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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12 말의 부재

작성자
LaVie
작성일
2023-01-25 10:17
조회
464

 

최근 문자 메시지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해 '전화 공포증'을 극복하고 더 나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회사가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이는 스마트 폰이 보급된 이후로 더욱 심화된 현상에 비롯된 것으로, 전화처럼 직접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화하는 것은 즉각적으로 응답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말 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몇번 생각을 하고 답할 수 있는 문자를 더 선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을 대면하고 말해야 하는 면접시험이나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시간당 480달러나 하는 고액 과외를 받으면서까지 훈련이 필요한 세대가 되었나 보다.

 

우리나라에는 말에 대한 속담이 많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등 이런 속담은 말 한마디에 따라서 빚을 갚을 수 있을 만큼 사람 관계가 좋아질 수도 악화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일상 생활에서도 이렇게 말 한마디가 중요한데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순간에 하는 말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그리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표현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그 안에 숨겨진 뉘앙스를 잘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입장에 따라 어떤 감정이  내포 되었는지를 간파 하게되면 기분을 상하게 할 수 도 있기  때문에 특히 민감한 사항을 전달 할 때는 단어 하나, 조사 하나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이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문자에도 감정이 들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사무적인 메세지를 전달 할때도 그냥 문자만 보내지는 않는다. 더 친밀하고 호의적인 인상을 주기위해 문장이 끝날때 웃는 표식(^^)을 쓴다든지, 고심끝에 고른 적절한 이모티콘을 사용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모티콘은 수 만가지가 창작의 신들로 부터 생산되어 지고 있고 그 또한 산업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직접 말로 전달을 하든 문자로 전달을 하든 그 메세지가 얼마나 진실한지 일 것이다.

아무리 미사어구를 동원한들 화려한 이모티콘을 사용한들 진심이 아니라면 상대방은 결코 공감도 할 수 없는 말 장난일 뿐 일테니까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기성세대들, 특히 말 한마디 하나가 이슈가  되는 정치인들 말에서는 진실을 찾아보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알맹이 없는 말들은 껍데기로 부숴지며 쓰레기만 쌓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한 나라의 수장이  중요한 외교자리에서 말 실수로 자신의 국가를  더 힘들게 한다면 얼마나 어의없고 한심한 작태이겠는가. 한번 내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도 없는데 말이다.

 

이와 반면 말 한마디로 적군을 제압할 만큼 소중한 금언이 있다.  바로 역사인물 서희를 잘 알것이다. 그는 993년(성종12년) 거란의 80만 대군이 고려를 침략하자 고려 조정은 적의 위세에 싸울 의욕을 상실하고 항복하려 했다. 이때 서희는 역사에 근거한 논리적인 담판으로 전쟁의 위협을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고려의 영토를 압록강 이남까지 확장시킨 외교 협상가였다. 서희의 담판 외교가 너무나 간절한 시국이다.

 

더 이상 이 시대에는 이런 역사는 만들어 지지 않는 것일까?

미사어구도 실언도 아닌 진정한 말로 승리하는 역사 말이다.

 

앞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갈 MZ세대들은 말의 요령이 아니라 가장 진심되고 적절한 말로 상대를 내 편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로운 말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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