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여행지

가장 ‘외계적인’ 여행지 요르단(1) 와디무사

여행기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3-10-17 14:18
조회
443

르단은 ‘외계적인’ 느낌을 주는 신비로운 여행지다. 지구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생경하고 독특한 풍경과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영화 ‘마션’과 ‘스타워즈’의 촬영지인 와디럼 사막은 마치 혹성에 착륙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페트라는 마치 외계인이 조각한 듯 신비롭다. 해발고도 430m 아래의 사해에서는 지구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글·사진 성연재 기자  취재협조 주한요르단대사관·요르단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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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진 페트라/ ‘페트라 바이 나이트’(PETRA BY NIGHT) 프로그램이 끝난 뒤 주민들만 남은 페트라의 모습>

 

지구에서 하는 ‘외행성 여행' 와디무사

요르단에서도 가장 외계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 와디무사 지역이다. 대표적인 유적인 페트라는 인류의 작품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다.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줄곧 찍었던 와디럼 사막에서는 베두인 캠프의 캠핑을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약간은 불편하지만, 텐트 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보며 잠을 청하면 꿈속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만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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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럼 지프 투어에 나선 관광객>

 

외계 행성에 발을 내디딘 듯한 와디무사

지금까지 다녔던 가장 인상 깊은 여행지가 어딘지를 묻는 누군가의 질문에 필자는 항상 망설이지 않고 요르단을 꼽았다. 

지구상의 숱하게 많은 곳을 다녔지만, 가장 지구답지 않은 여행지가 요르단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냥 ‘혹성에 떨어진 느낌’ 바로 그것이다. 요르단을 여행한다면 와디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는 계곡이란 뜻의 아랍어다. 와디무사 지역은 ‘모세의 계곡’이란 뜻을 가진 곳이다. 이곳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페트라가 있다. 

이 지역은 기원전 6세기, 유목민 나바테아인이 이주한 뒤 교역의 중심지로 발전하며 절정기를 누렸다. 서기 106년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점령당하고, 로마 시대에 아라비아 사막에 새로운 상업로가 개척되면서 페트라는 점차 내리막을 걷게 됐다. 그 후 1천700여년 동안 완전히 잊혀졌다가 1812년 유럽의 탐험가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발견됐다. 이처럼 아름다운 유적이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다니 신비롭기 짝이 없는 일이다. 페트라 입구를 지나 좁디 좁은 사암 절벽 길을 30여분 돌아들어 가면 가운데가 갑자기 열리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 ‘보물창고’를 뜻하는 알카즈네(Al Khazneh)가 모습을 드러낸다. 알카즈네는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바위산을 깎아 너비 30m, 높이 43m의 건물을 만든 알카즈네는 나바테아 왕국 5대 군주 아레타스 3세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4번째 방문이기에 좀 더 새로운 각도를 찾아야 했다. 알카즈네를 등지고 왼쪽에 보면 맞은편 절벽 위로 올라가는 작

은 오솔길이 있다. 현지인들에게 ‘통행세’ 명목의 돈을 지불해야 올라갈 수 있다. 처음에는 10달러를 달라고 해서 줬더니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5달러를 받거나 7달러를 받는다. 실랑이를 벌여 거스름돈을 받아냈다. 절벽 길을 올라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하고 보니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의 ‘인증샷’ 경연장이다. 저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이 사막 한가운데까지 입고 와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고마운 일이다. 사막 한가운데서 모델을 공짜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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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는 해 뜨기 전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찾는 것이 좋다.>

 

다른 페트라, 또 다른 페트라

이곳을 제대로 감상하는 또 다른 방법은 야간 방문을 뜻하는 ‘페트라 바이 나이트’(Petra by Night)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대낮에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걸어 나오는 것이 끝이다. 그러나 이제 판에 박힌 페트라는 잊어버리고 속살을 보자. 그것은 이 알카즈네를 야간에 방문하는 것이다. 별빛과 호롱불에만 의지해 빛나는 페트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그다음 페트라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바로 알카즈네 오른쪽 길을 주시하는 것이다. 낙타와 당나귀들로 가득 찬 시장 같은 곳을 빠져나가 발길을 돌려보자. 그러면 고요한 혹성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길은 기원전 3년에 세워진 수도원을 뜻하는 아드데이르(Ad Deir)로 향하는 길이다. 나바테아인의 무덤이자 수도원으로, 영적인 유적지다. 급격한 경사도를 자랑하는 사암 등반 코스를 당나귀를 타고 1시간가량 올라가면 깊고 깊은 산중에 세워진 사암 수도원을 만날 수 있다.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수도원의 모습이 혹성과도 같은 주변 환경과 어울린 모습은 큰 감동을 준다. 

개인 여행자들이라면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리틀 페트라’(Little Petra)를 찾는 것도 좋다. 페트라 관람을 끝낸 뒤 사해로 가거나 사해에서 페트라로 오는 것이 일반적인 동선이다. 그런데 뭔가 남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다면, 그룹 여행객 대부분이 달리는 편리한 고속도로가 아니라, 중세 십자군의 유적지인 쇼박(Shobak)성을 통해 가는 루트를 선택해 보는 것이 좋다. 이 코스는 해발고도 마이너스 430m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길의 높이가 1,636m에 이른다. 고도 차이가 2천m 이상 난다.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혹성과도 같은 풍경에 심취해 아기자기한 산골길을 오가다 보면, 리틀 페트라라는 작은 간판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알카즈네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은 나바테아인들의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알카즈네와 유사하지만 작은 규모인 데다, 완성도가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왠지 소박하고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이곳은 입장료가 없어서 매력적이다. 둘러보는 데 한 시간가량 걸리는데, 맨 마지막 절벽 위로 난 계단이 가팔라 노약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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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페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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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페트라에서 만난 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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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 데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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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페트라의 좁은 통>

'텐트 밖은 사막' 와디럼 캠핑

보통의 사막이 모래밖에 없다면 아카바 인근의 ‘와디럼’(Wadi Rum)은 사막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진 경치를 선사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와디럼 보호구는 요르단 남부의 720㎢에 달하는 드넓은 지역에 걸쳐 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경험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막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캠핑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특별한 캠핑을 할 수 있다. ‘버블’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던 우주선 모양의 텐트들은 마치 화성에 착륙한 우주선 같은 느낌을 줬다. 샤워 시설과 수세식 화장실이 있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불편하다. 그러나 캠핑의 참맛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데서 얻는 기쁨’임을 아는 사람들은 이곳을 진정 요르단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다.

사막에서 낙타를 타거나 픽업트럭을 타고 가 석양을 지켜보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2시간 코스가 있고 4시간 코스가 있는데 필자는 4시간 코스를 선택했다. 픽업트럭 뒤에 마련된 자리에 올라가면 구형 도요타 트럭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출발한다. 여러 군데를 들르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이 영화 ‘알라딘’에 나온 것과 비슷한 아치형 다리다. 

많은 관광객이 15m 높이의 기암괴석 아치 위를 올라가 담력을 자랑하는 코스다. 와디럼에는 부르다(Burdah), 리틀 브리지(Little Bridge), 움 프루스(Umm Fruth), 제벨 카라즈(Jebel Kharazeh) 등의 아치형 다리가 있지만 움 프루스가 제일 인기가 많다. 오후 나절에 도착한 필자도 15m 위의 가파른 절벽 길을 3발로 기어 올라갔다. 다른 사람은 4발이었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었기에 3발로 오르려니 긴장감이 더했다. 15m 높이에 불과했지만, 체감 높이는 두배 이상이었다.

와디럼의 마지막 코스는 석양 감상이다. 수많은 여행자가 기암괴석 위로 올라간 뒤 지는 해를 보며 조용한 밤을 맞이한다. 캠프로 돌아오면 양고기와 각종 식재료를 넣어 뜨거운 모래 속에서 익힌 ‘자르브’(Zarb)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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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에 탄 채 석양을 관람하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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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캠핑에 나선 서양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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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 모양의 움 푸르스>

 

와디럼 캠핑, 예능일까 다큐일까

조용한 사막 베두인 캠프촌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과 어울려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사막이라 저녁에는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모닥불 앞으로 모이게 마련. ‘모닥불 잡담’이 이뤄지는 것도 이때다. 서로 마음을 열고 모닥불 앞에 있다 보면 말문이 열리고 서로가 통하는 느낌이 들게 된다.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텐트 내부를 점령한 수많은 모기떼다. 모기 수십 마리를 슬리퍼로 잡았는데 잠시 돌아서니 또 그만큼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흔히들 관광객과 여행자는 다르다고 한다. 관광객이 추구하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예능이라면, 여행자는 예능뿐만 아니라 ‘다큐’를 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와디럼의 사막은 예능을 바랐던 필자에게 다큐를 선사했다. 여독을 풀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하겠기에 긴팔과 긴바지를 찾아 입고 임시변통으로 모기장 재질의 의류 수납 가방을 찾아내 머리에 뒤집어쓴 채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머리에 뒤집어썼던 가방을 벗어버리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필자가 

잤던 우주선 모양의 텐트들이 줄지어 도열해있는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그때까지는 다 좋았다. 그날 오후 늦게 암만의

호텔에 도착해 거울을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왼쪽 머리 위에 모기에 쏘인 자국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일일이 세어봤는데 40여 군데나 됐다.

사막 여행에는 불편함이 분명히 있다. 동양인 개별 여행자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은 이유가 이런 데 있다는 느낌이다. 모래바람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막을 찾는 여행자의 대부분은 서양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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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쏟아지는 와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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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내린 우주선 모양의 ‘버블’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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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럼의 석양>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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