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붓감의 조건에서 나이가 사라지고 있다
배우자 만남에서 시대적 소명을 가졌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남녀 만남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녀가 가진 생각을 전달하고 조언하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
최근 2-3살 연하 여성들을 만나온 남성이 연상 여성으로 만남 범위를 넓혀 정말 서로 잘 맞는 여성을 만났다. 요즘처럼 자기 관리를 잘해서 몇 살 정도는 커버할 수 있는 시대에는 사실 연상, 연하 개념도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남성들에게 여성의 나이에서 벗어나라는 말을 계속 해왔다. 나이 때문에 좋은 만남이 안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여성의 나이를 보는 경향이 사라지고 있다. 한 시대를 지배해온 남성의 배우자 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동갑은 물론 연상녀를 만나는 남성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시대의 변화는 통계가 잘 보여준다.
통계청의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결혼한 전체 초혼 부부 중 연상 아내⦁연하 남편은 총 3만853건으로 남녀 모두 초혼인 결혼(16만6990건)의 18.5%라고 한다. 초혼 부부 10쌍 중 2쌍 정도는 흔히 말하는 ‘연상연하커플’인 것이다.
남성들은 나이를 버림으로써 여성을 현실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제 여성들이 화답할 차례다. 이 시대 여성들은 정말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적 성취를 이룬 여성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할 때 남성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남성이 직장 다니고, 여성이 전업주부이던 시절이 지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남성의 결혼비용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그런 생각이 확고한 여성들도 있다.
결혼해서 같이 살 집이니 두 사람의 노력해서 준비하면 더 가치 있다. 남성이 이런 얘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무능력해보이기도 하고, 결혼할 뜻이 없다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면 먼저 결단을 내리면 좋겠다. 그 돈은 다른 데로 새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결혼을 위해 쓰이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 입장에서는 얼마나 든든하고 고맙겠는가. 더욱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결혼생활을 할 것이다.
한국처럼 큰 돈을 들여 준비를 완벽하게 해서 결혼하는 나라도 거의 없다. 부모님 노후 자금 털어넣고, 빚 지고 하는 결혼은 갚아야 할 게 너무나 많아 빡빡하게 살게 된다.
이 시대 젊은이들은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렇게 전근대적이었던 결혼문화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 이웅진(ceo@couple.net),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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