경하였던 집들이 눈앞에 아물거려서 다시 우리가 본 집 주변을 맴돌다가 돌아오곤 하였는데 아무래도 그 두 집은 우리 마음에 썩 드는 집은 아니었습니다.



이틀 후에 다시 어니스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새로 집 하나를 더 보여준다하여 만났는데 우리를 데리고 간 집을 보고는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주택가에 위치한 집이었지만 넓은 땅을 둘로 나눠서 길가엔 아직 빈터로 되어있고 그 집은 길 아랫쪽으로 길다란 드라이브웨이가 난 곳이니 Flag Lot 이라 부르는 그런 (사실은 별로 인기없는) 땅에 지어진 집이었는데 우리에겐 그렇지만 비지니스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가  주어진 곳이었습니다.  집 자체로도 응접실과 패밀리룸을 갖추었고 방 셋에 화장실이 둘인 집으로 우리가 본 다른 집들보다는 안팎으로 훨씬 모양이 나은 집이었습니다.  



거기에다 따로 떨어져 지어진 넓은 차고는 차 두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비지니스 용도로 쓰기엔 안성맞춤이었고 간이 화장실과 샤워가 있는데다 제법 넓은 창고까지 곁들여있는 곳이었습니다.  차고 뒷쪽으로 그 집의 경계를 넘으면 아주 넓은 뒷뜰을 가진 아랫쪽 길의 주택이 있었는데 이집과는 거리가 족히 이백피트가 되었고 그 집 왼편으로 접한 집의 뒷뜰엔 커다란 나무와 정리되지않은 숲이 있어 빗물이나  내가 사업상 사용한 물이 흘러 들어가게 되었기에 배수 또한 아무 걱정없는 곳이었습니다.  



세번째로 보았던 10만불에 나온 이 집에 완전히 마음이 빼앗긴 저와 집사람은 바로 어니스트에게 마음에 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모양의 집을 이 손님들은 찾는구나하고 알아챈 어니스트가 찾아내었던 그 집은 우리들이 생각하였던 것을 모두 충족하고도 남는 그런 완벽한 집이었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우리 마음에 든다하여 그 집이 우리의 집이 된다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주택융자를 위해서는 20 퍼센트의 다운페이먼트가 필요하였고 또한  12% 정도로 비싼 이자의 주택 모기지 원리상환금의 3배 정도 되는 세금 보고서상의 수입이 필요하였는데 당시의 제 사업은 어려움을 겪다가 집을 보기 시작한 그해에 겨우 소득을 내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다음 칼럼에서 계속하기로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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