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라이프 인 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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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 16 엄마의 프사

작성자
LaVie
작성일
2023-02-22 10:33
조회
553

 

요즘은 자연 친화적인 상품들이 각광을 받으며 인테리어도 플렌테리어 혹은 그린테리어라고 불리는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인간은 최첨단을 요구하면서 기술이 발전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갈망은 버릴 수 없는 것 같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이 시멘트로 둘러쌓인 삭막한 아파트에 살면서 형제 자매 없이 외동으로 자란 세대들이 많다 보니 반련동물이나 반려식물들을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이다. 그래서 식집사라는 말까지 생겨났나 보다.  

이렇게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 및 취미 관련시장이 다변화 되면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취미 뿐만 아니라 아예 부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데, 잘 키운 식물은 재테크 수단으로 삼을 만큼 식테크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몬스테라, 박쥐란, 립살리스 … 등 이러한 것들이 가장 선호되고 유행하는 식물들이라고 하며 비싼 것은 잎 줄기 하나가 몇 백만원 부터 천만원대까지 호가하는 것들도 있다하니 식물을 키우는게 단순 취미로만 볼 수 없는것 같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은 아니었지만 꽃이 많은 초록색 지붕 빨간 벽돌집에 살았다.  꽃밭에는 사루비아, 분꽃, 나팔꽃, 접시꽃, 넝쿨장미, 라일락 그리고 은행나무, 대추나무 …  계절마다 바뀌며 피어나는 꽃들로 가득한 집이었다. 사루비아 꽃 수술을 빼서 꿀을 빨아 먹고 분꽃을 따다가 소꿉놀이도 했으며,  밤 하늘의 별을 세던 여름밤  코 끝을 스치는 장미꽃 향기,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노란비를 마당 가득히 내리고  빨갛게 익은 대추열매를 따 먹던 기억들. 이러한 것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추억이고 나를 키운 자양분이 될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어린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어머니 덕분이다.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셨다.  대식구를 거느리신 대장부 같은 분이셨지만 그 안에는 소녀같은 마음이 있었던것 같다. 아니 어쩌면 가족에게 조차 받을 수 없는 위로와 힐링을 꽃을 가꾸며 받으셨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그 때 나의 어머니 보다 더 나이가 든 나 역시 꽃과 식물들을 가꾸고 있다.  새싹이 돋고 꽃봉오리가 피어오르는 사랑스런 모습들은 시간과 관심을 쏟는 만큼 보답을 받는 기쁨을 얻게 된다.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꽃이 더 좋아지고 가꾸게 되는 이유가 내 자녀에게 다 하지 못한 사랑을 표현할 대상을 찾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 자녀들에게 쏟는 사랑과 시간들을 꽃에 비교 할 수 있으랴 만은,  자녀들이 성장하고 엄마 품을 벗어난 빈 자리에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것들을 찾다보니 더 오래 동거동락하며 기쁨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찾아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들을 키우게 된 것이리라 여겨진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의 사진첩에는 수 많은 꽃이 있고,  프로필 사진에도 늘 꽃이 함께 있다.

젊은 세대처럼 식테크는 할줄 몰라도  젊은이나 늙은이나 꽃을 키우며 꽃들에게 얻는 공통적인 것이 있다면 아마도 바로 위로일 것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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