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라이프 인 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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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19. 펜트하우스? 텐트하우스

작성자
LaVie
작성일
2023-03-15 11:35
조회
638

 

필자가 살고 있는 워싱턴주는 산과 바다, 호수, 강등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멀지 않은 곳에 주립공원, 국립공원이 있다. 그리고  차로 1시간 이내이면 시설이 잘 갖춰진 캠핑장들이 많이 있어  언제든지 캠핑과 레져활동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미국에 이민와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공휴일에 가족들과 캠핑하며 장작불을 지피고 불멍하며 바베큐와 마시매로를 구워먹고 밤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을 보던 순간들이 아닐까 한다. 낯선 땅에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내 자녀들에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대의 관심이었던것 같다. 그 날 만큼은 좀더 밀착해서 앉을 수도, 다 함께 좁은 텐트에서 서로 끌어안고 잠을 잘 수 도 있었다. 그리고 같은 시선으로 탁 트인 곳을 보며 조금이나마 서로 위로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한국에도 캠핑열풍이 대단한 걸로 알고 있다. 자연 경관이 좋은 곳은 캠핑장들이 많이 생겨 났고 캠핑 장비, 캠핑카, 캠핑음식 등 아웃도어 산업도 크게 발전했다. 그 만큼 한국의 삶이 더욱 윤택하고 풍요로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캠핑문화는 201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캠핑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에 제한을 받게 되었고 그렇다 보니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커졌을 것이다. 캠핑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공기 좋은 외부에서 활동이라서 보다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캠핑족들이 늘어났고 뿐만아니라 시골의 조용한 민박집들까지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다. 더불어 캠핑과 여행관련 컨텐츠들이 많아졌고 유트버들도 큰 활약을 하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캠핑이 성황을 이루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계기가 되었다 하더라도 모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대불문하고 꾸준히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군다나 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고 오늘날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접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얼리아답터들인  MZ세대들 조차도 캠핑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캠핑은 모든 활동이 디지지털과는 정 반대인 아날로그적인 방식인데 말이다. 버튼 한번이면 집 앞에 갖다주는 배달 음식이 아니라 직접 불을 지피고 요리를 해야 먹을 수 있고  내 집 만큼 편할리 없는 텐트 속 딱딱한 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또한 잠드는 순간까지 매순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휴대폰의 노예들이 어떻게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무와 풀을 보고 흐르는 물소리를 듣게 될 수 있을까? 

 

 

몇년전 캠핑을 즐기는 이유에 대하여 설문 조사한 것을 보았다. 2위가 힐링을 위해서 이고 1위가 가족들과 시간들을 보낼 수 있어서라고 했다. 물론 세대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는 인간이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회귀본능이라면 세대불문이 이해가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연에서 흙을 밟고 살기 원하는 도시인들은 5도2촌을 선택하기도 한다. 5일간 일하는 도시와 힐링을 얻게되는최소 2일간의  시골 삶을 공유하길 원하며 시골집을 구매하고 세컨하우스로 가꾸며 살아가는 오도이촌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회색빌딩 숲 최고층의 펜트 하우스 보다도 돈으로 살 수 없는 대자연과 함께 더불어 자유롭고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텐트 하우스가, 벌레가 나오기도 하고 들고양이들이 침입하기도 하지만 큰 소리로 웃고 떠들수 있는 시골집이 더 값진 보금자리일 것이다. 그것은 소소하지만 최선의 선택으로 바로 주체적이며 자유로운 삶이기 때문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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