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대지의 헌 집 6. 지형 (2)
작성자
cjk
작성일
2010-02-28 17:59
조회
1772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넓은 대지 위에 지어진 헌 집을 구입할 때 나중에 그 땅을 분할하기 위하여 땅이 반듯하고 경사가 완만한 것을 선호하지만 시애틀 인근의 주택지는 경사진 곳이 대부분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적당하게 경사진 대지는 아주 반반한 땅보다 더 많은 이점이 있기도 합니다. 얼마간의 경사는 배수에 편리하고 훌륭한 주변경관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되며 지역에 따라서는 바다나 호수 등 좋은 경치를 갖게 만드는 필수 조건이 되어 그 땅의 값어치를 훨씬 높게 만들기도 합니다.
고급 주택지들 가운데 바다나 호수경치를 갖춘 곳으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곳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지역의 주택들은 언덕을 잘 활용하여 대부분의 주택들이 얼마간의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빌더가 주택들의 구조와 위치를 잘 배치하여 건축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그곳이 경사가 없이 아주 반듯한 곳이라면 바다 쪽으로 향한 집 한 채는 바다경치를 갖게 되겠지만 나머지 집들은 바다경치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므로 대부분의 주택들이 좋은 경치를 갖춘 고급주택지가 될 수 없게 되겠지요.
근래에 제가 답사하였던 어떤 곳은 오래된 헌 집의 대지가 1에이커가 넘는 곳으로 집 주인은 그곳에서 수 십 년을 살다가 돌아가셨고 자손들이 그 유산을 처분하기 위하여 마켓에 나온 매물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엔 유언으로나 법원에서 지명한 자손 가운데 한 명의 대리인이 매매를 담당하여 처분하게 되는데 에스테이트 세일 (estate sale) 로 부르며 셀러가 직접 마켓에 내어놓은 매물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곳을 답사하며 주 도로에서 헌 집까지가 비탈진 언덕의 비포장 자갈길이어서 조금 실망을 하였는데 막상 제일 높은 곳에 도착하여서는 아래로 펼쳐진 경치를 보고는 아주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로 건너편의 아름다운 호수경치가 그 집에 속한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완벽하게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적당하게 경사진 그 땅을 오히려 잘 활용한다면 이후에 빌더가 땅을 나누고 건설하게 될 모든 집에서 아주 훌륭한 호수경치를 볼 수 있도록 배치하기에 아주 용이해 보였고, 그 땅은 또한 고급 주택을 짓기에 이미 아무런 손색이 없는 대지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주변 경관이 좋은 곳을 선호하며, 바다나 호수 경치가 더해진 집은 한 채당 수 십만 불의 값어치가 더해지기도 하므로 보통의 경우라면 평탄한 지형을 갖춘 대지가 땅을 나누기엔 무난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적당하게 언덕진 곳이 훨씬 그 가치가 높아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