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미니엄 2.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콘도
콘도의 종류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참으로 다양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몇 층 정도의 아파트로 지어진 건물이 있는가 하면 다운타운 요지의 수십 층 고층 빌딩도 콘도가 될 수 있으며 예전엔 임대용으로 지어진 2-3층짜리 임대아파트를 개조하여 콘도로 바꾼 곳도 있고 겉으로는 주택처럼 보이지만 두 채 혹은 여러 채가 벽을 공유하도록 지어진 타운홈도 있으며, 심지어는 벽마저도 이웃과 공유하지 않고 완전히 단독으로 지어진 주택이 콘도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옆집들과 벽을 공유하지 않는 단독으로 지어진 콘도에 관하여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시애틀과 인근 도시들의 집들 가운데 지난 수 년간 지어진 아주 많은 주택들이 겉보기엔 보통의 집들과 다름없지만 일반적인 주택에 비하여 아주 좁은 면적의 땅에 촘촘하게 지어진 것을 종종 대하게 됩니다. 당연히 옆집과는 벽을 공유하지도 않을뿐더러 자그마한 뒤뜰이나 정원을 따로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각자의 정원이나 뒤뜰은 스스로 관리해야만 하는 곳들도 있어서 겉으로 보기엔 일반 주택과 다른 점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지어진 새집에서 살고 있으며 거주하는 동안 콘도에서 산다는 느낌마저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콘도는 기본적으로 Common Area 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소유하며 관리하게 된다고 하였는데 근래에 지어진 이런 작은 땅의 단독 주택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부분들마저 아주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으로는 단지 입구의 잘 관리된 화단이나 단지 안의 자그마한 놀이터 시설 정도뿐인데 이런 것은 일반 주택단지에서도 공동으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들입니다. 각자의 집들은 스스로 집 안팎과 정원까지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따로 내야 하는 관리비마저도 저렴하여 한 달에 몇 십 달러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막상 고객들이 원하는 이런 새집을 찾아서 모든 조건들이 들어맞아 그 주택을 구입하기 위하여 계약서를 쓰려 할 때 일반주택의 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고 콘도용 계약서를 사용하라는 단서를 발견하곤 합니다. 어떤 집이 콘도에 속한다면 마땅히 콘도용 계약서를 사용하여 콘도에만 해당하는 부분들을 명확하게 그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집들은 일반주택에 더 가까운데도 콘도에 속하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만일 어떤 빌더가 새로 조성하는 어떤 단지에 일반 주택을 짓는다면 해당 시티나 카운티의 조닝에 따라서 주택 한 채당 차지하게 되는 면적에 맞춰서 지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집 한 채당 6천 스케어 피트의 땅이 필요하다면 그것에 맞춰서 지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단지가 콘도를 지을 수 있는 다세대 주택단지에 속해 있다면 그 빌더는 일반주택의 허가를 받지 않고 콘도를 지을 수 있는 건축허가를 받아서 해당 면적에 훨씬 더 많은 숫자의 주택을 건설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주택을 선호하는 바이어의 입장과 마케팅을 고려하여 그 단지에다 아파트식 콘도나 타운홈을 짓지 않고 보통의 주택들과 똑 같이 생겼지만 콘도라는 조닝의 이점을 살려서 아주 작은 대지를 사용하여 훨씬 많은 숫자의 주택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단독으로 지어진 콘도를 구입하게 될 경우 명목상으로는 콘도에 해당되지만 실제 그것을 사용하고 유지하며 관리하는 일에 있어서는 콘도보다는 일반주택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