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만남과 결혼 ]대학 때 킹카였던 남자, 여자 500명 소개받고도…(2)
대학 때 사랑고백 하려는데 친구가
"그 여자 내 애인"이라고 해…그녀는 훗날 대통령 며느리 돼
대학 다닐 때 그가 호감을 가진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
고백하고 싶었는데,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 친구가 뒤통수를 때리면서 “그 여자는 내 애인”이라고 했다. 그는 훗날 대통령의 아들이 되었고, 그녀는 며느리가 되었다. 그러다가 30대 초반쯤,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결혼하고 싶었는데, 그녀가 혼외자라는 사실로 인해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고,
결국 헤어졌다고 한다.
한 여성은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학벌 때문에 헤어졌다. 그러다가 또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는데, 세련되고, 부모님과도 잘 지내던 그녀는 생각과 행동이 너무 거리낌이 없고 솔직해서 부담되었다. 차라리 ‘외국 남자와 결혼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월이 지나서 그녀의 오빠를 우연히 만났는데, 그의 예상대로 미국 남성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십년이 흘렀어도 분명히 가슴 짠한 기억이었을 것이다. “결혼운이 없었지….”라고 혼잣말처럼 하면서 창밖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잠시 회한의 미소가 스쳤다.
그렇게 결혼 얘기가 오가던 몇 번의 연애는 끝이 났지만, 결혼 생각을 접은 것은 아니었고, 그래서 꾸준히 여성들을 만나 왔다고 한다. 최근에 만난 여성은 경제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는데, 자신 소유의 땅 얘기를 듣고는 직접 가서 확인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정도보다 그의 경제력이 못 미쳤는지, 더는 만나자는 얘기가 없었고, 결국 퇴짜를 맞은 격이 되었다고 한다.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돈, 돈 하는 게….”
“노~~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란 게 있었을 텐데, 내가 거기에 못 미친 거지. 난 그렇게 생각해. 젊었을 때는 열정이 어떻고 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경제력도 보게 되더라. 젊고 좋은 시절에 못 만난 것도 안타까운데, 늙어서 서로에게 짐이 되면 안 되잖아. 경제적으로 기대지 않고, 함께 사는 거, 그게 좋은 거 같아.”
“선생님. 혼자 사시니까 뭐가 제일 힘드세요?”
“며칠, 몇 달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혼자 살아 봤어요? 아침, 점심, 저녁을 계속 혼자 먹는 지옥이 어떤 건지, 경험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모를 거야. 어느 해인가는, 추석 연휴 5일 동안 김치찌개를 한 냄비 끓여서 계속 그것만 먹은 적도 있고, 밥하기가 싫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다 먹은 적도 있어요. 그건 참담하다는 표현이 맞을 거야.”
“듣고 보니까 참 쓸쓸하게 느껴지네요. 왜 선생님이 결혼하시려고 하는지 이해도 되고요.”
“혼자 밥 먹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나를 깨워줄 사람이 없다는 것, 혼자 일어나야 하는 것도 힘들지. 불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니까.”
“지금까지 사시면서 후회는 없으세요?”
“그렇게 많은 분을 만났는데, 왜 잘 안되셨을까요?”
“기회가 많았던 것이 오히려 함정이었던 것 같아요. 한창때야 자신만만했지. 실력 있고, 경제력도 되고, 선택의 기회가 많았지. 언제든 내가 마음먹으면 잘될 줄 알았어요. 그런 오만함이 지금 이렇게 나를 외롭게 만든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오랫동안 혼자 사신 분들은 누가 옆에 있으면 불편하다던데. 그런 부분이 결혼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그런 면도 없지는 않아요. 가끔 함께 지낼 때가 있잖아요. 아시겠지만…. 그럴 때는 여성분 양해를 구하고, 다른 방에서 따로 잔다니까. 몸에 밴 삶의 방식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죠. 그래서 나는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하려는 거고.”
그는 노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선택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결혼을 하려거든 빨리 결정하고 행동하라고 했다.
“여성 국회의원 중에 젊었을 때 만난 사람이 있어요. 예전에 나는 그만한 사람에게 충분히 어울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 가치가 떨어져서 아마 미팅 주선 자체가 안될 거야. 그게 현실인 거지.”
“그럼…. 500명을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마 초반에 만난 50명 중에 누군가와 결혼을 했겠지. 이제 난 알거든. 나와 상대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음식 먹는 것이 다르고, 이런 게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거든.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은 당연하고, 이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거지. 예전에는 내 입장에서만 봤거든.”
“데이트 비용으로 집 한 채 값은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500명이나 만나셨으니….”
“난 여자한테 선물은 안 해요. 낭만이 없고, 분위기를 몰라서가 아니라, 선물을 주고받으면 헤어진 후 아픈 기억으로 오래 남더라고. 흔적이 있으니까. 대신에 만나면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 놀러 가요. 집값까지는 아니고, 전세금 정도?”
그의 솔직한 얘기에 집중하다 보니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많은 만남, 헤어짐, 실연을 극복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그를 보면서 문득 이카로스의 날개가 떠올랐다. 결혼을 향해 날아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다시 비상하고, 그런 그의 삶은 어떻다고 평가할 수 없다. 그 누구도. 그는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찾았지만, 아직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근처 지하철역까지 태워주겠다고 해서 그의 차에 올랐다. 내리면서 고개를 돌리니 결혼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젊은 마음을 가진 60대 신사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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